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17분간 의료개혁 호소…"대통령이 함께 머리 맞대겠다"
제13차 국무회의 생중계 통해 의료개혁 입장 밝혀
[더팩트ㅣ용산=박숙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생중계로 진행된 제13차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인 제가 여러분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의료개혁을 논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전공의에 이어 의과대학 교수들도 오는 25일 집단 사직서 제출을 예고하면서 의료 대란 우려가 커졌지만, 정부와 의료계가 의과대학 증원 규모를 두고 한치도 물러서지 않으면서 타협점을 못 찾자, 직접 대화의 장을 만들어 중재안을 끌어내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의대증원의 필요성과 정부의 필수의료체계 보상방안 등 의료개혁 추진에 대해 약 17분을 할애하며 대국민 메시지를 냈다.
윤 대통령은 "국민들께 유익한 것이라면, 아무리 어렵고 힘든 것이라 하더라도 오직 국민만 바라보며 끝까지 해내야 한다. 지금 우리 앞에 있는 의료개혁이, 바로 국민을 위한 우리의 과업이며, 국민의 명령"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의대 증원 규모 '2000명' 입장을 고수했다. 윤 대통령은 고령화 등에 따른 의료 수요가 폭발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필수의료체계가 붕괴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기적"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의 단계적 의대 증원 요청에 대해선 "약 27년간 의대 정원이 감축된 상태로 유지가 되어 왔기 때문에, 우리 의료수요 증가 속도에 비춰 절박한 우리 의료 현실 상황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이야기"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나중에는 훨씬 더 큰 규모의 증원이 필요해질 뿐만 아니라, 매년 증원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과 의료대란과 같은 갈등이 반복되고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한 "단계적 접근이나 증원 연기로는 국민의 생명을 살리고 지역과 필수의료의 붕괴를 막는 의료개혁을 결코 추진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정부가 의료개혁을 제대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의사, 간호사, 병원 관계자, 환자, 가족, 그리고 전문가들의 도움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어 "특히, 의사들의 협력이 가장 필요하고 중요하다"며 "의사와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허심탄회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윤 대통령은 "오는 4월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를 구성하여, 의료계를 비롯한 각계 대표, 그리고 전문가들과 함께, 개혁 과제를 깊이 있게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전공의를 비롯한 의사단체들도 참여해서, 투쟁이 아닌 논의를 통해 의료개혁을 위한 구체적 실행방안을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제가 지금까지 현장 민생토론회를 진행해 왔는데, 제가 직접 주재하는 민생토론회 형식의 의료개혁 토론회를 앞으로 꾸준히 개최하겠다"고도 말했다. 이어 "대통령인 제가 여러분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의료개혁을 논의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전날(18일)에는 '빅5 병원' 중 한 곳인 서울아산 병원을 방문해 "정부를 믿고 대화에 나와 달라"고 호소했다. 지난 2월 전공의들의 집단 이탈로 시작된 의료 공백 현실화 이후 윤 대통령이 직접 병원을 찾아 현장 복귀와 대화 참여를 호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윤 대통령이 일선 병원을 직접 찾고 의료계와 토론회를 직접 열겠다고 밝힌 것은 의료 공백 장기화에 대한 우려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의료 대란 발생 한 달째인 이날 국민 피로도가 높아진 만큼 정부가 타협점을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요청이 나오면서 윤 대통령이 직접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한편 윤 대통령은 내년도 의대 정원 증가분 2000명은 비수도권 지역 의대를 중심으로 대폭 배정하겠다는 정부 기조도 거듭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역별 인구, 의료수요, 필수의료 확충 필요성, 대학별 교육여건 등을 감안하여 증원된 의대 정원을 먼저 권역별로 배정하고, 다시 권역 내에서 의과대학별로 나누어 입학 정원을 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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