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포럼] 조마조마한 삼성 위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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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부쩍 삼성전자의 위기를 말하는 사람이 많다.
핵심 사업인 반도체 부문이 예전 같은 시장 장악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데다 미래 비전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게 삼성 위기론의 골자다.
또한 HBM팀을 해체할 때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 경영 초점을 맞췄다.
삼성전자 사업 지원 태스크포스(TF)가 과거 미래전략실(미전실)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고 해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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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의 M&A 찾기 힘들어
중장기 미래 전략 이끌어갈
컨트롤타워 부활 시급하다
요즘 부쩍 삼성전자의 위기를 말하는 사람이 많다. 핵심 사업인 반도체 부문이 예전 같은 시장 장악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데다 미래 비전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게 삼성 위기론의 골자다.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인 피규어AI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삼성의 인수·합병(M&A) 대상으로 꼽혔다.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위협할 만큼 강력한 기술력을 인정받은 기업이다. 삼성전자 고위 경영진들이 실리콘밸리로 건너가 피규어AI의 인수 가능성을 타진했으나 불발에 그쳤다. 오픈AI를 등에 업은 마이크로소프트(MS)가 매력적인 조건으로 대규모 투자에 나선 데다 아마존, 엔비디아 등이 뛰어들면서 기회를 놓친 것이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등장과 함께 로봇 산업은 일대 전환기를 맞고 있다. 특히 인간의 지능을 닮은 휴머노이드는 삼성의 미래 먹거리로 손색이 없는 거대 성장 산업이다. 삼성이 잠시 머뭇거리는 사이에 미국, 중국, 일본의 경쟁 기업들이 로봇 시장을 선점해버릴지 모른다.
SK하이닉스에 한 발 뒤진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은 삼성의 자존심을 구겨버린 사례다. 메모리 최강자 삼성은 지난 2019년 HBM팀을 해체하면서 개발 타이밍을 놓치는 우를 범했다. AI의 개화가 지금처럼 빨라지리라 예상하지 못한 것이다. 2022년 말에 챗GPT가 혜성처럼 등장하면서 AI 연산을 뒷받침할 HBM의 수요는 급증하기 시작했다. 또한 HBM팀을 해체할 때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 경영 초점을 맞췄다. 마치 임기가 정해진 전문 경영인이 단기 목표에 치중하는 행태와 흡사했다.
재계는 이재용 회장을 끈질기게 괴롭힌 사법리스크가 결국 기업가정신의 발현을 짓눌렀다고 진단한다. 2016년 말부터 이어진 수사와 재판은 삼성 특유의 파괴적 혁신과 스피드 경영을 실종시키는 빌미를 제공했다. 기업이 오너 경영자 한 명에게 좌지우지돼선 안 된다고 지적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매년 수십조 원의 투자를 적시에 과감하게 결정해야 할 삼성전자라면 얘기가 다르다.
삼성전자가 베트남에 휴대폰 1공장을 짓고 가동에 들어갔을 때다. 초창기 가동률은 30%에 불과했다. 그런데 이건희 회장은 같은 규모의 2공장을 베트남에 지으라고 지시했다. 당시 삼성 미래전략실에 근무했던 한 인사는 "이해하기 힘들었다. 1공장 가동률을 높이면 되는데 무리한 투자가 아닌지 걱정이 됐다"고 회상했다. 이재용 당시 부회장의 주도하에 2014년 완공된 베트남 2공장은 이듬해인 2015년에 1공장의 매출을 앞질렀다. 그리고 이 두 개의 공장이 갤럭시폰 세계 판매량의 절반가량을 책임지는 주력 기지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최근 불거진 삼성 위기론은 결국 온전한 리더십을 발휘하기 힘든 여건에서 비롯된다. 그리고 사법리스크에 여전히 시달리는 이재용 회장을 뒷받침할 수습 카드는 '컨트롤타워의 부활'이다. 삼성전자 사업 지원 태스크포스(TF)가 과거 미래전략실(미전실)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고 해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삼성의 10년, 20년 후를 책임질 미래 신수종 사업을 찾는 데도 한계가 있다.
작년 말 사장단 인사에서 '미래사업기획단'을 발족시킨 건 다행스러운 결정이다. 차제에 컨트롤타워 복원과 함께 중장기 전략 수립과 대형 M&A, 사업 조정을 위한 역량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이재용 회장이 2017년 미전실 해체 결단을 내렸지만 번복을 두려워할 문제가 아니다. 삼성이 갈 길을 잃고 표류한다면 국가 전체에 회복하기 힘든 충격을 주게 된다. 오너 경영자에 대한 오랜 수사와 재판으로 짓눌렸던 삼성의 스피드 DNA와 승부 근성이 되살아나야 한다.
[황인혁 산업부장(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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