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대응에…정책금융 420조 쏟는다

김형섭 기자 2024. 3. 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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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시중은행, 총 9조 미래에너지펀드 조성키로
3조원 기후기술펀드도…녹색여신 관리지침 마련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서민·소상공인 신속 신용회복지원 시행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3.12.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형섭 기자 =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감축한다는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에 발맞춰 정책금융기관이 총 420조원의 녹색자금을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은행권도 총 9조원 규모의 '미래에너지펀드'를 조성해 재생에너지 설비 증설을 지원하고 기후기술 분야에도 9조원 규모의 투자를 실시키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19일 김주현 위원장 주재로 김상협 2050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민간위원장과 한화진 환경부 장관 등이 참여한 가운데 은행장·정책금융기관장 간담회를 열어 이같은 내용의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금융지원 확대방안'을 발표했다.

김 위원장은 "오늘날 우리가 마주한 전례 없는 기후변화는 기업의 경쟁력뿐만 아니라 미래세대를 위해서라도 꼭 풀어야 할 과제"라며 "기후위기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공정을 전환해 탄소를 적게 배출하거나 탄소배출이 많은 화석연료 발전 전기를 청정에너지 전기로 바꿔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기후기술의 발전도 뒷받침돼야 한다는 인식 하에 지원방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2050년 탄소 순배출량 제로(0)를 목표로 한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 40% 감축 목표를 세워뒀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이번 금융지원 방안도 2030년 탄소배출량 감축 등 기후위기 대응과 관련해 기업들이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사항에 대해 우선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금융위에 따르면 우선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등 정책금융기관의 기후위기 대응 역할을 강화해 20300년까지 총 420조원의 정책금융이 공급된다.

정책금융기관은 그동안 자체재원과 기후대응기금 등을 통해 기업의 저탄소 공정 전환, 녹색프로젝트 등에 자금을 공급해 왔지만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한 2050년으로 갈수록 더욱 많은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2030년까지 정책금융기관의 연평균 녹색자금 공급량을 직전 5년 평균인 연간 36조원 대비 67% 확대한 연간 60조원 수준으로 확대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주요 지원분야는 ▲저탄소 공정 개선시 우대보증 ▲에너지전환 프로젝트 보증 ▲초기 녹색기술·사업 투자 ▲탄소배출 감축시 금리우대 ▲친환경 선박 등 여신 지원 등이다.

연도별로 ▲2024년 48조6000억원 ▲2025년 51조7000억원 ▲2026년 55조1000억원 ▲2027년 58조7000억원 ▲2028년 63조4000억원 ▲2029년 68조6000억원 ▲2030년 74조4000억원 등이다.

금융위는 정책금융기관의 녹색자금 공급확대에 따른 2030년 온실가스 감축량이 약 8597만t에 달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는 국가 감축목표인 2억9100만t 대비 약 29.5% 수준이다.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정부뿐만 아니라 민간의 참여도 필수적이라는 인식에 따라 은행권도 힘을 보태기로 했다.

2030년까지 필요한 신재생발전 증설 총 소요자금은 약 188조원으로 이 가운데 금융수요는 약 160조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해상풍력 등의 경우 대출부터 회수까지 최대 약 25년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전망돼 상대적으로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었다.

필요자금 조달을 위해서는 후순위대출과 지분투자 등의 모험자본 54조원의 공급이 필요한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가운데 23조원을 정책금융기관과 시중은행이 공동으로 공급해 마중물 역할을 수행하기로 했다.

특히 산업은행과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은 2030년까지 총 9조원을 출자해 '미래에너지펀드'를 상반기 중에 신규 조성키로 했다. 1차로 1조2600억원 규모 펀드를 조성하고 6개 출자 은행으로 구성된 협의체를 통해 필요시 추가 출자할 예정이다.

조성된 펀드는 국내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설비에 연내 투자를 개시할 예정이며 산업은행이 펀드별로 20%를 출자해 위험흡수역할을 하는 것을 고려해 펀드 출자시 위험가중치는 현행 400%에서 100%로 인하함으로써 시중은행의 BIS비율 부담을 낮춰주기로 했다.

김 위원장은 "해상풍력 등 미래에너지의 경우 투자부터 회수까지 장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은행의 참여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정부는 은행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정책금융기관이 일부 위험을 부담함으로써 은행이 미래에너지펀드에 출자할 때 위험가중치를 현행 400%에서 100%까지 낮췄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금융지원 확대방안. (자료=금융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은행권은 미래 먹거리 개발을 위해 기후기술 분야에 약 9조원 규모의 투자에도 나선다. 기후기술은 향후 연평균 24.5% 성장이 예상되는 유망한 시장이지만 초기 경제성이 부족해 개발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기업은행과 5개 시중은행은 총 1조500억원을 출자하고 민간자금 1조9500억원을 매칭함으로써 총 3조원 규모의 '기후기술펀드'를 조성키로 했다. 1차로 36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고 필요시 추가로 조성할 예정으로 연내 투자 개시가 목표다.

이와 함께 혁신성장펀드를 통해 2030년까지 기후기술 육성 촉진에 5조원을 투자하고 성장사다리펀드에서는 민간 참여가 부진하거나 시장조성이 미흡한 기후기술을 위주로 총 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민간금융 지원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제도 정비도 병행한다.

올해 안에 한국형 녹색분류체계의 은행 여신 적용을 돕는 '녹색여신 관리지침'을 마련하고 현장 점검과 금융권 기후리스크 심포지엄 개최를 통해 금융권 기후리스크 관리 강화도 지원한다.

금융위는 관계부처와 '기후금융 협의체'를 구성해 이번 금융지원 방안에 따라 적재적소에 자금이 공급될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또 이번 대책이 2030년까지 필요한 금융지원 방안인 만큼 2050 탄소중립 달성에 필요한 사항은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의 '미래대응금융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장기 과제로 검토할 예정이다.

한편 환경부도 이날 간담회에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 고도화 ▲녹색투자 활성화 기반 마련 ▲2027년까지 민간녹색투자 30조원까지 확대 ▲배출권거래제 고도화 등을 담은 '저탄소 체계로의 전환 가속화를 위한 녹색투자 확대방안'을 발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phite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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