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불량품’ 양문석 공천 유지에…'원조 친노' 전해철 “저와 당 의원에 수박·고름이라 멸칭 반복. 용납 범위 벗어나”

김경호 2024. 3. 18.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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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이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발언 논란을 빚은 양문석 후보(경기 안산갑)의 공천을 사실상 유지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양 후보는 노 전 대통령 비하 발언 외에도 당내 비명계를 향한 강성 발언으로 과거 징계 조치를 받은 바 있다.

앞서 민주당 공천 경선에서 양 후보에 밀려 낙천한 전 의원이 양 후보 논란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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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문석, 봉하마을 찾아 속죄
전해철 의원 SNS “민주당 근간인 노무현정신 지켜야”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발언 논란을 빚은 양문석 후보(경기 안산갑)의 공천을 사실상 유지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양 후보는 지난 2008년 언론연대 사무총장 시절 뉴스 매체 ‘미디어스’에 “국민 60~70%가 반대한 한미 FTA를 밀어붙인 노무현 전 대통령은 불량품”이라는 내용의 칼럼을 기고한 바 있다.

발언 대상이 전직 대통령이라는 정치인이다 보니 ‘목발 경품’ 논란의 정봉주 전 의원 등 여타 사례와 다르게 봐야 한다는 게 당 지도부 시각이지만, 비명계의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SBS 라디오에서 “의원들 분위기는 상당히 여론이 안 좋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최고위원들의 다수가 문제가 없다고 결론을 내린 상태였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그 결론을 뒤집을 수 있는 상황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친명계는 “정치인에 대한 비판을 과연 막말로만 볼 수 있겠느냐에 대한 논란은 분명히 있다”(박성준 의원·YTN 라디오), “사과를 진정성 있게 한다면, 또 받아들여지고 하면 이 논란은 가라앉지 않을까”(한민수 대변인·YTN 라디오) 등 엄호를 이어갔다.

양 후보은 막말 논란이 확산하자 이날 오전 김해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이자리에서 기자와 만나 “사죄하는 마음으로 왔다. 유가족에 대한 사죄, 노무현 (전)대통령을 좋아하고 그리워한 국민에 대한 사죄”라고 말했다. 양 후보는 노 전 대통령 비하 발언 외에도 당내 비명계를 향한 강성 발언으로 과거 징계 조치를 받은 바 있다.

이 대표는 오전 서울 마포구 방문에서 양 후보와 관련한 기자 질문에 “양 후보의 발언이 지나쳤다. 사과해야 한다”면서도 “그 이상의 책임을 물을 것인지는 우리 국민들께서 판단할 것”이라며 공천 유지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재명 당대표는 같은날 오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양 후보와 관련한 질문이 쏟아지자 “다른 질문을 해달라” “기자회견을 마치겠다” 등 다소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며 피하기도 했다.

그러나 비명계에서는 여전히 양 후보에 대해 비판적 인식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양 후보와 경선에서 맞붙어 패한 전해철 의원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용납할 수 있는 범위를 넘었다”라며 “양 후보의 막말은 실수가 아니다. 세상을 보는 시각이자 인식의 표출”이라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 청와대에서 민정수석을 맡는 등 ‘원조 친노’로 분류된다.

앞서 민주당 공천 경선에서 양 후보에 밀려 낙천한 전 의원이 양 후보 논란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 의원은 경선 결과에 승복한 바 있다.

전 의원은 “저를 포함해 같은 당 소속 의원들에게 수박, 바퀴벌레, 고름이라 멸칭하는 것을 반복적으로 해 왔다”며 “지지하는 정당이 다른 국민을 ‘2찍’이라 폄훼하는 것에도 주저함이 없었다. 본인이 출마하겠다고 온 안산갑에 대해 ‘지저분하고 장난질 잘하는 동네’라고 규정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후보로서 이런 행태를 보여선 안 된다”고 강한 일침 했다.

그는 “이러한 막말과 경선에서의 불이익을 감내하면서도 민주당의 총선 승리와 당의 단합을 위해 경선 결과에 승복했다”며 “그러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욕하고 조롱하는 발언들에는 분노와 깊은 슬픔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전 의원은 “노무현 정신은 당의 뿌리이자 정체성의 근간이며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후보 공천 재고를 요구한 바 있는 김부겸 상임 선거대책위원장은 오전 선거대책회의 후 기자 질문에 “입장이 달라진 게 없다”면서도 계파 갈등 재발 우려에 대해선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며 말을 아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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