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당원이 '강북을' 후보 결정하는 이상한 공천... 박용진 "1%의 희망"

박세인 2024. 3. 18.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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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공천의 사실상 종착점인 서울 강북을 재경선을 앞두고 비이재명(비명)계 의원들의 '불공정 경선' 반발이 거세다.

송갑석 의원은 당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차점자가 승계되면 왜 안 되는지, 서울 강북을 후보를 뽑는데 왜 전국 권리당원이 투표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방식의 경선이지만 당은 결정을 내렸다"며 "강북을의 당심과 민심을 받들기 위해서라도, 민주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서라도 박용진의 승리를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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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 30% 감산, 조수진 변호사 25% 가산
타 지역 당원 투표에 "원칙 훼손" 비판 봇물
민주당 의원들, 의총서 공식 문제 제기할 듯 
송갑석·김상희 "총선 승리 박용진" 구명운동도
경선 상대 조수진 변호사, 성범죄자 변호 이력 논란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서울 국회 소통관에서 '강북을 전략 경선' 관련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이날 박 의원은 서울 강북을 전략 경선 참여 뜻을 밝혔다. 뉴시스
“99%의 패배 가능성은 있지만 1%의 희망이 남아 있다. 기울어진 운동장에 이상한 룰로 점철돼 있지만 이 악물고 버티는 이유는 희망이라는 단어 하나 때문이다.”

박용진 의원(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더불어민주당 공천의 사실상 종착점인 서울 강북을 재경선을 앞두고 비이재명(비명)계 의원들의 ‘불공정 경선’ 반발이 거세다. 박용진 의원의 감점과 정치 신인 조수진 변호사의 가점을 모두 적용하면 박 의원 득표율이 65%를 넘어야 이길 수 있다. 특히 강북을 지역구 후보를 정하는데 ‘전국 권리당원’ 투표를 70%나 반영하도록 해 친이재명(친명) 지지층의 입맛에 맞춘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적지 않다. 나머지 30%는 강북을 권리당원 투표 결과를 반영한다.

‘현역의원 하위 10%’인 박 의원은 득표율의 30%를 감산한다. 반면 ‘여성 신인’ 조 변호사는 득표의 25%를 더한다. 계산하면 박 의원이 표를 64.2% 이상 확보해야 공천받을 수 있다. 투표에서 박 의원이 64.1%, 조 변호사가 35.9%를 각각 얻을 경우 최종 결과는 박 의원 44.87, 조 변호사 44.875로 조 변호사가 앞선다.

"박용진이 밉다고 이렇게 룰 자의적으로 바꾸나" 비판 봇물
'불공정 경선'에 의원들이 박용진 지지 호소하며 구명운동도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를 마치고 밖으로 나서고 있다. 뉴시스

박 의원이 “경선 룰은 너무나도 기울어져 있고, 다분히 뻔한 일로 만들어져 있다”고 비판하는 이유다. 수도권 출신 중진 의원은 “박용진이 밉다고 이렇게 계속 룰을 자의적으로 바꾸는 것은 당의 기본 체제와 질서를 훼손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박용진 구명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다. 송갑석 의원은 당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차점자가 승계되면 왜 안 되는지, 서울 강북을 후보를 뽑는데 왜 전국 권리당원이 투표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방식의 경선이지만 당은 결정을 내렸다”며 “강북을의 당심과 민심을 받들기 위해서라도, 민주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서라도 박용진의 승리를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김상희 의원도 “박용진을 공천해야 총선을 이긴다. 민주당에 꼭 필요한 사람”이라고 가세했다.

경쟁 상대인 조 변호사는 성범죄자 변론 이력으로 도마에 올랐다. 과거 자신의 블로그에 ‘강간 통념’에 대해 설명하며 “성범죄를 정당화할 수 있는 위험한 생각이기에 바로잡아야 한다. 국민참여재판이 일부에서는 공정하지 못하다는 주장이 있다”고 단서를 달면서도 “자신이 피의자 입장이고 배심원의 판결을 통해 판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정도의 구체적 증거 자료와 상황이 있다면 이를 올바르게 활용할 수 있다”고 적었다.

녹색정의당은 논평을 내고 “조 후보자는 다수의 성폭력 사건에서 가해자 변호를 맡았을 뿐 아니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성범죄 피의자 전문 변호사임을 강조했다”며 “계속해서 여성인권에 반하는 인사들이 후보자로 등장하는 상황은 민주당의 심각한 젠더의식 부족을 드러낸다”고 비판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우태경 기자 taek0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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