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네타냐후와 통화 “라파 지상전 안돼…미국서 협의하자”
“이견 다시 확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8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전화 회담을 갖고 피란민들이 모여있는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서 이스라엘군이 대규모 지상작전을 전개하면 실수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두 정상간 통화는 지난달 15일 이후 약 한 달 만으로, 지난해 10월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한 이후 가장 긴 공백이다. 그러나 이날 두 정상은 전쟁 상황을 두고 이견을 다시 확인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그간 미국과 이스라엘은 라파지구에서 군사작전과 관련, 이견으로 갈등을 빚어왔다. 바이든 대통령이 ‘레드라인’을 언급하며 자제를 촉구하고, 미 정치권은 이스라엘 정권 교체까지 언급하며 압박했으나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16일 라파지구 지상작전을 승인하며 맞섰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직접 네타냐후 총리에게 라파에서의 지상작전을 경고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가자시티나 칸유니스에서 행해진 것과 같은 대규모 군사작전이 라파에서 실행되는 것에 왜 깊이 우려하는지 설명했다”며 세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먼저 라파에는 앞선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으로 밀려난 피난민들이 있다며 “이스라엘은 우리나 세계에 어떻게 또 어디로 민간인들을 안전하게 이동시키고 먹이며 머물게할지 계획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했다.
또 “라파는 이집트나 이스라엘에서 가자지구로 가는 인도적지원의 주요 출입구”라며 “군사작전은 가장 절실한 시점에 이를 폐쇄하거나 적어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라파는 이집트와도 국경을 맞대고 있는 만큼 이 곳에서의 군사작전은 향후 이스라엘과 이집트간의 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설리번은 “우리 입장은 하마스는 라파는 물론 어느 지역에서도 안전하게 허용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지만, 대규모 지상 작전은 실수가 될 것”이라며 “더 많은 민간인 사망을 낳고 이미 심각한 인도주의적 위기를 악화시킬 수 있다. 가자지구의 무정부 상태와 이스라엘의 국제적 고립도 깊어질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은 이날 네타냐후에게 군사정보 및 인도주의 담당 관료들로 구성된 고위급 대표단을 워싱턴으로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대규모 지상전 대신 대안을 함께 모색하자는 취지다. 네타냐후 총리는 자신만의 견해가 있지만 대표단을 미국에 보내는 것에는 동의했다고 설리번은 전했다.
최근 바이든 행정부는 이스라엘 측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고, 상원 민주당 척 슈머 원내대표는 네타냐후 정권을 겨냥해 ‘정권 교체’ 등 강경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하마스 무력 격퇴를 고수하고 있는 네타냐후의 강경 태도가 민주당의 집토끼 역할을 해왔던 아랍·이슬람계 유권자들에게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고 이스라엘 정권과 거리를 두려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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