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사 FDA 승인 전망에…에스티팜, 수혜 기대감 '껑충'

홍효진 기자 2024. 3. 18.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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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티팜 연간 실적 추이. /사진=윤선정 디자인기자


미국 바이오 기업 '제론'이 자사 골수형성이상증후군(MDS) 리보핵산(RNA) 치료제 '이메텔스타트'에 대해 식품의약국(FDA) 자문위원회로부터 허가 권고 의견을 받았다. 신약 최종 승인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제론에 이메텔스타트 원료를 공급 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국내 에스티팜 역시 성장 동력에 날개를 달 전망이다.

18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FDA 항암제 자문위원회(ODAC)는 현지 기업 제론의 MDS RNA 치료제 '이메텔스타트'에 대한 임상 3상 유효성 등을 검토한 뒤 찬성 12표·반대 2표로 긍정적 의견을 냈다. ODAC는 FDA 승인 전 임상적·기술적 평가를 하는 독립된 자문위로, FDA가 ODAC의 권고를 포함해 검토 후 최종 허가 여부를 가린다. FDA에 따르면 일부 자문위원이 부작용에 대해 우려를 표하기도 했지만 투표 결과 자체는 낙관적이었다. 이메텔스타트는 MDS 환자 중 수혈 의존성 빈혈을 앓고 있는 이들을 위한 신약으로, RNA 치료제로는 최초로 해당 적응증을 타깃 한다. FDA 승인 결정 시한은 오는 6월16일이다.

FDA 청신호에 국내 기업 에스티팜의 수혜도 커질 전망이다. 에스티팜은 이메텔스타트 등 RNA 치료제의 주원료인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올리고핵산)의 CRO(임상수탁기관)부터 대량생산 CDMO(위탁개발생산)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벨류체인을 가진 유일한 국내 기업이다. 계약 상대방 이름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에스티팜이 제론은 물론 노바티스, 아이오니스 등에 올리고핵산을 공급 중인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이메텔스타트 상용화 기대감에 이날 에스티팜 주가는 장중 9만9000원까지 뛰며 52주 신고가를 다시 썼다.

지난해 에스티팜의 올리고핵산 품목 연간 매출(사명·약물 추정)은 △고지혈증 치료제 496억원(노바티스 '렉비오') △동맥경화증 치료제 209억원(노바티스 '펠라카르센') △만성B형간염 치료제 283억원(얀센 'JNJ-3989') △혈액암 치료제 171억원(제론 '이메텔스타트') △만성 B형간염 치료제 106억원(GSK '베피로비르센') △유전성혈관부종 치료제 78억원(아이오니스 '도니달로센') △척수성근위축증 치료제 71억원(바이오젠 '스핀라자') 등이다. 이메텔스타트를 비롯해 아이오니스의 '도니달로센' 및 '올레자르센'까지 3개 품목의 연내 허가가 기대되는 만큼 에스티팜의 관련 매출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에스티팜은 올리고핵산 치료제 매출 증가와 임상 속도 가속화로 관련 사업부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며 "올리고핵산 기반 신약은 지속적으로 출시될 것으로 보이며, RNA 치료제 시장 확대로 에스티팜의 수혜가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과 중국의 바이오 패권 전쟁이 본격화된 점도 에스티팜엔 호재다. 올리고핵산 CDMO 사업 초기 단계인 중국 우시앱텍 자회사 우시STA가 미국 정부의 생물보안법 추진으로 견제받고 있어서다. 에스티팜이 생산 규모 확대를 위해 '제2올리고동' 증설에 들어가면서 생산 효율성을 끌어올리고 있는 만큼, 글로벌 경쟁력에서도 앞서갈 것으로 보인다. 제2올리고동은 2025년 1분기 1차 증설을 목표로 진행 중이며 2차 증설은 2026년 초로 예상된다. 에스티팜의 현재 CAPA(생산능력)는 연간 6.4mol(1.5~2t)로, 제2올리고동까지 본격 가동되면 총 연간 CAPA는 최대 14mol(약 3.5t 이상)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에스티팜 관계자는 "글로벌 빅파마들이 많은 종류의 올리고 치료제 신규 파이프라인을 추가하고 있고, 만성 질환으로 개발 영역이 넓어져 올리고 원료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며 "고객사의 상업화나 판매량에 따라 변동될 수 있지만 올해 에스티팜 올리고 매출액은 시장 컨센서스인 1800억~2000억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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