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조弗 금융거래망 마비될라"…'후티'에 찢어진 해저케이블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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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10조달러의 온라인 금융 거래가 오가는 중동 홍해 해저케이블 손상 정도가 심상치 않다.
예멘 후티 반군 공격으로 지난달 침몰한 영국 상선 루비마르호 닻이 해저케이블을 찢었거나, 후티 반군이 고의로 테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해저케이블이 절단된 원인은 침몰 상선에 의한 케이블 손상 또는 예멘 후티 반군의 고의적인 테러로 추정된다.
미국은 지난달 18일 예멘 후티 반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홍해에서 침몰한 루비마르호가 해저케이블 위에 가라앉으면서 날카로운 닻이 케이블을 절단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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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서비스경로 재조정했다"
"추가 절단땐 국가단위 피해"
매일 10조달러의 온라인 금융 거래가 오가는 중동 홍해 해저케이블 손상 정도가 심상치 않다. 예멘 후티 반군 공격으로 지난달 침몰한 영국 상선 루비마르호 닻이 해저케이블을 찢었거나, 후티 반군이 고의로 테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케이블 2~3개가 더 끊어졌을 때 국가 단위 '데이터 마비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통신사들이 예멘 후티 반군 공격 후 홍해를 통하는 온라인 트래픽 경로를 변경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설된 해저케이블 25% 이상이 절단·손상되면서 데이터 흐름에 장애가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관련 통신사와 기술기업은 인터넷 트래픽 문제로 경로를 다시 잡거나 우회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 마이크로소프트(MS)는 FT에 "홍해의 지속적인 케이블 절단으로 아프리카 동부 해안 전체 용량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그 결과 인터넷 트래픽 경로를 재지정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홍콩에 본사를 두고 전 세계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HGC글로벌커뮤니케이션은 "여러 케이블이 절단된 후 데이터 트래픽의 25%가 영향을 받고 있고 트래픽 경로를 변경하는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해저케이블을 소유하고 있는 시콤(Seacom)은 "지난달부터 동부와 남부 아프리카 전역의 비즈니스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 서비스 경로를 재조정했다"고 전했다.
홍해 일대는 국제무역의 주요 항로이면서 온라인 데이터 전송의 핵심 통로이기도 하다. FT에 따르면 홍해 일대에 깔린 해저케이블은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 유럽 간 주요 인터넷 데이터 전송의 99%를 담당한다. 컨설팅사인 텔레지오그래피는 홍해 케이블을 통해 매일 10조달러 이상 금융 거래가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해저케이블이 절단된 원인은 침몰 상선에 의한 케이블 손상 또는 예멘 후티 반군의 고의적인 테러로 추정된다. 미국은 지난달 18일 예멘 후티 반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홍해에서 침몰한 루비마르호가 해저케이블 위에 가라앉으면서 날카로운 닻이 케이블을 절단했다고 보고 있다.
또 일각에서는 후티 반군의 테러라는 추정이 나왔지만, 후티 반군 측은 자신들 소행이 아니라는 주장을 내놓았다.
해저케이블 업체들은 올해 2분기부터 수리에 들어갈 계획이지만 예멘 후티 반군의 도발을 걱정하고 있다. 시콤은 "2분기 케이블 수리에 낙관적"이라면서도 "이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으로 예기치 않은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추가적인 해저케이블 절단 사고가 일어나면 국가적 차원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앨런 몰딘 텔레지오그래피 연구책임자는 "케이블 2~3개가 더 끊어지고 그것이 대용량 케이블이라면 특정 네트워크 사업자나 국가의 연결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탈리아 케이블 건설사 우니티레노의 크리스 반 지니크 베르그만은 "최악의 시나리오는 모든 케이블이 절단되는 것으로, 이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며 "예컨대 한 트레이딩 회사의 케이블이 끊어지면 대체 연결을 구축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만큼 거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식 거래가 일시적으로 단절되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과거 지진으로 발생한 해저케이블 단절 사고 때문에 홍콩, 대만, 중국 등에서 금융 전산망이 마비된 사례도 있다. 2006년 12월 대만에서 규모 7.1 지진이 발생하면서 해저케이블이 끊어졌고 복구까지 수일 동안 홍콩, 대만, 중국발 금융 거래가 중단된 바 있다. 당시 여파로 미국과 한국에서는 국제금융 결제가 지연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진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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