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테스 건티 장편소설 '우주의 알'

오가와 사토시 SF 소설집 '거짓과 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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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 우주의 알 = 테스 건티 지음. 김지원 옮김.

쇠락한 미국의 중서부의 가상도시 바카베일. 열여덟살 블랜딘 왓킨스는 위탁가정을 전전하며 살다가 나이 제한 때문에 쫓겨나듯 떠밀려 '토끼장'이라 불리는 저가 아파트에 산다. 우연히 가톨릭 여성 신비주의자들의 이야기기를 접하고 심취한 블랜딘은 영혼이 몸을 빠져나오는 신비한 경험을 하게 된다.

기묘한 일을 겪는 것은 블랜딘 뿐만이 아니다. 기이하고 비밀스러운 의식을 치르는 세 명의 10대 남자아이, 모공에서 색색의 섬유가 자란다고 믿으며 그것이 더 발달한 개체라는 증거라고 믿는 50대 남자, 자신의 부고 기사를 직접 작성하는 유명 여배우 등 모든 등장인물이 저마다의 방식대로 기행을 저지르고 이상한 경험을 한다.

소설 속 인물들이 이런 기묘한 행위들을 하는 이유는 그렇게 하지 않고는 이 갑갑하고 부조리한 현실을 견딜 수 없기 때문.

작가는 바카베일의 다양한 인간군상이 만나면서 생기는 혼란을 통해 소설 전체에 환상적이고 신비주의적인 분위기를 조성했다.

현대인의 고독과 고립, 자유를 향한 갈망과 분투를 개성 넘치게 그려낸 이 소설은 미국의 신예 테스 건티의 작품이다. 건티는 데뷔작인 이 소설로 2022년 미 전미도서상(내서널북어워드) 소설 부문을 수상하며 주목받았다.

원제 'The Rabbit Hutch'는 작품 속 서민 아파트를 지칭하는 '토끼장'을 뜻한다.

은행나무. 47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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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짓과 정전 = 오가와 사토시 지음. 권영주 옮김.

일본의 인기 SF 작가 오가와 사토시의 단편집으로, 시간과 역사라는 진중한 주제를 다채로운 소재로 펼쳐낸 소설 6편을 묶었다.

표제작 '거짓과 정전'은 냉전 시대 스파이물과 같은 설정의 작품이다.

미 중앙정보국(CIA) 모스크바 지국의 비밀요원 '화이트'는 고급 정보를 제공하겠다며 접근해온 소련의 고위 과학자 '에메랄드'로부터 공산주의를 세상에서 지워버릴 파격적인 발견에 관해 듣게 된다.

수록작 '마술사'는 중국 최고 권위의 SF상인 은하상 은상을 받은 작품이다.

한때 이름을 날렸던 마술사 다케무라 리도는 충격적인 타임머신 마술을 선보인 뒤 자취를 감춰버리고, 22년 뒤 아빠의 길을 따라 마술사가 된 딸은 무대에 올라 타임머신의 비밀을 마침내 풀어냈다고 선언한다.

이외에도 음악이 화폐로 통용되는 섬을 다룬 '무지카 문다나', 아버지가 유산으로 남긴 경주마 한 필과의 인연을 다룬 '한 줄기 빛' 등 장르를 넘나드는 개성 뚜렷한 작품들이 수록됐다.

비채. 302쪽.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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