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축구생각] 정몽규 회장, 역대 회장과 어떻게 다른가?

김덕기 2024. 3. 18.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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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한국 축구는 1933년 조선축구협회 창립과 더불어 비로소 존재감을 드러내며, 초대 고(故) 박승빈 회장 추대에 이어 제2대 故 여운영▶제3대 故 고원훈 회장 선임에 의한 집행부 구성으로 한국 축구 존재감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하지만 1938년 일제의 모든 체육단체 해산으로 조선축구협회 역시 강제 해산되며 한국 축구는 암흑기에 빠져 들었다. 그러나 한국축구는 1945년 해방과 함께 조선축구협회를 재창립한 후, 1948년 6월 국제축구연맹(FIFA) 가입에 이어 그해 9월 대한축구협회(KFA)로 명칭을 개칭, 12월 제6대 故 하경덕 회장 체제를 출범시키며 현재 협회 창립 91주년을 맞고 있다.

협회 창립 91주년 동안 한국 축구를 이끈 수장은 현 제54대 정몽규(62) 회장까지 총 27명이다. 이같은 회장 인물편을 살펴보면 1970년대 까지 정부 고위 공직자 및 정치인이 주류를 이뤘다. 그렇지만 수장으로서 진정한 축구 사랑을 실천하며 한국축구 발전을 위해 희생한 회장은 그리 많지 않다. 1945년 이후 한국 축구를 준비기▶단련기▶이행기▶완성기로 구분한다면, 이 4단계 기간동안 준비기의 한국 축구를 책임진 수장은 제31, 32대 故 장덕진 회장으로 손꼽힌다.

정부 고위 공직자였던 장덕진 회장은 일제 강점기 영향으로 위축되어 있던, 한국 축구에 1969년 한 해에만 무려 9개의 금융 축구팀을 창단시키며 축구 활성화에 기름을 부었다. 뿐만 아니라 장덕진 회장은 당시로선 거액인 1억여원에 달하는 축구 발전 기금을 조성 축구 발전에 엄청난 기여를 했다. 이에 날개를 단 한국 축구는 제35, 36, 37 故 김윤하▶제38대 박준홍(77) 회장 체제까지 단련기 과정에 전념하며 내실을 기하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이를 발판으로 한국 축구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킨 수장은 바로, 제39, 40, 41, 42, 43대 최순영(85) 회장이다. 신동아그룹 총수였던 최순영 회장은 최초의 기업인 수장이라는 상징성을 무기로 막대한 사재 출현과, 자회사 프로팀 할렐루야 창단까지 성취시키며 한국 축구의 확실한 단련기를 이끈 수장으로서 평가받고 있다. 이런 최순영 회장은 한국 축구 발전의 대전환점인 1983년 프로축구를 출범시킨 것은 물론, 한국 축구를 32년 만에 1986년 FIFA 멕시코 월드컵 본선까지 진출시키는 리더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단련기인 최순영 회장 체제에서 '일취월장'한 한국 축구는 제45, 46대 김우중(1936.12~2019.12) 회장이 이행기를 이끄는 수장으로서, 최순영 회장에 뒤를 잇는 아낌없는 사재 출연과 함께, 대우그룹 오너로서 대우 로얄즈 프로축구단을 창단 프로 축구 발전과 더불어 1980년대 후반까지, 아시아 축구를 호령하며 국제 경쟁력 향상에 의한 한국 축구 위상 강화를 실현시켰다. 이어 마지막 한국축구 완성기를 이끈 수장은 제47, 48, 49, 50대 정몽준(73) 회장이다.

