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이앤씨, SMR·중이온가속기 … 원자력 신기술 개발 보폭 넓힌다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원자력 관련 건설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친환경 에너지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겠다는 취지다.
포스코이앤씨는 원자력 사업을 맡아온 기존 '원자력사업추진반'을 '원자력사업단'으로 확대 개편했다고 밝혔다. 영업부터 시공까지 일괄 수행이 가능하도록 만든 것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세계적으로 원자력 사업이 다시 주목받고 있어 이 같은 사업 강화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앞서 유럽연합(EU)은 2022년 2월 '친환경 투자 기준 녹색분류체계(택소노미)'에 원자력 발전 사업이 포함된다고 발표했다.

택소노미는 쉽게 말해 어떤 에너지나 사업이 친환경인지를 구분해놓은 목록이다. 택소노미가 정한 친환경에너지 사업에 포함된 업종이면 금융 등 지원을 좀 더 쉽게 받을 수 있다. 포스코이앤씨도 원자력 발전 사업이 신재생 에너지로 충당할 수 없는 전력을 공급하는 필수 요소라고 봤다. 이에 원자력 발전소와 관련된 공사를 수주하는 데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작년 11월에는 현대건설, 두산에너빌리티와 함께 신한울 3·4호기 원전 사업 주 설비공사의 낙찰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원자력발전소의 주요 설비에 대한 토목, 건축, 기계 등 설치와 시험 운전에 대한 공사를 공동으로 맡게 된 것이다. 신한울 3·4호기 원전 사업은 1400㎿급 원전 2기를 2033년 10월까지 준공하는 게 목표다.
원자력 발전과 관련된 기술도 꾸준히 축적하는 중이다. 원전 사업에 필수적인 품질 자격인 국내 전력산업 기술기준(KEPIC) 설계·시공 인증을 유지하는 게 대표적이다. 미국 기계학회 기술기준(ASME) 시공 인증도 유지하고 있다.
원자력 이용시설인 '가속기 연구시설' 건설 분야에선 가시적 실적을 내고 있다. 가속기 연구시설은 전기를 띤 입자를 전기장이나 자기장 속에서 가속해 큰 운동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장치다. 예를 들어 중이온 가속기는 중이온을 엄청난 속도로 표적 물질에 충돌시켜 새로운 희귀동위원소들을 만들어내고 그 성질을 연구하기 위한 시설이다.
이 연구시설은 기초연구뿐만 아니라 의료, 원자력, 신소재 등 산업 분야 전반에 쓰일 수 있다. 다만 건설 과정에서 원자력 발전소만큼이나 높은 안전성과 정밀성이 요구된다. 포스코이앤씨는 이에 다양한 시공 기술을 앞세우고 있다. 콘크리트 구조물의 균열을 방지하기 위한 격간 타설 공법 등이 대표적이다. 수축팽창 조인트를 쓰고 압류 배기 시스템도 활용한다.
지난해에는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대전에 지어지는 중이온 가속기를 준공했다. 작년 12월에는 서울대병원 중입자 가속기 사업에 포스코이앤씨가 낙찰자로 선정됐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원자력 발전소와 원자력 이용시설 사업에 대해 포스코그룹이 가진 역량과 기회를 활용하겠다"며 "미래 신성장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형 모듈 원자로(SMR) 사업에도 적극 나선다. 포스코이앤씨는 정부에서 추진하는 새로운 SMR 모델인 'i-SMR 개발 과제 및 사업화'에 참여하고 있다. SMR은 출력규모가 300㎿e 이하인 작은 원자로다. 모듈화 공법으로 설계하고 제작해 표준화가 쉽다.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뛰어난 데다 방사성 폐기물 생성 측면에서도 높은 효율성을 보인다. 정부가 추진하는 i-SMR 모델은 혁신형 소형 원자로라고도 불린다. i-SMR은 2028년까지 표준설계인가를 획득하고 2030년 수출하는 게 목표다.
앞서 포스코이앤씨의 지주사인 포스코그룹은 2010년 한국전력 주도의 컨소시엄에 참여해 'SMART' 국책사업을 추진하기도 했다. SMART는 국가 주도로 개발된 SMR 모델을 뜻한다. 포스코그룹은 SMART 표준설계 단계에 참여해 2012년 표준설계인가를 취득하는 데 이바지했다. 최근 정부 주도로 SMART 건설을 위한 표준설계 변경인가가 진행 중이다. 이 사업이 본격화하면 국책 사업으로 획득한 포괄적 우선 실시권을 통해 포스코이앤씨와 대우건설이 공동으로 시공에 참여할 예정이다.
나아가 포스코이앤씨는 SMR 실적과 기술을 쌓은 후 다른 산업으로까지 확장할 방침이다. 원자력 발전을 기반으로 만드는 핑크 수소 생산과 판매까지 사업 모델을 넓힐 수 있을지 검토한다. 수소가 청정에너지로 주목받는 만큼 관련 사업에도 관심을 갖겠다는 것이다.
이미 수소 플랜트 건설 사업은 추진 중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수소 환원 제철 공정과 블루수소·그린수소 생산 플랜트의 설계·건설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수소환원제철 공정은 기존 화석 연료 대신 수소를 사용해 철을 생산하는 기술이다. 석탄 같은 화석 연료는 철광석과 반응하면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반면 수소는 물이 발생해 철강 제조 과정에서 탄소 배출을 혁신적으로 줄일 수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이에 2022년 수소 생산·판매 전문기업 어프로티움 등과 '청정 수소 생산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2026년까지 2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천연가스 수소 추출과 이산화탄소 포집 플랜트를 건설한다. 연간 4만t의 수소를 생산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해외 블루 암모니아 생산과 국내 도입을 위한 공동 연구도 추진한다. 포스코이앤씨는 같은 해 말레이시아 사라왁주 정부 에너지 기업인 페트로스와 블루수소 생산에 필수적인 이산화탄소 땅 속 저장에 대한 협약도 맺었다. 두 업체는 국내에서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영구 격리하기 위한 이송 설비 등의 타당성 검토를 공동 진행한다.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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