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더 쳐주세요, ‘닭강정’[편파적인 씨네리뷰]
■편파적인 한줄평 : 싱거워요, 돌 거면 더 제대로 돌았어야죠.
간을 더 쳤어야 했다. 마약 같은 맛을 구현해내려면 더 돌았어야 했다. ‘B급 코믹’이라고 하기엔 다소 싱겁다. OTT플랫폼 넷플릭스 새 시리즈 ‘닭강정’(감독 이병헌)에 매콤한 한방이 필요하다.
‘닭강정’은 의문의 기계에 들어갔다가 닭강정으로 변한 딸 최민아(김유정)를 되돌리기 위한 아빠 최선만(류승룡)과 그녀를 짝사랑하는 고백중(안재홍)의 코믹 미스터리 추적극이다. ‘스물’ ‘극한직업’ ‘드림’ 드라마 ‘멜로가 체질’ 이병헌 감독의 최신작으로 류승룡, 안재홍, 김남희, 김유정, 유승목, 정승길 등이 출연해 10부작을 완성한다.
장르가 곧 허들이다. ‘사람이 닭강정으로 변했다’는 명제를 시리즈 초반 납득시켜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다. 1부에서 ‘일단 그렇다 치고’라며 세계관으로 쑥 들어가버리는데, 이런 세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빠른 속도감에 쌍수를 들겠지만 그렇지 못한 이라면 갸우뚱거리고 시청을 멈출 수도 있겠다.
그 허들을 넘고 장르적 재미를 예상하며 시청하면 또 의외로 심심하게 느껴진다. 만화적으로 구현된 세계관 속에서 캐릭터들의 선택과 갈등이 이병헌 감독만의 색깔과 만나면서 오히려 원작의 ‘병맛’을 상쇄시키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딸을 되찾아야 하는 아버지 ‘최선만’의 절박함과 이 감독 특유의 말맛 살린 티키타카를 함께 배치하니, TV 밖에서도 간절함과 웃음의 두 감정선이 상충하게 된다. 보는 이는 최선만이 지금 딸을 되찾고 싶은 게 맞는 건지 그 목적을 의심하게 될 수밖에 없고, ‘닭강정’을 두고 벌어지는 소동극에 집중하기 어려워진다. 그렇다고 관망하며 웃기만 하기엔 그 타율이 아주 높진 않다.
물론 강점도 있다. 역시나 차진 대사다. ‘이렇게까지 하는 데 안 웃고 배겨?’라고 작정한 듯 티키타카 공격을 하는데, 10화쯤에선 어느 새 패배를 인정하고 피식 웃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그 우직한 뚝심에 두 손을 들 수밖에 없다.
또한 배우들의 앙상블도 좋다. ‘천연덕스럽게’라는 말을 의인화한다면 류승룡과 안재홍이 되지 않을까. 또한 김유정, 김남희, 유승목, 정승길, 김태훈, 황미영, 정순원, 이하늬 등 조연들도 너나 할 것 없이 제 몫을 해낸다. 지금 스트리밍 중.
■고구마지수 : 1.5개
■수면제지수 : 2.8개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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