아산재단 이사장이었던 정몽준 회장은 KFA 수장에 등극 한국 축구 완성기를 이끌며, 2002년 FIFA 한.일 월드컵 유치의 주도적 역할을 한데 이어 거스 히딩크(78.네덜란드) 감독 영입에 의한 4강 신화를 창조 역대 회장 중 가장 두드러진 공헌자로 자리매김해 있다. 정몽준 회장은 당시 한국 축구 약점 중 하나였던 한국 축구 외교력 부재도, FIFA 부회장에 선임되어 17년간 재임 이를 극복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따라서 정몽준 회장은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한 헌신과 노력을 인정 받으며, 명예 회장으로 추대되어 한국 축구 '명예의 전당 헌액'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정몽준 회장에 대한 평가는 분명히 호불호가 갈린다. 그 중 정몽준 회장의 진정성 있는 사재 출현(아산재단 법인 출연금)에 대한 논란과 국회의원으로서 KFA 회장직을 겸직 축구를 정치화 했으며 17년간의 장기 집권으로 KFA 조직이 사조직화되며 권위주위에 물들게 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2010년 FIFA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 한국과 북한 간의, 서울 경기에 인공기 게양과 북한 국가연주에 긍정적인 입장 등을 피력했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 해주고 있다.

또한 FIFA의 정몽준 회장에 대한 2002 한일 FIFA 월드컵 국제축구기금 관련 19년 자격 정지 제재 추진은 정몽준 회장의 축구 공적에 실로 찬물을 끼얹는 '명예 실추'로 간주된다. 이런 현실에 정몽준 회장 체제에서 최고위 수뇌부를 역임한 제 51대 조중연(78) 회장은, 그야말로 정몽준 회장의 공적을 무색케 하는 사건, 사고로 얼룩진 KFA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정몽준 회장에게 까지 비판의 화살이 돌아가는 무능력, 무책임의 끝판왕을 보여줬다.

조중연 회장에게는 축구인 출신 KFA 회장이라는 자부심이 있었다. 그러나 밀실 행정의 극치를 보여주며 대표팀 감독을 경질하고 개인적으로는 부부동반 KFA 공금 부당 사용과 수뇌부의 유흥단란주점, 안마시술소, 피부미용실 등 KFA 법인카드 불법 사용으로 인한 법적인 조치를 받는 최악의 사태를 유발시켰다. 아울러 KFA 임직원에게 공갈 협박을 당하며 거금의 위로금을 지급하는 엽기적인 수장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밖에 KFA 임직원 공개채용을 무시한 채 비공개로 특별채용하고 이 과정에서 직급을 남용하기도 했다. 이어 직원에게 명분없는 수당을 부당 지급하여 KFA 규정을 무력화시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2013년 제52대 KFA 회장에 오르며 현재 3연임의 정몽규 회장 역시도, 현실적인 한국 축구 발전 보다는 취임 첫 사업 추진에 여동생이 운영하는, 인테리어업체에 축구회관 리모델링공사 몰아줬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출발부터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현재 정몽규 회장에게 역대 회장과는 다른 특이점이 있다면 그것은, 축구 발전에 역행하는 정책 추진과 더불어 개인 입신을 위한 수단에만 집착하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이런 모순된 정책 추진으로 한국 축구는 '만신창이' 신세로 전락해 있다. 그렇다면 과연 정몽규 회장이 처음부터 진실된 축구 사랑을 실천에 옮길 마음을 가지고 KFA 수장에 도전 했을까. 이같은 의구심에 정몽규회장 재임 11년 동안 2015년 KFA 축구사랑나눔재단 1천만원과, 2018년 KFA 2천만원 등 단 두 번에 걸쳐 기부한 사재 3천만원이 대두된다.

