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의사 면허로 국민 위협 안돼…의료 개혁은 국민 명령"
윤석열 대통령은 오늘(19일) "국민 생명을 살리기 위해 부여된 의사 면허를 국민을 위협하고 불안하게 만드는 수단으로 사용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연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그런데, 환자의 곁을 지키고, 전공의들을 설득해야 할 일부 의사들이, 의료 개혁을 원하는 국민의 바람을 저버리고 의사로서, 스승으로서 본분을 지키지 못하고 있어 정말 안타깝다"고 지적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지금 우리 앞에 있는 의료 개혁이 바로 국민을 위한 우리 과업이며 국민의 명령"이라며 의대 정원 증원을 비롯한 의료 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은 의정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일각에서 '단계적 증원' 내지 '증원 결정 연기'를 주장하는 데 대해 "증원을 늦추면 늦출수록 그 피해는 결국 국민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며 부정적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어 "나중에는 훨씬 더 큰 규모의 증원이 필요해질 뿐만 아니라, 매년 증원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과 의료 대란과 같은 갈등이 반복되고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며 "매년 국민들이 의사들 눈치를 살피면서 마음을 졸여야 한다면, 이것이 제대로 된 나라라고 할 수 있겠느냐"고도 반문했습니다.
아울러 취임 후부터 지역·필수 의료 재건을 비롯한 의료체계 정상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쳐 왔다는 점을 환기하면서 "이 모든 대책은 우리 정부가 홀로 마련한 것이 아니라, 전공의를 비롯한 의사단체에서 오랫동안 요구해온 것이고, 정부가 함께 논의해 온 과제들"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의대 2천 명 정원 증원'의 당위성을 구체적인 통계 수치와 함께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2천 명 수치에 대해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우리나라의 급격한 고령화 추이를 고려한 최소한의 증원 규모"라며 "2000년도 의약분업 당시 고령인구 비중은 7%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20%이고, 앞으로 10년 후인 2035년에는 30%에 달할 것으로 추계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의료수요의 폭발적 증가는 필연적으로 의사 수요의 폭발적 증가를 의미한다. 그런데도 우리나라 의사 인력 정책은 시대와 현실에서 동떨어져 실패의 역사를 반복해 왔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세계 각국은 고령화 추세를 반영하여 의사 인력을 꾸준히 늘려왔다. 미국과 프랑스, 일본 등이 의대 입학정원을 매년 지속적으로 늘려왔다고 강조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고령화와 국민소득 증가에 따라 의료수요는 늘고, 의사의 처방을 필요로 하는 약이 의약분업으로 대폭 늘었다. 의사 수가 정말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필수 의료 체계가 붕괴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기적"이라고도 지적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의사 수가 급증하면서 의료의 수준이나 서비스 질이 하락할 수 있단 우려엔 "법조계와 같이 다른 전문 분야를 보더라도, 전문가가 늘어나면 시장이 더 커지고, 산업 전체의 규모와 역량이 더 커졌다"고 반박했습니다.
이와 함께 비급여에 집중하는 의사와 필수 중증 의료에 종사하는 의사들 사이 '보상의 불균형' 문제도 지적하며 "의사가 늘고 정상화되면 이러한 불균형도 해소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내년도 의대 정원 증가분 2천 명을 비수도권 지역 의대를 중심으로 대폭 배정해 지역 필수 의료를 강화할 것"이라며 "지역별 인구, 의료 수요, 필수 의료 확충 필요성, 대학별 교육여건 등을 감안하여 증원된 정원을 권역별로 배정하고, 다시 권역 내에서 의대별로 나눠 입학 정원을 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밖에 윤 대통령은 "정부가 의료 개혁을 제대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의사, 간호사, 병원 관계자, 환자, 가족, 그리고 전문가들의 도움과 협력이 절실하다"며 "특히 의사들의 협력이 가장 필요하고 중요하다. 의사와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허심탄회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를 위해 윤 대통령은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위를 다음 달 발족하겠다고 밝히고, "전공의를 비롯한 의사단체들도 참여해 투쟁이 아닌 논의를 통해 의료 개혁의 구체적 실행방안을 함께 만들어가자"고 당부했습니다.
또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민생토론회 형식의 의료 개혁 토론회를 꾸준히 개최하겠다고도 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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