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154km 같아" 韓 특급신인에 로버츠도 깜짝, KKK 합작 1~2순위 루키 태풍 예고

윤욱재 기자 2024. 3. 18.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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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택연(가운데)이 LA 다저스와의 스페셜 매치에 구원투수로 나와 두 타자를 상대해 모두 삼진 아웃으로 처리했다. 사진은 두 타자를 상대하고 마운드에서 내려가는 모습이다. 왼쪽은 포수 손성빈, 오른쪽은 최일언 투수코치.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고척, 윤욱재 기자] "직구는 오승환급이라고 하더라" 삼성 라이온즈의 4년 연속 통합 우승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이끈 '명장'도 주목하는 이름이다. 류중일 한국야구 대표팀 감독이 올해 KBO 리그를 강타할 '슈퍼루키'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두산 베어스의 우완투수 김택연(19)에 대해 "직구는 오승환급"이라고 추켜세웠다.

김택연은 2024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두산에 입단한 선수. 김택연보다 앞서 전체 1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좌완투수 황준서와 함께 '특급 신인'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들은 나란히 팀 코리아에 합류했고 LA 다저스를 상대로 '1이닝 KKK'를 합작하면서 한국야구의 미래를 밝혔다. 당초 류중일 감독은 황준서가 17일 불펜에서 많은 투구를 한 탓에 18일 다저스전 등판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전했지만 그래도 황준서에게 ⅓이닝을 맡기면서 현역 메이저리거를 상대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팀 코리아는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스페셜 매치 LA 다저스의 경기에서 2-5로 석패했다. 전날(17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스페셜 매치에서 0-1로 석패했던 팀 코리아는 이날 경기에서도 다저스와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비록 스페셜 매치 2경기를 모두 패배했지만 한국야구의 미래를 이끌 선수들이 쌓은 경험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를 지녔다.

이날 선발투수는 강속구를 자랑하는 우완 곽빈이 나섰다. 곽빈은 최고 97.3마일(155km)에 달하는 강속구를 내세워 다저스 타선을 1점으로 막았다. 2이닝 1피안타 2볼넷 2탈삼진 1실점. 곽빈에 이어 나온 좌완투수 이의리는 1이닝 2피안타 2볼넷 2탈삼진 3실점으로 부진하면서 패전투수가 됐지만 이의리에 이어 나온 투수들은 '5이닝 1실점'을 합작하며 다저스 타선을 꽁꽁 묶었다.

팀 코리아는 4회말에 등판한 오원석이 2이닝 동안 안타 1개만 맞으면서 삼진 2개를 잡으며 무실점으로 호투하자 6회말 김택연을 마운드에 올렸다. 팀 코리아가 2-4로 뒤진 상황. 김택연은 선두타자 테오스카 에르난데스를 상대했고 초구부터 93마일(150km) 포심 패스트볼로 헛스윙을 이끌며 자신감 있는 승부를 펼쳤다. 볼카운트 1B 2S로 유리한 고지를 점한 김택연은 5구째 던진 94마일(151km) 포심 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에르난데스는 지난 해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홈런 26개를 터뜨리고 다저스와 1년 2350만 달러에 FA 계약을 맺은 거포 타자다.

김택연이 마주한 다음 상대는 제임스 아웃맨이었다. 김택연은 볼 3개를 연거푸 허용하면서 제구력이 잠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으나 포심 패스트볼 3개를 연달아 꽂으며 삼진 아웃을 잡았다. 마지막 공은 93마일 포심 패스트볼이었다.

▲ 류중일 한국야구 대표팀 감독이 김택연과 황준서의 역투를 칭찬했다. ⓒ연합뉴스
▲ 황준서가 LA 다저스와의 스페셜 매치에 구원 등판해 1타자를 상대했다. 결과는 삼진 아웃이었다. ⓒ연합뉴스

아웃카운트 2개를 모두 삼진으로 잡은 김택연은 이닝 도중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투구수가 11개라 더 던질 수도 있었지만 팀 코리아는 황준서에게도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김택연과 '1이닝'을 합작하는 작전을 폈다. 황준서는 제이슨 헤이워드의 대타로 나온 미겔 바르가스와 상대했고 체인지업 2개를 던지는 등 볼카운트를 1B 2S로 유리한 고지를 점한데 이어 4구째 91마일(146km) 포심 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을 잡으면서 이닝을 끝냈다.

아직 KBO 리그 정규시즌에서 데뷔조차 하지 않은 신인 투수들이 현역 메이저리거들을 상대로 'KKK쇼'를 펼친 것이다. 비록 팀 코리아는 7회말 크리스 테일러에게 홈런 한방을 맞으면서 2-5로 패했지만 이날 얻은 수확은 정말 값진 것이었다.

