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로 부진한 '일본 밸류업 지수'…한국판 지수 운명은

최성준 2024. 3. 19.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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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프라임지수보다 상대성과 부진한 밸류업지수
거래소, 기업가치 제고 기대주 포함해 수익성 확보

우리나라보다 앞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을 실시한 일본에서 마련한 밸류업 지수가 시장수익률을 밑도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미 기업가치가 우수한 기업으로 구성한 탓에 밸류업 과정에서 나타난 주요기업의 주가 상승을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판 밸류업 지수를 만드는 한국거래소는 이러한 문제를 반영해 수익성을 높일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 등 증권 유관기관은 합동으로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개발하고 있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의 인센티브 차원에서 마련하는 지수다. 기업가치가 우수한 기업들로 자금이 모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이 벤치마크 지표로 밸류업 지수를 활용하거나 자산운용사가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출시하면 자금유입 효과를 받을 수 있다.

밸류업 지원방안의 원조 격인 일본도 인센티브 차원에서 밸류업 지수인 'JPX 프라임 150' 지수를 개발한 바 있다.

JPX 프라임 150 지수는 일본 프라임 시장 시가총액 상위 500개 종목 중 자본 수익성이 높은 종목 75개, 시장평가 수익성이 높은 종목 75개를 추려 총 150개 종목으로 구성한 지수다.

자본 수익성이 높은 종목은 자기자본이익률(ROE)에서 투자자자본비용(COE)를 뺀 값이 0을 넘는 기업 중 ROE 상위 75개로 구성한다. 시장평가 수익성이 높은 종목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높은 75개로 구성한다.

방법론에서 볼 수 있듯이 JPX 프라임 150 지수는 기업가치가 우수한 기업들로 구성했다. 그러나 수익률은 의외로 아쉬운 모습이다.

JPX 프라임 150 지수, TSE 프라임 지수 움직임 비교

지수 산출을 시작한 지난해 7월 3일부터 지난 15일까지 성과를 확인하면 9.1% 상승했다. 같은 기간 일본 프라임 시장 상장기업을 모은 TSE 프라임 지수는 15.1% 올랐다. 시장전체 지수보다 부진한 성과를 거둔 것이다.

밸류업의 주요 대상인 저 PBR 종목이 기업가치를 높이는 과정에서 나타난 주가 상승이 JPX 프라임 150 지수에 반영되지 않은 점이 원인으로 보인다.

실제 프라임 상장기업 중 JPX 프라임 150 지수가 편입하지 않은 도요타자동차와 미쓰비시상사는 PBR을 높이기 위한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계획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올랐다. 이 상승분은 TSE 프라임 지수의 상승에 도움을 줬지만, JPX 프라임 150지수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수익성 부족은 지수를 추종하는 투자를 꺼리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금유입이라는 인센티브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할 가능성이 생기는 셈이다. 

최진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일본 공적연금(GPIF)은 JPX 프라임 150 지수를 벤치마크해 투자하고 있지 않다"며 "국가적 공공성이 강조되는 연금일지라도 투자를 위한 의사결정 기준으로 수익성은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흐름을 바라보는 거래소도 고심하고 있다. 한국판 밸류업 지수가 코스피200 등 대표 시장지수보다 수익성이 낮아지고, 투자금이 기대보다 덜 흘러들어가는 문제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거래소는 기업가치 우수기업을 중심으로 하되 종합평가를 통해 기업가치 제고가 기대되는 기업도 편입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다만 기업가치 제고가 기대되는 종목 비중 등 구체적인 방법론은 현재 준비 중이다. 최종적인 방법론은 학계·업계 관계자 등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마련할 방침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기업가치를 제고한 기업들이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과 상품성을 위해 주가 상승 잠재력이 있는 종목을 포함해야 한다는 상반되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며 "여러 의견을 종합해서 모두가 최대한 만족할 수 있는 지수를 개발하려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최성준 (cs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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