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이란과 우라늄 거래 의혹’ 제기…니제르, 군사협정 파기 ‘맞불’
미 ‘아프리카 외교’에 타격
아프리카 니제르가 돌연 미국과의 군사협정을 파기한 배경엔 이란과 니제르의 우라늄 거래 의혹이 있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이날 미국과 니제르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미국과 대테러 동맹을 끝내기로 한 니제르의 결정은 미국 고위 관리들이 니제르 군사정권과 이란이 비밀리에 우라늄을 거래하려 한다고 비난한 이후 전격적으로 이뤄졌다”고 했다. 아마두 압드라마네 니제르 군정 대변인은 전날 국영방송을 통해 “미국 대표단이 외교 의전을 지키지 않았다”며 군사협정 파기를 선언했다.
WSJ에 따르면 몰리 피 미 국무부 아프리카 담당 차관보는 지난주 니제르를 방문해 지난 1월 니제르 군부가 임명한 알리 마하만 라미네 진 총리가 이란을 찾아 고위 인사와 연쇄 회동하며 우라늄 거래 관련 논의를 진행했고, 지난달 잠정 합의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니제르는 미국 주장을 반박했다. 압드라마네 대변인은 “이란과 우라늄 거래를 체결한 적이 없다”며 “미국은 외교·군사 파트너를 선택할 니제르의 권한을 막으려 했고, 피 차관보는 거만한 태도로 일관했다”고 밝혔다. 니제르는 “미국은 과거에도 잘못된 정보로 이라크를 침공한 적이 있다”며 날을 세웠다.
미국 등 국제사회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이후 이란의 우라늄 확보 움직임에 예민하게 반응해왔다. 전문가들은 60%까지 농축된 우라늄은 보통 2주 안에 핵폭탄 제조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을 향한 실력 행사에 돌입했다고 평가했다.
니제르에선 지난해 7월 압두라흐마네 티아니 당시 대통령 경호실장이 이끄는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모하메드 바줌 대통령을 축출하고 권력을 잡은 뒤 말리·부르키나파소 등 인접국 군정과 협력을 강화하며 친러시아 행보를 보이고 있다. WSJ는 “아프리카 사헬에서 확산하고 있는 이슬람 반군을 억제하려는 미국 정부 노력에 심각한 타격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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