이날 경기 전부터 "김택연이 직구가 오승환급이라고 하더라"면서 크게 관심을 보였던 류중일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의외로 투수들이 잘 던졌다. (김)택연이와 (황)준서가 어린 선수임에도 많은 관중과 메이저리거들을 상대로 자기 공을 던지는 것을 보면서 기특하다고 생각했다. 앞으로 KBO 리그에서 어떤 선수가 될지 궁금하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류중일 감독과 함께 인터뷰룸에 들어선 김택연도 "대표팀에 와서 처음으로 하는 경기라 승부를 피하기보다 내 공을 던지고 내려오자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다"라면서 "솔직히 던지기 전에는 긴장을 많이 했는데 초구를 던지고 긴장이 풀려서 내 공을 던질 수 있었다. 타자를 의식하는 것보다 내 공을 던지려고 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라고 이날 경기를 돌아봤다. 이어 김택연은 "'칠테면 쳐봐라'라는 생각보다는 내 공을 테스트한다는 생각으로 던졌는데 아무래도 상대가 나에 대한 정보가 없다보니까 유리한 상황으로 승부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제 19세의 나이인데 '잃을 것이 없다'는 마음가짐으로 투구했다는 자체가 눈에 띈다.

'적장'으로 만난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도 언급할 정도로 김택연이 보여준 임팩트는 대단했다. 경기 후 로버츠 감독은 "이름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6회에 등판한 투수가 기억에 남는다"라고 김택연을 언급하면서 "제임스 아웃맨이 말하기를 '그의 공이 엄청났고 91마일이었지만 마치 95~96마일(153~154km)처럼 보였다'고 하더라. 정말 뛰어난 어깨를 가진 선수라고 말하고 싶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택연은 올해 두산의 스프링캠프에서 캠프 MVP를 차지할 정도로 급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연습경기만 4차례 등판한 김택연은 4⅓이닝을 투구해 1피안타 무사사구 8탈삼진 비자책으로 호투했다. 평균자책점 0.00을 찍은 것. '국민타자' 이승엽 두산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크게 고민하지 않고 스프링캠프 MVP로 김택연에게 한 표를 행사했다. 당시 김택연은 "전혀 예상도 못했다. 앞으로 잘하라는 의미로 주신 것으로 생각하겠다. 캠프는 과정이다. 준비한 대로 잘 가고 있지만, 만족해서는 안 된다. 정규시즌에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기 위해 남은 과정도 철저히 준비하겠다"라고 19세 나이답지 않은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팀 코리아와의의 스페셜 매치를 승리로 장식했다. 경기 후 로버츠 감독은 김택연을 언급하면서 인상 깊은 투수였다고 말했다.
▲ LA 다저스 외야수 제임스 아웃맨이 스페셜 매치에서 타격하고 있다.

김택연의 강심장이 돋보였던 순간은 지난 3일 일본 후쿠오카 페이페이돔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NPB) 소프트뱅크 호크스와의 경기였다. 두산이 1-3으로 뒤진 4회말 2사 1,2루 위기에 등판한 김택연은 1⅓이닝 동안 15개의 공을 던지면서 안타 1개도 맞지 않으면서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사사구도 허용하지 않았고 삼진은 1개를 잡았다. 당시 김택연의 직구 최고 구속은 152km로 나타났다.

비록 ⅓이닝만 던졌지만 황준서도 올해 KBO 리그에서 기대를 모으는 특급 신인 중 1명이다. 황준서는 150km대 강속구를 자랑하는 투수는 아니지만 나름 묵직한 140km 중후반대 패스트볼을 소유하고 있고 자신의 공을 씩씩하게 던질 줄 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만큼 수준급의 멘탈도 갖춘 선수로 분류된다.

황준서는 지난달 15일 호주 멜버른 볼파크에서 열린 한화의 자체 청백전에서 구원투수로 나와 '23년차 선배' 김강민을 스플리터로 삼진 아웃을 잡는 등 1이닝 동안 삼진 2개를 잡으면서 피안타 없이 무실점으로 막으며 벤치에 상당한 임팩트를 남겼다. 당시 황준서는 "김강민 선배가 타석에 들어섰을 때 다소 긴장됐지만, 최재훈 선배의 사인대로 스플리터를 많이 던져 결과가 좋았던 것 같다"라면서 "첫 실전 등판이었는데 이 정도면 만족스럽고,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19세 신인인데 "재미있었다"라고 표현한 것이 눈길이 간다.

올해 KBO 리그는 23일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있다. 김택연과 황준서는 당장 1군에서도 활용될 '즉시전력감'으로 꼽힌다. 과연 이들이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릴지, 그리고 올 시즌 '태풍'을 일으킬 슈퍼루키의 활약을 보여줄지 관심을 모은다. 일단 다저스를 상대로 보여준 '강심장투'는 강한 임팩트를 남긴 것이 확실하다.

▲ 두산 베어스 신인투수 김택연은 150km대 직구로 벌써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두산 베어스
▲ 2024 KBO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황준서는 가장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꼽히고 있다.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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