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9, 해외선 잘나가네
국내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기아의 대형 전기 SUV EV9<사진>이 해외에서 잇단 호평을 받으며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선 7000만원대부터 시작하는 다소 높은 가격 탓에 소비자들이 구매를 망설이는데, 해외에선 오히려 ‘프리미엄 SUV’로 대접받으며 판매가 늘고 있는 것이다.
기아에 따르면, EV9은 올해 1~2월 미국에서 2726대가 팔렸다. EV9은 한국에서 생산돼 수출되기 때문에 보조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기대 이상 성적을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같은 기간 유럽에서는 2134대가 판매됐다. 국내 판매량(926대)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EV9에 대한 전문가들의 잇단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EV9은 2024 북미 올해의 차, 2024 영국 올해의 차 등을 수상한 것을 비롯해 여러 자동차 전문지에서 가격과 성능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대형 SUV라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EV9의 긴 주행거리, 공간 활용 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EV9은 99.8kWh(킬로와트시)의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주행거리가 501㎞에 달한다. 2열 좌석을 180도 돌려 3열과 마주 보게 하는 스위블 시트를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국내와 해외에서의 성적이 갈리는 것에 대해선 가격대에 대한 인식 차 등이 이유로 꼽힌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8000만원 이상 차량은 국내에선 최고급 가격대이지만, 미국이나 유럽에선 중상대 정도의 가격대”라고 했다. 실제 경쟁 모델인 테슬라 모델X, 볼보 EX90 등 1억원대 이상 모델보다 EV9이 더 저렴하기 때문에 합리적인 가격대라는 현지 반응도 나온다. 기아는 올해 내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 미국 공장에서 EV9을 현지 생산할 방침이다. 이 경우 보조금을 받을 수 있어 EV9의 경쟁력은 더욱 상승할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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