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중기, 돌고 돌아 다시 ‘로기완’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어차피 하게 될 작품은 무슨 이유에서든 하게 돼 있다. 한 번의 거절로 다시 못할 것 같았지만, 결국 ‘로기완’은 송중기가 할 운명이었다.
지난 1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로기완’(감독 김희진)은 삶의 마지막 희망을 안고 벨기에에 도착한 탈북자 기완(송중기)과 삶의 이유를 잃어버린 여자 마리(최성은)가 서로에게 이끌리듯 빠져드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송중기는 극 중 탈북자 로기완을 연기했다.
사실 ‘로기완’은 송중기가 한 번 거절했던 작품이었다. 영화가 가진 정서가 좋아서 출연하려 했지만, 끝내 로기완이 마리를 만나 사랑하는 부분을 이해하지 못해 거절했다고. 송중기는 “기완이와 마리의 사랑 이야기가 그때 너무 공감이 안 갔다. 엄마의 시체를 판 돈으로 벨기에에 온 친구인데 왜 사랑 타령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씀드렸다”라고 했다.
그렇게 잊고 있었던 ‘로기완’은 송중기가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후반부 촬영 중이었을 때 다시 운명처럼 다가왔다. 첫 번째 거절 이후 여러 일을 겪으며 가치관과 생각이 바뀌었는지 이제는 로기완의 사랑이 이해가 됐다고. 송중기는 “너무 공감이 되더라. 로기완은 잘 살고 싶어 하는 애이지 않나. 잘 산다는 건 연인이 됐든 가족이 됐든 사람하고 부대끼면서 살아가는 것 아닌가. 이제는 이해가 돼서 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잠시 송중기를 떠났다가 돌아온 ‘로기완’은 세부 설정이 많이 바뀌어 있었다. 여기에 송중기를 만나 로기완은 좀 더 온도가 뜨거운 캐릭터로 완성됐다. 이에 대해 송중기는 “제작사 대표님이 처음 기완이 보다 저라는 배우를 만나서 로기완이라는 인물이 확실히 온도가 뜨거워졌다는 말을 하시더라. 제 색깔을 캐릭터에 입혀서 연기하는 것에 보람을 느끼는 편이라서 그 이야기가 좋았다. 저를 만나고 감독님도 세세하게 더 수정을 하신 것 같기는 하다”라고 말했다.
‘로기완’ 공개 이후 가장 많은 지적을 받은 건 송중기의 북한 사투리 연기다. 여타 작품을 통해 접했던 북한 사투리가 아닌 어딘가 어색한 어투를 두고 시청자 사이에서 의문이 일기도 했다. 이에 대해 송중기는 “로기완의 사투리는 자강도 사투리다. 자문해 주신 선생님이 북한 소재의 한국 영화, 드라마 작업에 많이 참여해 주셨던 분이다. 그분이 감독님이 그리려는 로기완은 자강도에서 온 애라고 확신한다면서 한국 작품에서는 많이 쓰이지 않았던 자강도 사투리를 쓰게 됐다”라고 해명 아닌 해명을 했다.
경험해 보지 못한 감정들을 연기해야 할 때, 송중기는 트리거를 찾았다. 연기에 몰입할 수 있게 도와줄 사소한 점들을 찾아 집중하는 편이라고. ‘로기완’ 때도 로기완이 엄마가 죽은 자리에 남아있던 피를 닦아내는 장면에서도 트리거를 찾았단다.
이에 대해 송중기는 “현장에 갔는데 그곳이 약간 경사져서 피를 닦은 물이 하수구로 흐르더라. 저에게는 그게 트리거가 됐다. 너무 좋더라. 저는 그게 트리거가 됐다. 아들이 엄마를 그리워하는 정서나 워낙 보편적인 정서지만, 오히려 너무 보편적인 정서라 무매력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저의 우는 표정 보다 피를 닦은 물이 흐르는 인서트가 더 슬펐던 것 같다. 그 트리거는 감독님에게서 얻은 거라고 생각한다. 마법 같은 순간이었다”라고 말했다.
또한 송중기는 마리를 연기한 최성은으로부터 자극을 받기도 했다. 송중기는 “왜 사람은 자기가 못 갖고 있는 걸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걸 보면 부러워하지 않나. 그런 의미에서 성은 씨의 집요하게 파고들어 가는 면은 저에게 없는 부분이다. 성은 씨는 본인 성에 안 차면 테이크를 계속 가더라. 절대 타협을 안 했다. 그 지점은 저에게도 필요한 지점이라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송중기는 드라마와 영화에서 보이는 모습이 확연히 다른 배우 중 한 명이다. 드라마 필모그래피 대부분은 지극히 상업적이고 흥행 요소가 분명히 있는 작품들이 대다수인 반면, 영화는 상업적인 흥행과 거리가 먼 영화가 많다. 이에 대해 송중기는 “스산한 정서의 작품을 드라마 할 때는 현실적으로 못 한다.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개인적인 욕망을 영화로 채우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송중기는 “‘로기완’도 탈북자 역할이긴 하지만 탈북자라서 한 건 아니다. 이 영화는 죄책감에 대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이 정서를 한 번 표현해보고 싶은 개인적인 욕망으로 참여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영화할 때 흥행을 고려 안 하는 건 아니다. 흥행이 어려운 영화라는 걸 스스로 알고 있었지만 주연배우로서의 책임감 때문에 늘 흥행을 바랐단다. 물론 늘 결과가 좋았던 건 아니지만. 이에 대해 송중기는 “주연 배우로서 책임져야 하는 입장에서 항상 흥행을 바란다. 안 바란 적은 없다. 흥행을 바라지 않는 건 무책임한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스태프들도 다 각자 소중한 한 집안의 자녀들 아닌가. 그래서 진지하게 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흥행을 해야 저도 좋은 거다. 작품이 흥행하면 돈뿐만이 아니라 커리어가 올라갈 수도 있는 거 아닌가”라며 주연 배우로서의 책임감에 대해 이야기했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넷플릭스]
로기완 송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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