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이후 두번" 금리인하 신중론… 美대선주자 입김이 변수

박종원 2024. 3. 18.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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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연준 금리 발표에 쏠린 눈
경제학자들, 6월 인하설 비관적
소비·생산물가 상승세 등 '배경'
시장선 주요지표인 점도표 주목
바이든 정부 선거앞 서두를수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3월 기준금리 결정이 다가오면서 연준의 금리 전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동결로 예상되는 3월 금리보다 연준이 올해 몇 번이나 금리를 내릴 지 주목하고 있다. 오는 6월부터 3회 인하를 기대하던 전문가들은 최근 다시 치솟는 물가를 지적하며 7월 이후 2회 인하 가능성을 제시했다.

■3개월 만에 공개되는 점도표

연준은 한국시간으로 21일(현지시간) 오전 3시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발표한다. 연준은 지난해 9월부터 기준 금리를 5.25~5.5%로 동결하고 있으며 이는 올해 기준으로 2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제공하는 시장분석도구인 페드워치로 미 기준금리 선물 거래인들의 매매형태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17일 기준으로 연준이 21일에 금리를 동결할 확률은 99%였다.

시장에서는 금리 결정보다 점도표에 주목하고 있다. 점도표는 FOMC 위원들이 각 연도별 연말 기준으로 적정하다고 생각하는 금리 전망치를 점으로 찍어 표현한 자료다. 해당 숫자는 위원들의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시장에서는 이를 중요한 금리 지표로 간주한다. 연준은 1년에 8번 FOMC 회의를 열어 금리를 결정하고 분기마다 1번씩, 1년에 총 4번(3월·6월·9월·12월)의 FOMC 회의에 맞춰 점도표를 공개한다. 지난해 12월 공개된 점도표에 따르면 FOMC 위원 19명 가운데 11명은 올해 말 기준 금리가 4.5~4.75% 사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지금보다 기준금리가 최소 0.75%p 내려간다는 의미다. 연준은 1987~2006년까지 연준 의장을 지냈던 앨런 그린스펀 재임 당시부터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면 0.25%p 단위로 금리를 조정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연준이 올해 0.25%p씩 3차례에 걸쳐 금리를 낮춘다고 예상했으며 첫 인하 시기를 6월로 꼽았다. 페드워치에 의하면 5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5.4%였으나 6월 인하 가능성은 55.3%에 달했다.

■빨라야 7월, 2회 인하 가능성

경제학자들은 금리 인하와 관련해 시장 관계자들의 전망이 담긴 페드워치보다 조심스러운 의견을 내놨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8일 미국 시카고 부스경영대학원과 함께 진행한 설문 결과를 공개했다. 이달 8~13일에 걸쳐 설문에 참여한 38명의 경제학자 가운데 첫 금리 인하가 6월 이후라고 보는 응답자는 전체 8%에 불과했다. 7월 이후 및 9월 이후로 보는 비율은 각각 26%, 55%였다. FT는 조사 대상 중 3분의 2 이상이 올해 금리 인하 횟수를 2회 이하로 본다고 전했다.

전망이 어두워진 이유는 최근 미국의 물가상승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미 노동부는 12일 발표에서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3.2%라고 밝혔다. 이는 1월 상승률 및 시장 전망치였던 3.1%보다 높은 숫자다. 1월 CPI 상승률 역시 시장 전망치(2.9%)보다 높았다. 미 노동부는 14일 발표에서 2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0.6%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에너지와 식품 등을 제외한 근원 PPI도 전월 대비 0.4% 올라 시장 전망치(0.2%)를 웃돌았다.

미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백악관 국가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는 "연준은 진심으로 금리를 낮추고 싶다"면서 "연준 인사들의 모든 몸짓이 금리 인하를 향하고 있지만 경제 지표 때문에 그럴 수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물가상승 극복의 마지막 구간이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해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이 물가 진단에서 CPI보다 신뢰하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변동을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상무부에서 발표하는 PCE 상승률은 측정 비중이 달라 CPI 상승률보다 비교적 낮다. 미국의 1월 PCE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4%로 연준이 물가 안정 목표로 제시한 2%에 근접했다. 2월 PCE 수치는 이달 29일 나온다.

■선거철 눈치에 6월 인하 가능성

금리 인하가 정치 압박에 빨라질 수도 있다. 오는 11월 대선을 치르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기록적으로 높은 금리 때문에 정치적 부담이 크다. 바이든은 2022년 5월만 해도 WSJ 기고문에서 물가를 낮추기 위한 연준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후 미 상원에서 은행위원장을 맡은 셰러드 브라운 의원(민주·오하이오주)은 지난 1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게 서한을 보내 고금리가 중소기업에 타격을 주고, 많은 미국인의 주택 구입을 막는다며 금리인하를 촉구했다.

외신들은 바이든 정부의 지지율 반등이 금리 인하에 달렸다고 예상했다. FT는 바이든 정부가 11월 대선에 앞서 유권자들의 주택담보대출 부담을 낮추기 위해 기준금리가 코로나19의 창궐 이전으로 최대한 빨리 돌아가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바이든은 지난 11일 미 의회에 제출한 2025년 회계연도 예산 제안서에서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으로 인한 중산층 부담을 덜기 위해 향후 2년간 월 400달러(약 53만원)의 세액 공제를 제공하는 내용을 담았다. FT는 바이든의 세액 공제 노력이 금리 인하만한 효과는 없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파월은 이달 7일 상원 은행·주택·도시 문제위원회 청문회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를 향해 계속해서 이동하고 있다는 확신이 더 들기를 기다리고 있다"며 "그 지점에서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연준 수석이코노미스트 출신으로 미 투자사 드레퓌스 앤 멜론에서 같은 직책을 맡고 있는 빈센트 라인하트는 대선 일정이 금리 결정에 영향을 끼친다고 예상했다. 그는 "지표에 따른 최적의 인하 시점은 9월이지만 정치인들은 6월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인하트는 9월에 금리를 내리기 시작하면 대선에 너무 임박하다고 지적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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