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살에 실종된 미국 입양 한인, 유전자 검사로 40년 만에 가족 상봉

유영규 기자 2024. 3. 19.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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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동포청과 경찰청, 아동권리보장원은 합동으로 진행한 '무연고 해외입양인 유전자 검사 제도'를 통해 미국 입양 한인 벤자민 박(한국명 박동수·45) 씨가 어제(18일) 어머니 이 모(83) 씨 등 친가족과 화상으로 만났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청은 박 씨와 가족들의 상봉을 주선하고 일정 등을 조율해 이날 만남이 이뤄졌습니다.

상봉은 당장 입국이 어려운 박 씨가 화상으로라도 먼저 가족을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 어머니가 입소한 요양 시설에서 화상으로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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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입양 한인 벤저민 박(한국명 박동수) 씨 친가족 상봉

5살에 어머니를 찾겠다며 집을 나갔다가 실종된 후 미국으로 입양된 한인이 유전자 검사를 통해 40년 만에 친가족과 상봉했습니다.

재외동포청과 경찰청, 아동권리보장원은 합동으로 진행한 '무연고 해외입양인 유전자 검사 제도'를 통해 미국 입양 한인 벤자민 박(한국명 박동수·45) 씨가 어제(18일) 어머니 이 모(83) 씨 등 친가족과 화상으로 만났다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2020년부터 34개 재외공관을 통해 무연고 해외 입양한인의 유전자를 채취해 한국 실종자 가족과 대조하는 유전자 검사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 제도를 통해 가족을 찾은 사례는 이번이 다섯 번째입니다.

재외동포청에 따르면 이 씨는 1980년 박 씨를 포함한 4남매를 경남 김해의 큰집에 잠시 맡겼습니다.

남매들은 1984년 어머니를 찾겠다며 집을 나갔다가 실종됐고, 박 씨는 보호 시설과 입양 기관인 대한사회복지회를 거쳐 이듬해 미국으로 입양됐습니다.

미국의 한 대학교에 재학 중이던 박 씨는 2001년 모국 땅을 처음 밟았습니다.

헤어진 가족을 찾고자 입양 기관을 찾았지만, 가족을 찾을 수 있는 단서는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이에 박 씨는 미국으로 돌아갔고, 2012년 재입국해 계명대 어학당을 다니던 중 경찰서를 방문해 유전자를 등록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도 일치하는 사람을 발견하지 못했고, 박 씨는 2016년 다시 미국으로 돌아갔습니다.

한국에 거주하고 있던 박 씨의 친형은 2021년 10월 '실종된 두 남매를 찾고 싶다'며 실종신고를 하면서 어머니의 유전자를 등록했습니다.

이듬해 8월에는 박 씨와 어머니가 친자 관계일 가능성이 크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이 나오면서 가족 상봉이 가능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이 생겼습니다.

그러나 박 씨는 미국에 거주하고 있고, 계명대 어학당 재학 시 사용한 전자메일 주소 외에 남은 연락처가 없어 소재를 파악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이에 제주경찰청은 장기 실종 중인 박 씨의 소재 확인을 위해 제주경찰청 소속 미제수사팀으로 사건을 이관해 집중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수사팀은 출입국관리청과의 협조와 누리 소통망을 활용한 조사로 박 씨의 미국 내 과거 거주지를 확인했습니다.

또 경찰청을 통해 주시카고 한국 총영사관과 협조해 최종 소재지를 파악했습니다.

이후 국과수의 2차 감정을 통해 지난 2월 최종적으로 박 씨가 이 씨의 친자임이 확인됐습니다.


경찰청은 박 씨와 가족들의 상봉을 주선하고 일정 등을 조율해 이날 만남이 이뤄졌습니다.

상봉은 당장 입국이 어려운 박 씨가 화상으로라도 먼저 가족을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 어머니가 입소한 요양 시설에서 화상으로 이뤄졌습니다.

박 씨는 "친가족과 재회하게 된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가족을 찾을 수 있게 도움을 준 한국 정부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고, 친형은 "아직 찾지 못한 여동생 진미(47)도 찾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이기철 재외동포청장은 "뿌리를 찾고 싶어 하는 모든 해외 입양 동포가 가족 찾기를 통해 정체성을 회복하고, 한국이 자신을 소중한 존재로 여전히 기억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번 사례가 더 많은 실종아동을 찾는 기폭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고, 정익중 아동권리보장원장은 "상봉 이후 개명, 가족관계 정리, 심리 상담 등 사후 서비스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재외동포청 제공,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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