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납치당했어" 유학 간 딸 목소리에 철렁

유영규 기자 2024. 3. 18.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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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밤 9시 10분 서귀포시에 사는 A 씨는 미국 시카고에 유학 간 딸로부터 청천벽력과 같은 한 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공교롭게도 A 씨 부부 딸은 협박 전화가 오기 약 19시간 전인 같은 날 오전 2시 30분(한국시간) 학교 행사 차 시카고에서 타이완행 항공편에 탑승하기로 돼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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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 납치당했어"

지난 15일 밤 9시 10분 서귀포시에 사는 A 씨는 미국 시카고에 유학 간 딸로부터 청천벽력과 같은 한 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겁에 질려 흐느끼는 딸의 목소리를 들은 A 씨는 그야말로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습니다.

곧이어 한 남성이 전화를 건네받더니 "현금 1천만 원을 보내지 않으면 딸에게 해코지하겠다"고 협박했습니다.

협박범은 그러면서 경찰에 신고하지 못하도록 A 씨와의 통화를 이어가는 한편, A 씨 남편 B 씨에게는 휴대전화 전원을 끄고 A 씨 옆에 있도록 지시했습니다.

다행히 B 씨는 A 씨 통화를 함께 들으면서 한 발 앞서 이미 경찰에 신고한 상황이었습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안덕파출소 순찰 1팀은 정확한 위치를 알기 위해 B 씨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휴대전화가 꺼져 연락이 닿지 않자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임을 직감하고 위치를 추적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경찰 사이렌 소리를 들은 협박범은 A 씨 부부가 경찰에 신고했음을 알아채고 질질 끌던 전화를 끊었습니다.

A 씨 부부는 혼비백산 상태에서 딸에게 연락했지만, 전화가 되지 않았습니다.

공교롭게도 A 씨 부부 딸은 협박 전화가 오기 약 19시간 전인 같은 날 오전 2시 30분(한국시간) 학교 행사 차 시카고에서 타이완행 항공편에 탑승하기로 돼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딸이 실제 납치를 당했는지, 아니면 아직 항공편에 탑승 중이라 연락이 닿지 않는 것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경찰은 A 씨 부부 딸이 항공편에 탑승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시카고 한국 총영사관에 계속 연락을 시도했고, 마침내 신고자 딸이 항공기에 탑승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후 B 씨는 항공기에서 내린 딸과 연락해 신변에 이상이 없음을 확인했습니다.

서귀포경찰서 관계자는 오늘(18일) "가족이나 지인을 사칭해 위급한 상황에 놓인 것처럼 협박하는 보이스피싱 범죄가 증가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밝혔습니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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