물론 정몽규 회장도 축구발전 명목으로 2014년 5억원, 2015년 40억원, 2017년 10억원 2018년 20억원, 2019년 20억원 등 총 55억원 가량을 출연한데 이어, 2023년 FIFA 카타르 월드컵 선수 포상금으로 20억원(대통령 언급 후 공약)을 기부했다. 그러나 이는 장덕진, 최순영, 김우중 회장이 출연한 성격의 사재가 아니며, 오직 정몽규 회장사인 (주) HDC 현대산업개발에서 지급한 '법인'을 이용한 생색내기 및 비판 무마용 출연금일 뿐이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정몽규 회장은 위르겐 클린스만(60.독일) 감독 경질로 인한 약 70~100억원으로 예측되는 위약금 문제의 사재 출연 해결은 필연이다. 단언컨대 위약금 문제 해결을 FIFA 카타르 월드컵 선수 포상금 꼼수 지급 계획과 같은 의도를 가져서는 안 된다. 즉, KFA 예산 유용은 '불가'라는 뜻이다. 2024년 KFA 예산은 1876억원이다. 정몽규 회장은 진정으로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한다면, 이 예산 집행에 변화를 가져올 필요성이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그 집행의 당면 과제는 지도자 처우 개선과 축구 활성화를 위한 집행이다. 한국 축구에 최대 아킬레스건은 지도자 고용 불안이다. 여기에 보험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 등과 같은 4대 보험 혜택은 '언감생심'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정몽규 회장은 대표팀 운영에 관한 독단적 권한 행사와 KFA 조직을 무력화시키는 행정의 난맥상 정책 이전에, 이같은 현실적 문제에 명쾌한 '답'을 도출하는 축구 발전을 위한 임무와 책임에 '전력투구'하여야 한다.

2024년 KFA 예산 집행에 포함된 천안축구센터 건립비, 각급 대표팀 운영비, 국내 대회 운영비, 기술 발전과 지도자, 심판 육성비 등의 지출 항목에 대한 타당성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다. 그러나 KFA 예산 집행은 어디까지나 활성화에 의한 축구 발전을 전제로 하여야 한다. 이에 스포츠토토 지원금 225억원과 국민체육진흥기금 108억원 등에 관한 예산 집행은 아쉬운 점이 있다. 현재 17개 시.도 축구협회와 여자축구연맹 재정 자립도는 최악 상황이다. 이런 현실에서는 우선 활성화를 기하는데 한계성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분명 각 시.도 축구협회와 여자축구연맹이 기울이는 활성화와 KFA가 추진하는 활성화는 큰 차이점이 있다. 이를 직시한다면 형편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스포츠토토 지원금의 프로축구연맹 지급금(프로축구단 유소년 육성자금)을 환수, 시도 축구연맹과 여자축구연맹에 이를 확대 지급 활성화에 의한 축구 발전을 도모할 수 있도록하여야 한다. 역대 KFA 회장 중 정몽규회장 처럼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수장은 없었다. 아울러 시민단체로 부터 고발을 당하는 사례도 찾아볼 수 없다.

지금 정몽규 회장은 한국 축구에 있어서도 안되고, 있을 수도 없는 수장 역할을 하며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이를 두고 언론에서는 범 현대가(家) 27년 장기 집권에 따른 부작용으로 치부하고 있다. 국민은 모두 기억하고 있다. 2017년 KFA가 왜, 독립성 강화 및 제고를 위한 정관개정을 추진하고 한편으로 내부 조직을 통폐합하며, 규정까지 무시하고 법적 조치를 받은 인물까지 최고위 수뇌부 직책을 부여하며 부정적인 독선으로 일관하고 하고 있는지를. 잘하면 누가 뭐라 하지 않는다.

그러나 정몽규 회장의 KFA 11년 운영은 잘못으로 점철되며 '현대가 식민지' '독재'라는 극한 표현까지 쏟아내고 있다. 이에 정몽규 회장은 사과는 이제 그만 하고 일련의 사태에 관하여 전적으로 책임을 지는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 현재 한국 축구는 실질적인 발전을 느끼고 터득할 수 없는 가운데, 5천만 국민들에게 잇따르는 사태로 실망감을 안겨주며 국민적 공분 대상으로 전락해 있다. 그 이유와 원인은 명백하다. 그렇다면 정몽규는 이제 공공재인 한국 축구를 국민들에게 돌려주고, 자회사의 기업 경영에 전념할 수 있는 길을 선택하는 것이 옳다.

김병윤(전 한국축구지도자협의회 사무차장)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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