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담 웹'도 흥행 참패…마블의 참혹한 현실
박상후 기자 2024. 3. 18. 17:34
부진을 끊을 수 없었다.
미국 영화 제작사 마블 스튜디오의 하락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야심차게 소니 스파이더맨 유니버스 네 번째 작품으로 돌아왔으나 국내 관객들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못해 차갑다.
지난 13일 개봉한 영화 '마담 웹(S.J.클락슨 감독)'은 인기작 '스파이더맨' 스핀오프로 '스파이더맨' 시리즈에 나왔던 캐릭터 '마담 웹'을 기반으로 한 실사 영화다.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2019)과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2021)이 각각 802만 명, 755만 명을 동원한 만큼 마블 스튜디오의 위기를 기회로 바꿀 기대작으로 많은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 보니 예상과 다른 상황이 펼쳐졌다. 오프닝 스코어는 1816명으로 초라한 수치를 나타냈으며 개봉 첫 주말 3일 동안 7024명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18일 기준 누적관객수는 1만2634명이다. 박스오피스 순위도 '마블 스튜디오 작품'이란 명성에 어울리지 않게 13위를 기록 중이다.
'마담 웹'의 흥행 실패는 '스파이더맨' 유니버스와 연결되지 않는 독립적인 세계관 영향이 크다. 여기에 구체적인 설정이 없는 캐릭터들과 작품의 퀄리티와 완성도 또한 낮아 두텁다고 소문난 '스파이더맨' 팬들마저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
마블 스튜디오 부진은 1397만 명을 동원한 '어벤져스: 엔드게임'(2019) 이후 시작됐다. '스파이더맨'과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를 제외하고 '토르: 러브 앤 썬더'(2022) '블랙팬서: 와칸다 포에버'(2022) '앤트맨과 와스프: 퀸텀매니아'(2023) 모두 미미한 관심 속 3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끌어모으지 못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 마동석과 박서준의 첫 마블 스튜디오 출연작 역시 어려움을 겪었다. 마동석이 길가메시 역으로 출연한 '이터널스'(2021)는 간신히 300만 관객에 턱걸이 했고 얀 왕자 캐릭터로 함께한 박서준의 할리우드 진출작 '더 마블스'(2023) 경우 69만 명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이러한 흐름이 지속되자 마블 스튜디오의 시리즈 제작도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페이지 식스(page six)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월드디즈니컴퍼니 로버트 앨런 아이거(Robert Allen Iger)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이터널스' '앤트맨' '캡틴 마블'의 후속작을 제작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마블 스튜디오 케빈 파이기(Kevin Feige) 사장(CCO)은 해당 작품들의 속편 제작을 원했으나 실패 위험이 적고 흥행 가능성이 높은 작품에 집중하고자 하는 로버트 앨런 아이거의 의견을 따르기로 했다.
올해 마블 스튜디오는 '마담 웹'을 시작으로 '크레이븐 더 헌터' '베놈 3: 더 라스트 댄스' '데드풀과 울버린' 등을 공개할 예정이다. 해당 작품들이 부진의 늪에 빠진 마블 스튜디오를 구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상후 엔터뉴스팀 기자 park.sanghoo@jtbc.co.kr(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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