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따라 몰린다더니 결국 기숙사…SK D&D, 숙대에 임대주택 통임대

이윤희 2024. 3. 18.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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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보다 낮은 수요에 난항 겪여
지속적 공실로 수익률 악화 예상

'밀레니얼 1인가구를 위한 공유 주거공간', '가구도 필요 없고 한 달도 입주 가능', '다양하고 흥미로운 거주자들의 거뮤니티'…. 서울 시내 주요입지를 중심으로 공유 주거공간 '코리빙 하우스'가 속속 들어서고 있다. 하지만 예상보다 낮은 수요에 어려움을 겪는 곳들도 적지 않다. 지속적인 공실로 인해 수익률 악화가 예상되자 대학의 외부임대주택으로 통계약한 사례도 나타났다.

1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종합 부동산기업 SK디앤디는 숙명여대와 외부임대주택 공급계약을 맺고 '에피소드(episode) 신촌 369'의 입주자를 맞이했다. 에피소드는 SK디앤디가 공급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기업형 임대주택 브랜드다. 1학기(3월~8월) 입주자 191명은 지난달 28일과 29일 동안 입실을 완료했다. 이밖에도 지난달 진행한 입실자 모집에서 추가 합격한 학생들의 일부는 강북구 수유동에 위치한 '에피소드 수유 838'에 배정됐다.

에피소드 신촌은 지난 2021년 11월 준공한 지하 5층 지상 20층, 연면적 2만1953㎡의 기업형 임대주택이다. 에피소드 신촌이 숙대 학생들에게 책정한 임대료는 3인실의 경우, 학부생은 월 34만2000원, 대학원생은 64만2000원이다.학부생의 경우 매달 30만원 수준의 장학금을 적용받는다. 임대료는 6개월분을 미리 내고, 주차·관리비는 따로다. 최초 입실 시 납부하는 시설보증금은 50만원이다.

에피소드 신촌의 임대료 시세는 방의 크기나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3인실로 사용되는 25㎡ 이상 평형이 보증금 1000만원에 월 150만~200만원 수준이다. 숙대생 입주자 3인의 임대료를 장학금을 적용하지 않고 더해보면 190만원 이상으로 엇비슷하다. 관리비는 3.3㎡당 월 2만2000원 수준이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에 따르면, 평형이 비슷한 신촌 'P 오피스텔'이 보증금 1000만원에 월 100만~110만원, 'Y오피스텔'이 보증금1000만원에 월 80만원 수준이고, 인근의 다가구 원룸 주택의 월세는 65만~80만원인데 비해 에피소드의 임대료는 주변 시세를 크게 웃돈다. 월 관리비도 거의 2배다. 에피소드는 다양한 부대 시설과 커뮤니티 서비스, 전문 운영 업체의 시설 관리 등을 내세워 비교적 높은 임대료를 책정했다.

임대료가 비싸기도 하지만 이 외부임대주택들은 거리가 멀어, 재학생들의 학업을 돕기 위해 존재하는 기숙사의 의미가 있는지도 의문이다. 기존 트윈시티는 용산구 청파동에 위치한 숙명여대 제 1캠퍼스에서 도보 20분 거리에 위치했지만, 에피소드 신촌은 대중교통을 이용해도 30분 이상이 소요된다. 에피소드 수유의 경우 학교로부터 약 26km나 떨어져 전철과 도보로 50분이 넘게 걸리는 원거리 통학이 예상된다.

SK디앤디는 에피소드 브랜드를 통해 서울 서초와 강남, 신촌, 성수, 수유 등 시내 주요 지역에서 1인 가구를 위한 원룸 등 약 3000여실을 공급하고 있다. 에피소드는 침실은 개인 공간으로 쓰면서 거실과 주방 등을 공유공간으로 다른 입주자들과 함께 쓰는 코리빙(Co-Living) 하우스를 표방한다. 한달 이상의 단기계약도 가능하고 가전과 가구 제품을 구독해 빌려쓸 수 있다.

업체에서는 대학생과 20~30대 직장인부터 회사원, 사업가, 프리랜서, 크리에이터 등 다양한 계층의 거주자들에게 주거 이상의 교류와 공유라는 개념의 플랫폼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했지만, 실상은 대학의 외부임대주택으로 거의 대부분의 물량을 밀어낼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지역 내에서 비싼 임대료를 지불할 만한 수요는 예상보다 적었던 것으로 보인다. 1년 계약시 3개월에서 최대 5개월의 렌트프리(무상임대)를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할 만큼 공실 문제가 나타났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에피소드의 경우 SK디앤디가 100%출자한 자산관리회사 디앤디인베스트먼트가 운용하는 리츠를 건설형 임대주택사업자로 등록해 운영하고 있다. 영국계 부동산 회사 세빌스에 따르면 직접 임대 운영에 따른 코리빙 하우스의 연간 투자 수익률(연간 총임대수익/ 총사업비에서 보증금을 제외한 값)은 약 3%대 후반에서 4% 후반으로 추정된다. 매각 차익을 기대할 수는 있지만, 당장 공실이 생길 경우 수익률은 이보다 낮아진다.

SK디앤디 관계자는 "에피소드는 각 지역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다양한 임차인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 중이며, 숙명여대와의 계약 역시 이러한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에피소드 신촌은 월별로 부침은 있지만 평균적으로 높은 임대율을 보여왔다"고 설명했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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