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면, 베이징서 만든 고급요리… 중국선 엄마의 손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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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는 '한국 짜장면'이 없는 이유가 뭘까요? 한국 화교들은 춘장을 만들면서 색을 내기 위해 캐러멜을 사용했어요. 그래서 지금처럼 달콤한 맛을 가지게 됐죠."
짜장면의 기원과 역사를 살핀 '한국 중화요리의 탄생'(이데아·아래 사진)을 펴낸 주희풍(위 사진) 인천화교협회 외무부회장은 한국 짜장면의 역사적 비밀을 화교들의 캐러멜에서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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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둥기원설·노동자 음식은 잘못
중국도 처음엔 고급식당서 팔아
춘장에 캐러멜 넣어 검은색으로
화교들의 고단했던 삶과 함께 해


“중국에는 ‘한국 짜장면’이 없는 이유가 뭘까요? 한국 화교들은 춘장을 만들면서 색을 내기 위해 캐러멜을 사용했어요. 그래서 지금처럼 달콤한 맛을 가지게 됐죠.”
짜장면의 기원과 역사를 살핀 ‘한국 중화요리의 탄생’(이데아·아래 사진)을 펴낸 주희풍(위 사진) 인천화교협회 외무부회장은 한국 짜장면의 역사적 비밀을 화교들의 캐러멜에서 찾았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사랑하는 짜장면을 둘러싸고 산둥성에서 시작됐다거나 가난한 부두 노동자의 간편식이었다는 등 다양한 설이 있지만 그는 기원을 ‘베이징 중식당의 고급요리’라고 했다. 재한 화교 3세대이자 스스로 “짜장면집 아들”이라고 소개하는 그를 19일 인천 중구 차이나타운의 한 중식당에서 만났다.
“짜장면이 초창기에 가난한 부두 노동자들을 위해 만들어졌다는데, 터무니없죠. 1920년대에 귀한 밀가루가 잔뜩 들어간 음식을 가난한 노동자들이 끼니를 때울 목적으로 먹을 수 있었을까요? 짜장면은 한국에서 1960년대까지도 특별한 외식 메뉴였는데 말이에요. 정작 1992년 중국 수교 이후 산둥에 가보니 짜장면을 파는 집은 찾을 수도 없었어요.”
실제로 인천 차이나타운의 ‘짜장면박물관’조차 짜장면을 중국에서 한국으로 건너온 부두 노동자들의 간편식으로 소개하고 있다. 전통의 중식당 ‘공화춘’에서 처음 만들어졌다고 잘못 알려지기도 했다.
주 부회장은 1920년대 신문기사와 여러 문헌, 구술 기록을 통해 짜장면의 기원을 베이징 중식당의 고급요리에서 찾았다. “베이징 사람들에게 짜장면은 엄마의 맛, 할머니의 맛이죠. 가정마다 맛이 조금씩 달라서 ‘엄마 생각날 때 먹는 음식’이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중국 현지에서는 짜장면의 ‘베이징 탄생설’이 이미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에 따르면 작가이자 중국인민대회당 수석요리사였던 우정거는 저서 ‘중국 경동 요리계통’에서 “짜장면을 먹고자 하거든 짜오원(1910년대 초반 개업한 고급 식당)으로 가라”라고 썼다. 짜오원은 중국에서 짜장면을 가장 먼저 만들어 판매한 가게로 유명한 곳이다. 심지어 근현대 중국 문학의 창시자로 불리는 루쉰의 소설 ‘분월’에도 검정 소스의 ‘까마귀 짜장면’이 등장한다며 짜장면이 베이징의 고급 중식당에서 만들어졌음을 명확히 밝힌다.
“짜장면 이야기를 통해서 화교라는 무리가 한국에 함께 살고 있다는 걸 알리고 싶었어요.”
주 부회장이 중화요리를 소개하며 한국 사회에 말하고 싶었던 건 ‘화교’ 그 자체다. ‘음식에 담긴 화교의 삶과 역사’라는 부제처럼 그의 책은 짜장면, 짬뽕 등 한국인들에게 친근한 중화요리의 유행을 따라가며 화교들이 살아온 이야기를 버무려낸다.
1882년(고종 19년), 조선과 중국 사이에 무역장정이 체결되고 2년 뒤 두 중국인 상인이 인천항에 입항하며 시작된 화교의 역사는 개항기 조계지 발전의 역사와 떼어 놓을 수 없다. 길게는 150년 동안 한반도에서 함께 살고 있는 것이다. 실제 주 부회장을 비롯한 연구자들의 연구를 통해 화교가 항일 투쟁에 참여하고 한국 전쟁에 참전한 기록도 다수 발견됐다.
1960년대 화교의 맛을 가장 잘 지키고 있다며 주 부회장이 추천한 중식당의 주인장은 순서에 맞춰 막 ‘웍질’을 끝낸 요리를 내어줬다. 주 부회장은 접시가 바뀔 때마다 요리와 관련된 비밀스러운 이야기로 자리를 가득 채웠다.
본토에서도 맛볼 수 없는 독특한 ‘한국식 유산슬’부터 1920년대부터 메뉴판을 지켜온 ‘고추잡채’와 베이징 짜장면에 가장 가까운 ‘유니짜장’까지, 중화요리와 화교의 삶을 담기에 한 권의 책은 턱없이 부족했다.
장상민 기자 joseph032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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