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영 몰카 파문 1835일 타임라인..충격의 순간들[윤상근의 맥락]
'승리 단톡방' 멤버이자 집단 성폭행 혐의 등이 드러나며 대한민국 연예게를 발칵 뒤집어놓은 가수 정준영의 복역도 19일로써 마감됐다. 2919년 3월 11일 관련 사건이 처음 알려진 이후 1835일 만이다.
정준영은 19일 오전 5시께 전남 목포교도소에서 자신의 형기를 모두 마치고 출소했다. 이날 뉴스1 등이 포착한 사진에 따르면 정준영은 마스크와 모자를 눌러쓰고 밖으로 나와 취재진을 향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사라졌다.
'정준영 몰카 파문'은 5년 전인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9년 3월 11일 SBS '8 뉴스'가 "이미 경찰이 빅뱅 승리(29, 이승현)의 성 접대 의혹과 관련, '카카오톡 대화방에 승리 이외에 다른 연예인들도 함께 참여했다'라고 말한 것에 대해 수사를 하고 있었고 직접 정준영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혐의도 함께 드러나게 됐다.
경찰 수사 결과 정준영은 지난 2015년 말부터 10개월간 한 여성과 성관계를 한 영상을 몰래 찍었으며 이 영상을 친구에게 자랑하고 대화방에 유포한 혐의를 받았다. 여기에 모 룸살롱에서 여성 종업원의 신체 부위를 사진과 동영상으로 찍어 동료 연예인과 공유한 혐의도 드러났다. 여기에 이 범행으로 피해를 본 여성은 10명 정도였다.
보도 직후 정준영은 미국 LA에서 급히 한국으로 귀국했다. 몰카 파문 보도 직전 tvN '현지에서 먹힐까3-미국 편' 촬영차 LA에 체류했었던 정준영은 보도를 접하고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 촬영을 멈추고 지난 1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귀국 당시 정준영은 수많은 취재진에 둘러싸인 채 급히 입국장을 빠져나갔고, 혐의 등에 대한 답은 하지 않고 "죄송합니다"라는 말만 남겼다.
즉각 정준영은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됨과 동시에 출국금지 조치를 받았으며 곧바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정준영은 귀국 3일 후 서울지방경찰청에 모습을 드러내며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서 죄송합니다. 경찰 조사를 통해 성실히 임하겠습니다"라는 말만 남기고 건물 안으로 향했다. 정준영은 21시간 동안 밤샘 조사를 받았으며 이후 그로부터 4일 후에도 비공개 소환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곧바로 정준영을 성폭력 범죄 처벌 특례법상 카메라 이용 등 촬영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사건을 받은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정준영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 실질심사)을 진행했다.
이후 정준영은 법원 입구에 서서 미리 준비한 사과문을 꺼내 읽으고 "죄송합니다. 저는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저에 대한 모든 혐의를 인정합니다. 오늘 구속 영장 실질심사에서는 수사기관의 청구 내용을 다투지 않고 법원에서 내려지는 판단에 겸허히 따르겠습니다. 다시 한 번 저로 인해 고통을 받으시는 피해자 여성들과 사실과 다르게 아무런 근거 없이 구설에 오르며 2차 피해를 입으신 여성분들, 지금까지 제게 관심과 애정을 보여준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라고 말했다.
당시 영장실질심사에는 정준영 이외에도 정준영에게 불법 동영상을 받아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는 버닝썬 직원 김모씨와 버닝썬 사태의 첫 당사자인 김상교 씨를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버닝썬 영업이사 장모씨, 공동상해 혐의를 받고 있는 아레나 영업이사 윤모씨도 함께 했다. 이들 모두 정준영이 출석한 이후 차례로 법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경찰, 검찰 수사는 빠르게 진행된 가운데 정준영이 FT아일랜드 멤버 출신 최종훈과의 집단 성폭행 사건을 병합하면서 자연스럽게 새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정준영 몰카 파문'이 '정준영 최종훈 집단 성폭행 사건'으로 변화한 시점이었다.
정준영, 최종훈 등 5명은 지난 2016년 1월 강원 홍천, 2016년 3월 대구에서 여성을 만취시킨 뒤 집단 성폭행한 혐의(성폭력처벌법상 특수준강간)로 적발됐다. 이후 경찰은 최종훈 등 3명에 대해 구속 영장을 신청했고 검찰도 이를 받아들여 역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법원도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최종훈과 권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정준영 측과 최종훈 측은 이날 재판에서 혐의를 대체적으로 부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준영 측 변호인은 준강간 혐의에 대해 "피해자와 성관계를 한 것은 인정하지만 다른 피고인과 계획 하에 범행을 저지른 일은 없다"라며 "피해자 역시 의식이 없다거나 항거 불능 상태가 아니었다. 합의 하에 성관계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최종훈 측 변호인은 "3년 전 일이라 피고인의 기억이 정확하지 않지만 당시 공간에 함께 있었던 것도 인정한다. 다만 베란다에서 만난 기억만 있고 피해자를 껴안거나 키스를 했다는 주장에 대해 기억이 나지 않고 그런 일이 없다는 입장"이라며 "피해자와의 성관계도 없었으며 성관계가 있었다 하더라도 피해자가 술자리에 참석한 경위, 주고받은 카카오톡 내용 등의 사정 등을 볼 때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서 성관계를 한 건 아니라는 입장이다"라고 설명했다.
피고인 5명 모두 이번 '집단 성폭행 사건'에 대해 혐의를 부인하는 취지의 진술을 하거나 "성관계는 합의 하에 이뤄졌다"는 답변으로 일관돼 있었다. 특히 3년 전 일이라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입장 역시 최종훈 측과 B씨 측의 주장이었다. 심지어 B씨 측은 촬영된 동영상이 있더라도 촬영된 것이 자신이 찍었는지 조차 모르겠고 본인 소유인 지도 모른다는 취지로 밝히기도 했다.
재판부는 지난 2019년 11월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정준영에게 징역 6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하지만 피해자와의 일부 합의에 대한 부분이 받아들여지며 2020년 9월 열린 2심에서는 징역 5년으로 감형됐다. 피해자들에게도, 대중에게도 정준영이 이 5년 실형이라는 죗값을 모두 치렀다고 쉽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 같다.
윤상근 기자 sg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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