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마당 사는 곤충에게 얻은 '투명 망토' 실마리

이병구 기자 2024. 3. 19.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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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볼 수 있는 곤충인 매미충에서 발견된 물질이 반사 방지 코팅이나 광학 위장 장치 등에 응용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탁싱 웡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매미충의 몸 표면에서 발견된 브로코솜이라는 특이한 구조를 가진 물질이 빛 반사를 최대 94%까지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18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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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충은 주로 식물의 즙을 빨아 먹는 곤충으로 전 세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Lin Wang, Tak-Sing Wong 제공

흔히 볼 수 있는 곤충인 매미충에서 발견된 물질이 반사 방지 코팅이나 광학 위장 장치 등에 응용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탁싱 웡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매미충의 몸 표면에서 발견된 브로코솜이라는 특이한 구조를 가진 물질이 빛 반사를 최대 94%까지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18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했다.

전 세계에 널리 사는 곤충 종류인 매미충은 구멍이 난 축구공 모양의 브로코솜이라는 물질을 만들어 자기 몸을 코팅한다. 브로코솜은 1950년대에 발견됐지만 정확한 기능이 밝혀지지 않았다. 과학자들은 브로코솜이 오염물질을 방지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추측했다. 브로코솜은 구조가 복잡해 실험실에서 구현하기 어렵다.

매미충이 만든 브로코솜. 구멍이 뚫린 축구공 구조는 빛 반사를 효과적으로 줄인다. Lin Wang, Tak Sing Wong 제공

웡 교수가 이끈 연구팀은 먼저 3D프린팅으로 브로코솜 구조를 똑같이 만드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2017년에도 물질을 합성해 브로코솜과 비슷한 물질을 만들어냈지만 브로코솜의 정확한 형상을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브로코솜의 지름은 약 600나노미터(nm, 10억분의 1미터)로, 지름 200나노미터의 구멍이 뚫려 있다. 이 구조와 크기는 매미충의 종류와 관계없이 거의 비슷했다.

연구팀은 브로코솜 모형에 다양한 파장의 빛을 쏘며 관찰했다. 그 결과 가시광선은 브로코솜과 부딪히면 산란했고 자외선은 브로코솜 내부의 빈 구멍에 갇혀 효과적으로 흡수됐다. 반사되는 빛은 파장에 따라 80~94%까지 감소했다.

연구팀은 브로코솜의 모양이 새나 파충류처럼 자외선 시력을 가진 포식자의 가시성을 감소시키고 가시광선을 산란시켜 잠재적 위협에 대한 방어막을 만드는 두 가지 용도로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브로코솜이 태양에너지 수확이나 자외선 차단제, 은폐 장치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곤충은 많은 공학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영감의 원천"이라고 말했다.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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