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피티 안에 사랑과 평화, 기쁨이 있죠"…佛 시릴 콩고 첫 개인전
영상·페인팅·조각 등 45점 선보여
"나만의 방식으로 삶의 희망 전하려"
6월 1일까지 뮤지엄 웨이브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화면을 가득채운 알록달록한 색채가 시선을 강탈한다. 빨간색과 노란색, 분홍색이 뒤섞인 화려한 색감은 작가의 자유분방한 성향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작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작가의 메시지를 발견할 수 있다. 자그마한 하트 안에 ‘Love’(사랑)가 써져 있거나 ‘Life is beautiful’(인생은 아름다워)을 새겨넣기도 했다. 다만 레터링을 추상적으로 표현했기 때문에 자세히 들여다봐야 알 수 있다.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인 그래피티 아티스트 시릴 콩고(54, Cyril Kongo)가 자신의 생각을 보여주는 방식이다.
시릴 콩고의 국내 첫 개인전 ‘그래피티의 연금술사: 경계를 넘은 예술의 여정’이 6월 1일까지 서울 성북구 뮤지엄 웨이브에서 열린다. 시릴 콩고라는 이름은 작가가 어린 시절을 보낸 콩고와 본명인 시릴 판(Cyril Phan)을 합쳐 만든 이름이다. 그는 제도권 교육을 받지 않고 독학으로 성장하며 예술 세계를 발전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자유롭게 작품 언어를 확장하면서 다양한 거리 예술 페스티벌과 미술관 전시 등을 통해 국제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시릴 콩고는 “내 작업은 그래피티에서 출발했고, 거리에서 예술을 배웠다”며 “나의 작품은 단순히 표면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색채와 에너지, 낙관주의로 대변되는 삶의 모든 순간을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1986년 처음으로 그래피티 작업을 시작하면서 파리 도심의 그래피티 아티스트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는 프랑스 바뇰레에서 열리는 국제적인 그래피티 축제인 ‘코스모폴라이트(Kosmopolite)’의 창립자이기도 하다. 그래피티 아트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고, 이제는 컬렉터들의 주요 소장품 목록에도 콩고의 작품이 올라가 있다.
이번 전시는 총 3개의 주제로 구성됐다. ‘초기의 삶과 예술’을 비롯해 ‘메타 캔버스로 확장된 작업’, ‘유러피언 럭셔리 브랜드와의 컬래버레이션’을 선보인다. 영상, 페인팅, 조각, 네온아트 등 그의 예술 세계를 망라하는 45점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저의 작품들은 주로 사랑과 평화, 기쁨을 주제로 다루고 있어요. 파리에서는 테러가 발생하고 여전히 전쟁이 일어나는 등 현실 상황은 사람들을 겁에 질리게 하죠. 사회·정치적인 문제에 대해 아티스트로서 답할 수 있는 건 사랑과 평화의 주제를 그림으로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했어요. 주로 다채로운 색깔을 통해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려 했죠.”
그에게 영감을 주는 앤디워홀과 쿠사마 야요이의 초상을 그린 작품도 있다. 소비주의 사회를 고찰한 네온아트도 선보인다. 콩고는 “작품 안에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등의 글귀를 남겨놓았다”며 “나만의 방식으로 표현한 사랑과 희망의 풍부한 감정을 느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윤정 (younsim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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