“부모님 연금은 얼마?”… 경제난이 만든 中 소개팅 新 풍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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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에 거주하는 직장인 류모(26·여)씨는 올해부터 결혼을 염두에 두고 소개팅에 나서고 있다.
'연금 받는 부모'가 중국 청년들의 결혼 성공 여부를 가르는 중요 기준으로 떠올랐다.
중국 청년들이 결혼 시 부모님 연금 보유 여부를 중요하게 보기 시작한 배경에는 다양한 사회 문제가 얽혀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연금을 보유한 부모는 결혼 생활의 안정성과 직결된다는 것이 중국 청년들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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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난 등 경제적 불안에 부모 부양 부담
낙후된 노인 인프라도 부양 꺼리는 요인
중국 베이징에 거주하는 직장인 류모(26·여)씨는 올해부터 결혼을 염두에 두고 소개팅에 나서고 있다. 류씨가 가장 중요하게 보는 조건은 경제력. 그는 “이전에는 결혼 상대를 고를 때 집과 차를 남자가 해올 수 있는지 정도만 봤다면, 요즘은 집안의 구체적인 경제 사정도 따지는 분위기”라며 “부모님 노후 준비가 잘 돼 있어야 하고, 집안의 지원을 혼자서 누릴 수 있는 외동이라면 더욱 좋다”고 했다.
‘연금 받는 부모’가 중국 청년들의 결혼 성공 여부를 가르는 중요 기준으로 떠올랐다. 극심한 취업난 등으로 인한 경제적 불안에 시달리다 보니 부모 노후까지 다 갖춰진 상대와 결혼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낙후된 노인 복지 인프라 역시 이들이 부모 부양을 기피하려는 요인이다. 이같은 사회 현상은 이미 바닥을 기고 있는 중국의 결혼·출산율을 더욱 떨어뜨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18일 중국 최대 소셜미디어(SNS)인 웨이보에서는 ‘부모 연금이 소개팅 문턱이 됐다’는 문장이 인기 검색어에 올랐다. 부모가 노후에 연금을 받아야 하며, 연금 수령 금액이 높을수록 소개팅 성사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관련 게시물 총 조회수가 무려 5043만회에 달할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는데, 찬성 댓글이 주를 이뤘다. 한 네티즌은 “연금 받는 부모는 자녀를 계속 지원해 줄 수 있는 여력이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부모님에게 매달 생활비를 보내면 그 가족은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며 “굉장히 현실적 조건”이라고 했다.
중국 청년들이 결혼 시 부모님 연금 보유 여부를 중요하게 보기 시작한 배경에는 다양한 사회 문제가 얽혀 있다. 먼저 취업난이 크게 작용했다. 돈을 벌기 시작하는 연령대가 늦어지면서 경제적 여유가 부족해진 것이다. 중국은 16~24세 청년 실업률이 지난해 6월 역대 최고치인 21.3%를 기록할 만큼 극심한 취업난을 겪고 있다. 지난 1월 이 수치는 14.9%로 내려갔는데, 이는 6개월간 관련 통계 발표를 중단하고 집계 기준을 고친 데 따른 것이다.
중국의 노인 복지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는 점도 이들이 가족 부양을 꺼리는 이유다. 연금의 경우 중국은 ‘기초양로보험-기업연금-개인연금’으로 구성되는데, 기초양로보험의 경우 소득대체율이 40%에 불과하고 이마저도 급속한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2035년 고갈 예정이다. 기업연금은 국영기업 등 탄탄한 기업 근로자일수록 혜택이 많고, 개인연금 역시 가입률이 23%에 불과하다. 노인 의료·돌봄 시스템도 여전히 갈 길이 먼 상황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연금을 보유한 부모는 결혼 생활의 안정성과 직결된다는 것이 중국 청년들의 생각이다. 중국 금융 분야 칼럼니스트인 ‘차이지미마(필명)’는 “부모 모두 연금이 있으면 예상치 못한 상황에 안정적으로 대처할 수 있고, 가족의 재정 자원도 유지할 수 있다”며 “부부 양측의 재정적 압박을 줄여줘 경력 개발과 가족 형성에 더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등 삶의 질을 높여줄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중국 청년들의 갈수록 복잡해지는 결혼 셈법은 오히려 결혼을 어렵게 만드는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 중국 민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혼인 건수는 전년 대비 12.4% 늘어난 768만건을 기록했다. 2013년 1346만9000건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9년간 내리 감소하다 10년 만에 나타난 증가세다. 하지만 이는 코로나19 탓에 결혼을 미룬 이들로 인해 나타난 일시적 현상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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