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구뿐 아니라 지구 공동체를 고민하는 후보를 선택하자 [왜냐면]

한겨레 2024. 3. 18.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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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후보들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공약을 제시하고, 우리는 현안을 해결할 후보를 고심한다.

크게 보면 우리는 지구라는 한 공동체의 구성원이며, 국회는 우리 국민을 대표해 인류 공동의 미래를 위협하는 거대한 국제적 현안 해소에 기여해야 하는 임무를 지녔다.

이제 우리나라 인도적 지원의 질적, 제도적 개선을 논의하는 공간을 국회의원 연구단체 등을 통해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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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동아체주 쿠알라 파렉 해변 숲에서 인도네시아 해군이 이곳에 도착한 로힝야족 난민 어린이들에게 음식을 나눠주고 있다. 동아체/EPA 연합뉴스

안진희 | 월드비전 인도적지원정책 책임매니저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후보들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공약을 제시하고, 우리는 현안을 해결할 후보를 고심한다. 이때 우리가 간과해선 안 되는 사실이 있다. 오는 4월10일, 우리가 선택할 국회의 영향력은 한 지역구 혹은 국내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것이다. 크게 보면 우리는 지구라는 한 공동체의 구성원이며, 국회는 우리 국민을 대표해 인류 공동의 미래를 위협하는 거대한 국제적 현안 해소에 기여해야 하는 임무를 지녔다.

현재 지구 공동체를 위협하는 가장 큰 문제는 우크라이나·중동 분쟁, 기후 재난, 전염병과 같은 글로벌 인도주의 위기의 고조다. 전 세계 인도적 지원이 절실한 이들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단 3년 만에 2배 이상 급증했고, 이제 미국 인구에 맞먹는 3억명 이상이 되었다. 그러나 이들을 위한 국제사회의 지원은 충분치 않다. 지난해 인도적 지원 요청 자금의 40%만 채워지면서 지원을 받지 못한 인구가 지난 3년 중 가장 많았다.

제22대 국회가 마주할 세계는 위태롭다. 이 전례 없는 글로벌 인도주의 위기는 우리 국회에 이전과는 다른 행동을 요구한다. 먼저 국회는 인도적 지원의 법적 근거를 강화해야 한다. 현행 ‘해외 긴급구호에 관한 법률’은 인도적 지원의 일부인 긴급구호만을 다뤄 재난 예방이나 사후 재건 복구를 위한 활동을 포괄하지 않아 실제 재난 취약 지역에서의 지원 현실을 반영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인도적 지원 전체 활동에 대한 정의, 목적, 원칙에 대한 근거를 담은 법률 개정을 통해 제도적 발전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가장 취약한 아동과 주민에게 인도적 지원 예산을 배정하도록 해야 한다.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로힝야 난민촌 등 위기가 만성적으로 지속돼, 인도적 필요는 상당함에도 대중의 관심에서는 멀어지고 있는 지역들이 정부의 지원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아동, 여성, 장애인과 같이 사회적, 경제적, 신체적으로 재난 시 더 취약한 상황에 놓이는 이들에 중점에 둔 지원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주민 접점에서 일하며 이들의 필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민사회와의 파트너십을 확대해야 한다. 현재 정부의 인도적 지원에서 민관 협력은 그 규모가 1%도 되지 않는 점을 감안해 확대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국회는 정부, 시민사회, 국제기구 등 주요 인도주의 행위자 간 정책 논의 활성화를 위한 플랫폼을 구성해야 한다. 그동안 국제사회는 ‘인도적 대합의’ 등 인도적 지원의 효과성, 효율성, 책무성,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담론을 형성해 왔으나, 이러한 의제를 국내 정치적 공간에서는 활발히 논의하지 않았다. 2024년 정부의 인도적 지원 예산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확대될 만큼 그 중요도가 높아졌다. 이제 우리나라 인도적 지원의 질적, 제도적 개선을 논의하는 공간을 국회의원 연구단체 등을 통해 마련해야 한다.

한국전쟁 당시 우리는 60개국으로부터 지원을 받았다. 당시 유엔 회원국 역시 60개국이었음을 고려하면, 우리는 국제사회의 엄청난 도움을 받은 셈이다. ‘인류애’라는 사랑이 식어가는 위태로운 이 시대, 이제는 우리가 국제사회에 이 고귀한 가치를 다시금 일깨우기를 바란다면 투표소로 향하기 전에 글로벌 인도주의 위기에 대한 각 후보의 관점이 어떠한지, 우리를 대표해 인류 공동의 위협에 대응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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