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디에고 이스카로 S&P글로벌 유럽 이코노미스트 | “ECB·BOE, 6월 금리 내릴 듯…임금 상승률 견고 변수”

전효진 기자 2024. 3. 18.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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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대형 중앙은행 중에서는 현재 유럽중앙은행(ECB)과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 모두 오는 6월에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다.”

디에고 이스카로(Diego Iscaro) S&P글로벌 유럽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서면 인터뷰에서 “유로존 경제는 2022년 중반 이후 사실상 침체돼 왔으며 특히 올해 상반기 (경제)활동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수치가 계속 하락한다는 가정하에 (2024년) 하반기에는 모멘텀이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내다봤다.

ECB는 3월 7일(이하 현지시각) 이사회에서 정책 금리를 4회 연속 동결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기자 회견에서 “4월엔 좀 더 알게 되겠지만 6월엔 훨씬 더 많이 알게 될 것”이라고 말해 ECB가 6월이면 금리를 내릴 위치에 있을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ECB는 앞서 2022년 7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10번 연속 금리를 올린 뒤 지난해 10월부터는 줄곧 기준금리 4.5%를 유지해 왔다. 실물경제의 약세가 아직 노동시장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지는 않은 모습을 나타내는 등 여러 수치가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어 금리 인하 여부를 놓고 고민이 더 깊어질 전망이다. 이스카로 이코노미스트는 “중앙은행들은 여전히 견고한 임금 상승률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임금 상승세가 고착화되면 인플레이션이 중앙은행의 목표치인 2%까지 지속해서 하락하지 못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여러 상황을 고려할 때 통화정책은 일반적으로 경기에 영향을 주는데 시차가 있으므로, (금리 하락으로) 완화된 통화 조건의 영향이 완전히 실현되기까지는 2025년까지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디에고 이스카로 S&P글로벌 유럽 이코노미스트 버벡 칼리지 런던 경제학 석사, 부에노스아이레스대 경제학 박사,전 스코틀랜드 왕립은행·쿠츠앤코 런던·시티은행 아르헨티나 리스크 분석가 셔터스톡

올해 미국 경제는 연착률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유럽은 경기 침체에 빠질 것으로 보이는 등 세계경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유럽 경제가 미국에 비해 전반적으로 저조한 실적을 보이는 데는 다양한 이유가 있다. 유럽에서 훨씬 더 크게 부정적 영향을 미쳤던 에너지 쇼크부터 (각국) 재정 지원 감소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우리의 논의를 유로존에 초점을 맞춰보면, 경제는 2022년 중반 이후 사실상 침체돼 왔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도 경제활동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다음 인플레이션이 계속 하락한다는 가정하에 (2024년) 하반기에는 모멘텀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다.”

유럽은 어느 시점에 금리를 인하할까.

“ECB와 영국 BOE 모두 2024년 6월에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플레이션 수치는 2022년 말 정점을 찍은 이후 크게 하락했지만, 중앙은행들은 여전히 견고한 임금 상승률을 우려하고 있다. 임금 상승세가 고착화되면 인플레이션이 중앙은행의 목표치인 2%까지 지속해서 하락하지 못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현재의 경기 사이클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볼 수 있다. 경제활동은 극도로 위축돼 있지만, 실업률도 매우 낮은 편인 상황(실물경제의 약세가 아직 노동시장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지는 않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고용 시장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최근 유로존 실물경제의 침체를 나타내는 각종 지표와 상반된다. 유럽연합통계국은 지난 1월 기준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실업률이 6.4%로, 1999년 집계 이후 역대로 낮은 수치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로존 제조구매관리자지수(PMI)는 2022년 7월부터 18개월 연속 50을 밑돌고 있다(3월 1일 기준 46.5). PMI가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아래면 경기 위축을 나타낸다.

유럽의 경제 엔진 독일의 상황은 어떤가. 실업률은 3.1%로 타 유럽 지역 대비 낮은 편이지만,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은데.

11월 독일 연방헌법재판소가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에 대처하기 위해 배정된 600억유로(86조8464억원)를 예산 외 기금으로 전환하는 것은 독일 헌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판결한 것과 관련해 이를 무효화해야 하는 정부의 상황(정부 지출 삭감) 등도 영향을 받고 있다. 우리는 독일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유로존 평균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일부 문제는 보다 구조적이며 중장기적으로 성장을 제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리스크 극복 방법은.

“유럽 전역에 퍼진 러시아발 가스 공급 중단 현상은 해당 지역에 부정적인 공급 쇼크를 가져다줬다. 하지만 유럽은 놀랍게도 경제 침체를 잘 제한시키고 있다. 가스 가격은 전쟁 이전의 수준으로 돌아가고 있다. 물론 여전히 일부 부분에서는 충격이 회복되지 않는 모습도 보인다. 화학, 금속같이 에너지에 매우 의존적인 산업 부분이 대표적으로 그렇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EU는 공급 안전성과 가용성의 균형을 잡는 전략을 취하고 있지만 이는 매우 어려운 과제다. 재생에너지는 유럽의 에너지 믹스(Energy Mix·전력 구성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추가로 예측되는 상황이 있다면.

“일단 올해 6월 금리가 하락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화정책은 일반적으로 경기에 영향을 주는데 시차가 있으므로, 완화된 통화 조건의 영향이 완전히 (실물경제에) 실현되기까지는 2025년까지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본다. 낮은 금리에 대한 기대가 (경제)활동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올해 하반기에도 어느 정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떨어지는 인플레이션이 실질적인 가계소득을 증가시켜 올해 하반기에는 약간 더 긍정적인 경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 노동시장 조건은 견고하게 유지됐으며, 명목임금 상승도 올해에는 인플레이션을 앞설 것으로 예상돼 (가정 내) 소비 지속에 도움이 될 것이다. 다만, 이러한 시나리오에 대한 위험성도 있다. 가계가 경제에 대해 비관적인 상황을 예측할 때 추가 소득을 저축으로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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