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전해철, 양문석 논란 "盧 조롱 발언에 분노와 깊은 슬픔"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생전 노 전 대통령을 불량품에 빗대는 등의 기고로 논란이 된 양문석 경기 안산갑 민주당 후보에 대해 직접 입을 열었다. 경기 안산갑 민주당 경선은 '친명'(친이재명)과 '비명'(비이재명) 간 대결로 관심이 모아졌었고 전 의원은 '현역의원 평가 하위 20%'의 페널티를 안고 경선에 임해 양 후보에게 고배를 마셨다.
전 의원은 1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양 후보의 대통령님에 대한 비난의 발언은 그 빈도와 말의 수위, 내용의 문제에서 용납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밝혔다.
또 "양 후보의 막말은 실수가 아니다"라며 "세상을 보는 시각이자 인식의 표출이다. 저를 포함해 같은 당 소속 의원들에게 수박, 바퀴벌레, 고름이라 멸칭하는 것을 반복적으로 해왔다"고 했다.
이어 "지지하는 정당이 다른 국민을 '2찍'이라 폄훼하는 것에도 주저함이 없었다. 본인이 출마하겠다고 온 안산갑에 대해 '지저분하고 장난질하는 동네'라고 규정했다"며 "민주당의 후보로서 이런 행태를 보여서는 안 된다"고 했다.
또 "이러한 막말과 경선에서의 불이익을 감내하면서도 민주당의 총선 승리와 당의 단합을 위해 경선 결과에 승복했다"며 "그러나 고 노무현 대통령님을 모욕하고 조롱하는 발언들에는 분노와 깊은 슬픔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양문석 후보의 대통령님에 대한 비난의 발언은 그 빈도와 말의 수위, 내용의 문제에서 용납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며 "노무현 정신은 당의 뿌리이자 정체성의 근간이며, 지켜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양 후보는 지난 2008년 한 언론 기고문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두고 '노무현씨와 이명박씨는 유사불량품'이라고 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또 다른 칼럼에서는 노 전 대통령을 향해 '역겹다'고도 평가했다.
양 후보의 과거 막말이 논란이 되자 노무현 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정세균 전 총리 등 당내 원로 뿐 아니라 친노(친노무현)계 인사들 사이에서도 우려가 나왔다.
정 전 총리는 전날(17일) 입장문에서 "민주당에 몸담고 국민을 대표하겠다는 정치인이 김대중·노무현을 부정한다면 이는 당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것이다. 김대중·노무현을 욕보이고 조롱한 자를 민주당이 당의 후보로 낸다는 것은 당의 정체성을 파괴하는 것"이라며 공천 과정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또 "이번 일을 계기로 민주당의 정치인들은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이 우리 민주당에게 어떤 의미의 존재인지 성찰하는 시간이 되기 바란다"고 했다.
'노무현의 오른팔'로 불렸던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도 "양문석 후보의 과거 글을 봤다.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국민의 눈높이와 맞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위기를 넘어 민심의 바다로 들어가야 한다.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당은 결단을 내려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도 18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제일 처음에 공천이 시작되는 공천관리위원회에 여러가지로 문제제기가 있었다"며 "공관위 내에서도 공관위원들이 상당부분 문제제기를 했었고. 공관위 차원에서 정리가 제대로 안 된 것은 저는 좀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이어 "도덕성 문제에 대해서 특히 외부위원들께서도 여러분이 거의 최하점을 주고 사실 경선자격을 주는 것에도 문제가 있다, 이렇게 얘기한 분이 많이 계셨다"며 "표현의 자유를 넘어서는 조롱과 이런 어떤 비하적 표현이 표현의 자유에 포함되는지에 대해서는 당 안팎에서 여러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도 빨리 논란을 종식하고 여러가지 선당후사의 모습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안고 간다면 지도부가 이후 결과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고 가는 것"이라고 했다.
양 후보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비하 발언 뿐 아니라 경선 상대방인 전 의원을 향해서도'수박'(비명계 의원을 이르는 멸칭)에 빗대는 등 혐오 발언 논란이 있어 징계를 받기도 했다.
특히 임혁백 민주당 공관위원장은 공관위원장으로 취임했을 초기 "입후보자 간 인신 공격과 상호 비방에 단호하고 엄격히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었기에 양 후보의 경선 참여가 이같은 임 위원장 발언에 배치되는 게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됐었다.
임 위원장은 지난 1일 기자회견에서 '부적절한 언행으로 징계를 받은 양 후보를 경선에 부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양 후보는 '헤이트 스피치' 즉, 혐오발언에 해당되지 않느냔 문제가 제기되긴 했다"면서도 "그 정도가 경선에서 탈락할 정도로 심각하지 않다는 결론이 나와 양자 경선으로 정리했다"고 했다.
한편 논란이 커지자 양 후보는 18일 노 전 대통령 묘역이 있는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을 찾아 사죄했다. 양 후보는 참배 후 취재진과 만나 "사죄하는 마음으로 왔다"며 "유가족에 대한 사죄, 노무현 대통령을 좋아하고 그리워한 국민에 대한 사죄"라고 말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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