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J 금리 올릴까"…엔화값 어디로
전환 속도 신중론에 강세 압력 제한 전망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통화완화 정책을 고수해 온 일본이 17년 만에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엔화값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 900원을 하회하고 있는 엔화 가치가 통화정책 정상화에 따라 상방 압력을 받지만, 일본은행(BOJ)이 전환 속도에 신중을 기할 것이라는 점과 달러 강세가 엔화값 반등을 제약할 것이란 시각이 나온다.
19일 외신에 따르면 이날 BOJ의 금리 인상이 유력시 된다. BOJ는 2016년 2월에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후 단기 금리를 연 -0.1%로 유지하고 있고, 장기 금리는 수익률곡선제어(YCC·Yield Curve Control)를 통해 연 0±1%로 동결하고 있다. BOJ가 이를 해제하면 2007년 이후 17년 만에 금리 인상을 단행하게 된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가 그동안 마이너스 금리 정책 변경을 위해서는 '물가 상승과 임금 상승의 선순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가운데 물가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2개월 째 2%대를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노사 협상 평균 임금 인상률이 33년 만에 최고치인 5.28%를 기록하며 금리 인상 여건이 마련됐다.
시장도 BOJ의 3월 금리 인상설에 무게를 둔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통화정책 전망을 반영하는 2년물 국채 수익률이 지난주 한때 0.2%까지 올랐다며 '마이너스 금리 철폐'를 준비하고 있다고 봤다. 모건스탠리는 임금 인상률이 예상을 크게 상회하면서 BOJ가 마이너스 금리와 YCC정책을 해제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금리 인상이 이뤄지면 '초과준비금'에 0.1%의 금리를 붙여 단기 금리를 0~0.1%로 유도하고, 연내 0.25%까지 금리를 높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YCC정책 폐지와 증시를 떠받치기 위해 썼던 상장지수펀드(ETF) 매입도 중단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완화적 통화정책 바탕인 BOJ의 국채 매입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BOJ의 통화정책 정상화 시 엔화값은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현재 -0.1%인 단기 금리가 시장 예상치인 0~0.1%보다 높아지거나, 총재 발언이 예상보다 매파적일 경우 엔화 값은 현 수준보다 레벨을 높일 수 있다. 100엔당 원화 재정환율은 2월2일(903.51원)을 끝으로 1달 넘게 900원을 하회하고 있다.
다만 BOJ의 통화 정상화 속도가 빠르지 않고 마이너스 금리 해제가 엔화값에 기반영된 수준에서 이뤄질 것이란 점에서 엔화값 상승이 제한될 여지도 있다. 급격한 금리 인상이 기업의 부담을 높일 뿐만 아니라, 정부의 부채에 대한 이자 비용 증가로 이어지면서 BOJ의 금리 인상이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란 전망에서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BOJ가 3월이나 4월에 금리 인상에 나서더라도 경제를 감안할 때 정책 정상화 속도가 완만할 것으로 본다"면서 "엔화값은 한동안 900원대 전후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 달러 강세 압력도 엔화 값 반등을 제약하고 있다. 예상을 웃돈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지수 상승률에 연방준비제도가 이달 19~2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금리를 동결하면서 기존 3회였던 점도표 상 금리 인하 전망을 2회로 하향 조정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다. 이 경우 연준의 금리 인하 시기는 기존 6월에서 하반기로 밀리면서 한동안 달러 강세를 보일 수 있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BOJ 회의에서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힌트가 나오거나 총재의 발언 수준에 따라 엔화의 행방이 갈릴 것"이라면서 "BOJ의 회의 결과가 매우 매파적으로 해석될 경우에는 단기적으로 950원 가까이 급등할 수도 있다"고 봤다.
이어 "다만, 경제 측면을 고려할 때 3월 BOJ 회의가 매파적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엔화 강세 요인이 있지만, 미 달러 강세 요인이 엔화 반등을 제약하며 900원대 수준에서 등락을 보일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njh3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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