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연세대 의대 교수들 “25일 일괄 사직”
“국민 없인 의사 없다는 걸 잊어”
방재승 전국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장은 18일 방송 인터뷰에서 “국민 없이는 저희 의사도 없다는 것을 잊었다”며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방 위원장은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원장도 맡고 있다. 그는 지난 16일 기자회견에서 “16개 의대 교수들이 오는 25일 사직서를 낼 것”이라고 했었다. 이후 “환자 곁을 떠나겠다는 의대 교수들이 무책임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방 위원장은 이날 “의료 이용에 불편을 끼쳐 대단히 죄송하다”며 “아픈 몸을 이끌고 혹은 아픈 가족을 동행해 겨우 진료를 받으러 왔는데, 이번 사태로 진료에 차질이 빚어짐은 물론 불안한 마음으로 사태 향방을 지켜보게 만든 것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어 “이제 국민 여러분과 그간 미흡했던 소통을 하면서 고충과 개선해야 할 점을 듣겠다”고도 말했다.
다만 의대 교수 사직서와 관련해선 “의료 체계 붕괴가 임박한 것에 따른 어쩔 수 없는 결정”이라며 “교수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카드는 인생의 모든 것을 걸어온 교수직을 던지는 건데 오죽하면 그러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4월이 넘어가기 전 해결해야 의료 파국을 막을 수 있는 만큼 정부와 의료계가 서로 양보하고 대화의 장으로 나와 전공의들을 도와달라는 호소”라고 했다. ‘병원 사직’에 방점이 있는 것이 아니라, 의료 파국 전에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서울대·연세대 의대 교수협 비대위는 이날 각각 회의를 열고 오는 25일 사직서를 일괄 제출하기로 했다. 서울대 회의엔 교수 380명이 참석했고, 사직서 일괄 제출에 283명(74.5%)이 동의했다. 방 위원장은 “사직서가 (수리) 완료될 때까진 최선을 다해 진료할 것”이라고 했다.
전공의 이탈 사태가 약 한 달간 이어지고 있지만, 일부 전공의 사이에선 “정부의 입장 변화가 전혀 없는 만큼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일부 전공의는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나 과외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공의는 “많은 전공의들이 이제 사태 해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겠다고 생각하고 현재 상황에 적응해 가는 분위기”라며 “해외 의사 시험은 물론, 아예 다른 직종을 준비하는 이들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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