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증원 파장] 연세대 의대 교수들도 25일 사직서 제출…빅5 모두 결의

황지향 2024. 3. 19.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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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들 "환자께 죄송, 절박한 선택"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비상대책위원회(연세의대 교수비대위)는 자발적 사직서를 오는 25일에 일괄 제출하기로 했다고 19일 밝혔다. 사진은 세브란스 병원 의료진이 지난 18일 오후 연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주최로 연세 의대 임시 전체 교수 회의가 열리는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의과대학으로 들어서고 있는 모습. 비대위는 정부의 의대생 유급 조치와 전공의 면허정지 처분 등에 대한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뉴시스

[더팩트ㅣ황지향 기자]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들이 오는 25일 사직서를 일괄 제출하기로 했다. 세브란스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두고 있는 연세대 의대 교수들까지 사직을 결정하면서 이른바 '빅5' 병원 교수 모두가 집단사직에 동참한다.

연세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19일 "현 상황에 정부의 책임을 묻고 신속한 해결 방안을 요구한다"며 "정부의 변화된 태도가 없으면 25일에 사직서를 일괄 제출한다"고 밝혔다.

세브란스병원과 용인세브란스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두고 있는 연세의대 교수비대위는 전날 오후 임시 전체 교수회의를 열고 사직을 결정했다. 이날 회의에는 위임서를 작성한 교수들을 포함해 전임교원, 임상교원, 진료교원 등 721명이 참석했다.

연세의대 교수비대위는 성명서를 통해 환자와 국민에게 걱정과 우려를 끼쳐 죄송한 마음을 전했다. 이어 "전공의와 의대 학생들의 사직과 휴학을 결심한 것은 '진정한 의료개혁'을 요구하는 것임에 공감하고 지지한다"며 "정부는 전공의를 초법적으로 협박하는 행동을 즉시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그간 환자 진료를 위해 최선을 다해온 우리 교수들이 사직에 이른 것에 대해 비난과 협박을 자제하라"며 "이는 절박한 선택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교수비대위는 "교수들은 의료현장을 지키는 동안 필수의료를 유지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할 것"이라며 "의료진의 상태를 고려해 환자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최소한의 수준으로 축소 개편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로써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빅5 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두고 있는 의대 교수들이 모두 사직을 결의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서울대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 서울보라매병원, 강남센터 등 4개 병원 교수 380여 명이 참여한 총회를 열고 "19일부터 사직서를 모아 25일에 일괄 제출한다"고 18일 밝혔다. /임영무 기자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도 전날 서울대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 서울보라매병원, 강남센터 등 4개 병원 교수 380여명이 참여한 총회를 열고 "19일부터 사직서를 모아 25일에 일괄 제출한다"고 밝혔다.

성균관대 의대 교수협 비대위는 지난 17일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사직을 예고했다. 성균관의대 교수협 비대위는 "사태가 악화돼 파국에 이르게 된다면 성균관대 의대 교수를 비롯해 삼성서울병원, 강북삼성병원, 삼성창원병원 교수들은 현장을 떠나 국민을 위해 대의를 위한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 "만약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난다면 그 원인과 책임은 바로 현 정부에 있다"고 했다.

서울성모병원을 비롯해 8개 수련병원을 두고 있는 가톨릭의대 교수협 비대위는 지난 14일 사직서 제출을 의결했다. 서울아산병원과 강릉아산병원, 울산의대 교수 등으로 구성된 울산의대 교수협 비대위 또한 지난 7일 긴급 총회를 열고 전 교원이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결의했다.

아울러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전날 성명을 내고 정부를 향해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합리적 의료정책을 원한다"며 "조건 없는 대화를 원한다"고 요구했다. 전의교협은 지난 14일 긴급총회를 열고 집단사직이 아닌 개별사직으로 방향을 정했다.

교수들의 사직 결의에 각 병원은 일단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집단사직을 하더라도 필수의료는 (최소한의) 진료가 돌아갈 수 있게 할 것"이라며 "향후 상황을 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도 "별다른 대응 방안은 없다"며 "현재의 비상운영체제를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의대 교수들의 사직 움직임에도 정부는 의대 증원 2000명 방침을 조정할 수 없다며 여전히 강경한 입장이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를 대비하고 있다"면서도 "교수들이 떠나게 되면 중증 진료 의료체계에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그런 현실이 일어나리라고 믿고 싶지도, 상상하고 싶지도 않다"고 말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전공의 집단사직이 시작된 지난달 19일부터 지난 15일까지 의사 집단행동 피해신고 지원센터에 접수된 상담 건수는 총 1414건으로 이 중 509건이 피해 사례로 접수됐다. 절반 이상인 350건이 수술 지연 신고였다. 이어 진료 취소 88건, 진료 거절 48건, 입원 지연 23건 등으로 조사됐다. 진료 과목별로는 외과와 정형외과, 흉부외과, 신경외과 등 외과 계열이 전체의 39%인 197건이었다.

hy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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