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데이식스 "성공 요인은 입소문…늙지 않는 음악 할게요"
3년 공백기 동안 음원차트 역주행
"우리가 해온 것들 공감해준 것"
"앞으로도 지금처럼 음악할게요"
[서울=뉴시스]추승현 기자 = 밴드 '데이식스(DAY6)'가 금의환향했다. 보이그룹들에게 치명적인 장애물이 될 수 있는 군백기에 이전에 발표한 곡들이 음원차트에서 역주행하며 재조명 받았다. 팀의 인지도는 높아졌고 컴백을 기다리는 팬들은 더 많아졌다. 그 누구도 예상할 수 없던 일이기에 흥분할 수도 있지만, 데이식스는 늘 그랬던 것처럼 묵묵히 자신들의 음악을 한다.
새 미니 앨범 '포에버(Fourever)'은 데이식스가 3년간의 공백기를 마치고 발표하는 것이다. 무대가 그리웠던 순간들을 모아 이번 앨범을 만들었다. 타이틀곡 '웰컴 투 더 쇼(Welcome to the Show)'는 세상이라는 무대 위 손잡고 같이 서 준 이들을 위한 세레나데다. 포스트 브릿팝 사운드 위 프로그레시브 하우스 장르 요소가 더해진 이 곡은 벅차오르는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데이식스를 '믿듣데'(믿고 듣는 데이식스) 반열에 오르게 한 역주행곡 '예뻤어'(2017),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2019)를 함께 작업한 홍지상 작곡가가 작사·작곡했다. 기존의 데이식스의 곡들보다 밝은 이미지가 강하다.
"시작 자체는 신나는 곡을 쓰자는 거였어요. 곡을 다 쓰고 보니까 그런 곡이 없는 거 같아서 앨범의 맨 마지막 곡으로 작업했어요. 뛰기 좋은 속도로 맞췄죠. 수많은 수정을 거치면서 우리뿐만 아니라 모두가 부를 수 있는 노래를 만들려고 했어요. '내 전부를 줄 테니 함께하자'는 궁극적인 메시지를 담은 곡이에요."(영케이)
데이식스는 '웰컴 투 더 쇼'가 팀 정체성을 대변하는 곡이 될 거라고 자신했다. 현재 데이식스가 가진 목소리와 에너지가 잘 담겨있다는 이유에서다. 원필은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곡의 형태다. 저희가 콘서트장에서 같이 불렀을 때 시너지가 엄청 큰 곡"이라며 "우리에게 있어서 공연이 소중하다. 공연에서 빛을 발할 수 있는 곡이다"라고 설명했다.
공백기를 지나 첫 선을 보이는 곡이라는 점에서 더 의미가 남다르다. 네 멤버는 데이식스라는 이름을 지키기 위해 군백기를 최소한으로 줄였다. 특히 원필은 먼저 입대한 형들과 시기를 맞추기 위해 가장 빨리 갈 수 있는 해군에 들어갔다. 막내 도운도 입대 시기를 앞당겨 다녀왔다. 그 덕분에 2021년 3월에 시작된 군백기는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완전체로 선보인 콘서트로 빠르게 씻어냈다.
"확실히 무대가 그리웠던 순간이 많았어요. 한두 번씩 무대를 경험할 수 있는 순간이 많았는데 '내가 무대를 그리워하는구나' 알았죠. 마이데이(팬덤명)만 있었던 곳도 아니어서 제가 마이데이를 그리워하고 콘서트를 그리워하는구나 느꼈어요. (지난해 크리스마스 콘서트 때) '아 이거였구나' 했죠."(영케이)
"군 생활을 하면서도 드문드문 시간이 날 때 '그때 재밌었는데' 이런 생각을 하게 됐어요. 함께한 팬들뿐만 아니라 멤버들과 무대 만들어 가는 과정이 그리웠거든요. 앨범 전곡을 다 들어보기도 했고요. 지난해 크리스마스 무대에서 다 해소했어요."(성진)
모두 제자리로 돌아와 처음으로 맞춘 합주에서는 팀워크를 느낄 수 있었다. 원필은 "오랜만에 합주하면서 어떡해야 하나 싶었다. 기억이 안 나는 것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하다 보니까 신기하게도 합이 맞더라. 우리가 오랜 세월 함께 있다 보니까 시간을 무시할 수 없는 거구나 싶었다"며 "곡 작업할 때도 서로 서포트하는 것들이 있었다. 우리가 팀은 팀이구나 생각했다"고 밝혔다.
