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대표 폐지 당위성 더 키운 野 공천[포럼]

2024. 3. 19.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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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총선 비례대표 후보자 35명을 발표하면서 여야의 지역구에 이은 비례대표 후보 공천도 마무리되고 있다.

지역구 공천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은 '친윤·현역 불패 공천'으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비명횡사·친명횡재·대장동 공천'으로 얼룩졌다.

특히 민주당의 위성정당 격인 더불어민주연합과 조국혁신당의 공천 과정을 보면, 비례대표가 종북·반미 세력과 범죄 혐의자들의 국회 진출 창구로 변질될 수 있다는 위험성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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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

18일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총선 비례대표 후보자 35명을 발표하면서 여야의 지역구에 이은 비례대표 후보 공천도 마무리되고 있다. 지역구 공천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은 ‘친윤·현역 불패 공천’으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비명횡사·친명횡재·대장동 공천’으로 얼룩졌다. 그런데 비례대표 공천은 더 심한 총체적 난국이다.

특히 민주당의 위성정당 격인 더불어민주연합과 조국혁신당의 공천 과정을 보면, 비례대표가 종북·반미 세력과 범죄 혐의자들의 국회 진출 창구로 변질될 수 있다는 위험성을 보여준다. 오죽했으면 지난 4일 우상호 민주당 의원이 “4년 전에는 비례대표 신청자들의 예비경선을 전 당원 투표로 하고 그 순위 확정은 중앙위원들 투표로 결정했는데, 이번에는 전략공관위의 심사로 결정한다고 한다”며 “이 방식은 밀실에서 소수가 후보를 결정하는 과거의 방식으로, 혁신과 거리가 멀다”고 비판했겠는가.

민주당은 진보당, 새진보연합, 시민단체와 함께 위성정당을 구성하면서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국민후보 4명 중 전지예·정이영(친북·반미활동) 및 임태훈(병역거부)이 논란이 되면서 3명을 교체했다. 전지예·정이영을 대신해 이주희·서미화가 새로 선정됐지만, 국가보안법 폐지 활동 이력이 있는 이주희는 그대로 공천됐다. 진보당이 내세운 비례후보 3명(장진숙·전종덕·손솔) 모두 ‘이석기 내란 선동·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해산된 통진당의 후예라는 게 문제로 드러났는데도 민주당은 국가보안법 위반 장진숙만 사퇴시켰다. ‘비례대표 재선 특혜’라고 비판받은 새진보연합 용혜인을 바꾸지 않았다.

더욱 참담한 것은 조국혁신당의 공천이다. 조국 대표를 비롯해 황운하 의원 등 범죄 혐의자들이 비례대표로 나섰다. 조 대표는 자녀 입시 비리 등으로 2심에서 2년 실형을, 황운하는 ‘울산시장선거 개입’ 의혹으로 1심에서 징역 3년 실형을 선고받았다. 두 사람은 실형을 선고받고도 반성·자숙하긴커녕 국회의원이 돼 불체포특권을 누리겠단다. 참으로 씁쓸하고 개탄스럽다.

비례대표제는 지역구 선거로 대변하기 어려운 직능이나 사회적 약자 및 정책 전문성을 대변하기 위한 제도다. 지금까지 논란 인사들의 면면은 제도 취지와 거리가 멀다. 이대로라면 ‘비례대표제 폐지론’이 증폭될 수밖에 없다. 비례대표제 불신 배경은 겉으로는 후보 자격과 정체성에 대한 ‘부실 검증’이지만, 근본적으로는 민주적인 상향식 공천이 불가능한 ‘1인 중심의 사당화 구조’를 원인으로 보는 게 적절하다.

‘떴다방’ 식으로 급조된 1인 사당화 구조에서 공천을 하다 보니 치열한 경쟁이나 정체성 검증도 없이 당원 투표나 대의원 투표를 거르고, 인기 위주의 선거인단 투표로 대신하려다 보니 부실 검증이 될 수밖에 없다. 변질된 비례대표제의 문제는, 위성정당이 아니고는 결코 국회의원이 될 수 없는 부적절한 인사들에게 각종 특혜와 특권을 누릴 수 있도록 편법의 길을 열어줬다는 데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근본적으로 위성정당을 만드는 준연동형 선거법을 폐지하고 병립형 비례제도로 돌아가거나 부적절한 공천을 한 정당과 인사들을 유권자들이 직접 투표로 심판하는 수밖에 없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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