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출국’ 놓고 반박에 재반박…대통령실·공수처 정면충돌

강연주·유정인 기자 2024. 3. 18.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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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공수처도 허락…소환 안 했는데 귀국해 대기?”
공수처 “허락 없었다” 밝히자 대통령실 “대단히 부적절”

대통령실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18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주호주대사)의 출국금지 해제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대통령실이 공수처가 이 전 장관의 출국을 허락했다고 밝히자 공수처가 허락한 적 없다고 정면 반박한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가 공수처의 반박을 두고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재반박하고 나서면서 기싸움까지 벌어졌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에 낸 입장문에서 “(이 전 장관이) 법무부에서만 출국금지 해제 결정을 받은 게 아니라 공수처에서도 출국 허락을 받고 호주로 부임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전 장관은) 공수처의 소환 요청에 언제든 즉각 응할 것”이라며 “공수처가 조사 준비가 되지 않아 소환도 안 한 상태에서 재외공관장이 국내에 들어와 마냥 대기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의 입장문이 나온 뒤 공수처도 입장문을 냈다. 공수처는 “사건관계인(이 전 장관)이 법무부에 제출한 출국금지 이의신청에 대해 출국금지 유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법무부에) 제출했다”며 “공수처는 출국금지 해제 권한이 없다. 따라서 해당 사건관계인 조사 과정에서 출국을 허락한 적이 없다”고 했다.

이어 공수처는 “출국금지 해제 과정의 구체적 내용은 물론 소환조사 일정 등 수사 상황에 대해 확인드리기 어렵다는 것이 일관된 입장”이라면서도 “대통령실 입장 내용 중 일부 사실관계가 다른 부분이 있어 말씀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전 장관은 채모 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 사건의 핵심 피의자로 공수처에 고발된 상태다. 공수처는 지난해 12월 이 전 장관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했고, 이 전 장관은 이달 초 주호주대사로 임명된 이후 법무부에 출국금지 해제를 위한 이의신청을 냈다.

당시 공수처는 법무부에 “이 전 장관의 출국금지 해제 조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제시했지만, 법무부는 공수처가 이 전 장관에 대한 소환조사 없이 출국금지를 연장했고 당사자가 향후 조사에도 적극적으로 응하겠다고 밝힌 점을 종합해 출국금지 조치를 해제했다고 밝혔다.

공수처의 반박에 대해 대통령실은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재반박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이 대사는 공수처에 자진출석해 4시간 조사를 받고 추가 조사 날짜를 알려주면 오겠다고 했고 공수처도 ‘오케이’하면서 기일을 정해 알리겠다고 했다”며 “(대사 임명 뒤 출국을 아는 상황에서) 이것이 공수처가 출국을 허락한 게 아니면 무엇인가”라고 말했다.

강연주·유정인 기자 pla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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