"컴백에 대한 의지가 강했어요. 우리가 하고 싶었거든요. 저는 당연하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가장 마지막에 (군대에서) 나오긴 했지만, 제가 전역하면서 우리는 이제 떨어질 일이 없게 됐잖아요. 조금이라도 빨리 마이데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었어요."(원필)
공백기 동안 대중성이 높아지는 건 이례적이다. 빠르게 흘러가는 가요계에서 오로지 음악으로 사랑받는 건 쉽지 않다. 차트에서 역주행하기 전까지는 잊히는 것을 두려워했다. 성진은 "군 생활할 때는 불안할까 봐 아예 관심을 끄고 살았다. 그런데 나왔더니 뭔가 이상하더라. '왜지?'라고 의구심이 가득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군대에서 나오고 난 뒤 관심을 받네. 좋다' 이 정도의 느낌이었다"며 덤덤했다. 도운은 "우리다웠다. 항상 우리가 계획한대로 된 게 많지 않다"고 했다.
"정말 감사한 것밖에 없어요. 저희가 군대에 있는 동안 시키는 것만 열심히 하고 있었는데 우리가 그때까지 걸어온 것, 활동했던 것을 잘 들어주시고 공감해 주신 거잖아요. 신기했어요. 앞으로도 계속 보답해 드리는 것밖에 없을 것 같아요."(원필)
"늘 최선을 다해 왔기 때문에 진심이 통한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이때까지 잘해왔고 그럼 꾸준히 잘해나가면 되겠다는 힘을 얻었어요."(성진)
갑작스럽게 큰 사랑을 받은 뒤 새 작업물을 내보이는 건 부담이 동반되는 일이기도 하다. 데이식스 역시 부담감이 뒤따랐지만 늘 하던 것처럼 중심을 지켰다. "부담감에 연연하고 싶지 않아서 팬들에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지금처럼 음악을 하겠다고 이야기해요."(도운)
"부담을 갖는다고 해서 우리 음악을 크게 변하게 하고 싶지 않아요. 부담감은 없지 않아 있겠지만 좋은 부담감일 뿐이에요. 앨범 작업할 때는 기쁜 마음밖에 없었어요. '예뻤어'와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를 듣고 기대하는 분들, 앞으로의 우리의 음악을 기대하고 있을 분들을 위해 좋은 앨범을 내는 게 가장 좋은 거 아닐까요?"(원필)
데이식스는 자신들이 사랑받는 이유를 확실하게 알고 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가사는 유행을 타지 않는다는 것. 주로 데이식스의 히트곡의 가사는 영케이가 담당한다. 영케이는 "홍지상 작곡가님의 가르침에 따르면 프로가 되면 굴러가는 낙엽을 보고도 곡이 하나 나올 수 있어야 한다. 그게 음악 길에 있어서 많은 영향을 끼쳤다"며 "인생에 있어서 커다란 임팩트 있는 이벤트가 아니더라도 쓰고 정리해간다. 그러면서 최대한 공감하고 와 닿을 수 있게 익히게 됐다"고 했다.
"데뷔 초부터 늙지 않는 음악을 하고 싶다고 했어요. 밴드 사운드라서 유리한 것도 있죠. 언제 들어도 부담스럽지 않은 사운드를 할 수 있거든요. 데이식스의 가장 큰 성공 요인은 마이데이 분들, 우리 음악을 듣고 좋아해 주는 분들이 한 명씩 옆 친구에게 추천해 주는 입소문이에요. 그래서 감사함을 느낄 수밖에 없어요. 정말 고마운 존재예요."(영케이)
성적이 목표인 음악을 해오지 않았기에 앞으로도 신경쓰지 않는다. 길고 멀리 보는 데이식스의 초점은 다르다. "'예뻤어'와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도 이렇게 될 줄 누가 알았겠어요. 이 세기에 길이길이 남을 수 있는 곡이 됐으면 합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chuch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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