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기업 10곳 중 6곳 “그린철강 목표도 계획도 없다”

정봉비 기자 2024. 3. 18.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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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생산 기업 절반 이상이 '그린철강' 생산 목표를 세우지 않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반면 "그린철강에 대한 목표도 없고 향후 목표에 대한 계획도 없다"고 답한 비율은 소비 기업과 생산 기업에서 각각 90%와 58%로 집계됐고, "목표를 세우지 않았지만, 향후 목표 수립을 고려하고 있다"는 응답 비율은 생산 기업에선 42%, 소비 기업에선 9%로 나타났다.

생산기업은 전환의 장애요인으로 78%가 '그린철강 투자금 조달 어려움'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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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철강산업의 그린철강 전환’ 보고서
기후변화청년모임 빅웨이브와 포스코 불개미 연대 회원들이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 사옥 앞에서 장인화 포스코홀딩스회장에 그린철강 정책을 요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기후솔루션 제공

철강 생산 기업 절반 이상이 ‘그린철강’ 생산 목표를 세우지 않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그린철강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소화하기 위해 철강 제조 공정에서 화석연료를 쓰지 않은 제품으로, 국가 온실가스 총 배출량의 14.2%를 차지하는 철강산업이 그린철강 쪽으로 전환하지 않을 경우, 넷제로(탄소 순 배출량이 0인 상태) 달성이 요원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비영리기관인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은 18일 이러한 내용이 담긴 ‘한국 철강산업의 그린철강 전환’ 보고서를 발간했다. 국내 철강 생산·소비 기업의 그린철강에 대한 준비 상황 및 인식을 조사한 보고서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에는 철강 소비 기업 150곳과 생산 기업 50곳이 참여했다. 이들은 △그린철강 소비(생산) 경험과 의향 △향후 소비(생산)에 관련된 목표수립 여부 △그린철강 전환으로의 장애요인 등에 답했다.

조사 결과, 기업들의 그린철강 전환 준비는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에 응답한 기업 가운데 그린철강을 생산하거나 구매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단 한 곳도 없었다. 향후 계획을 묻자 생산 기업의 38%(19곳)만이 향후 그린철강 생산을 고려 중이라 답했고, 소비기업은 5%(8곳)만 구매를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그린철강에 대한 목표도 없고 향후 목표에 대한 계획도 없다”고 답한 비율은 소비 기업과 생산 기업에서 각각 90%와 58%로 집계됐고, “목표를 세우지 않았지만, 향후 목표 수립을 고려하고 있다”는 응답 비율은 생산 기업에선 42%, 소비 기업에선 9%로 나타났다.

철강생산 기업과 소비 기업의 그린철강 목표수립 여부와 목표가 없는 이유.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 제공

보고서에 따르면 그린철강으로의 전환을 막는 가장 큰 이유는 ‘가격’과 ‘막대한 투자 비용’이었다. 소비기업의 약 61%가 장애요인으로 ‘가격 부담’을 꼽았고 목표가 없거나 수립을 고려하지 않은 이유로도 62%가 ‘비싼 가격’을 꼽았다. 생산기업은 전환의 장애요인으로 78%가 ‘그린철강 투자금 조달 어려움’을 꼽았다. 또한 31%는 ‘그린철강 원가가 기존 철강보다 높아서’ 목표 수립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은 “국가 온실가스 총 배출량의 14.2%가 철강산업에서 나왔다”며 넷제로 달성을 위해서는 그린철강 도입이 필수적이며, 이를 외면하는 기업들의 넷제로 목표는 현실적인 변화 없이 목표만 제시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를 향해서는 그린철강 사용 제품별 소비자 가격이 미치는 영향과 비용, 수용성 등에 대한 연구를 통해 기업의 그린철강 구매 의사 결정을 촉진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린철강 시설투자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위해 펀드 조성을 통한 기금 마련이나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활용해 그린철강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금융 기관에 이자율 감면 혜택을 주는 등의 정책을 제언했다.

정봉비 기자 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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