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제보K] 억대 보이스피싱에 법인계좌가…감시시스템 도입해도 ‘사각지대’

최혜림 2024. 3. 18.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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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보이스피싱 사기가 늘자 지난해 금융감독원은 모든 계좌에 이상거래탐지시스템을 도입하도록 은행에 권고했는데요.

그런데 대부분 은행들이 '법인 계좌'에는 이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어찌된 일인지 제보 K, 최혜림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영상 관련 사업을 하는 한 70대 여성.

6년 전 은행에서 한 통의 문자를 받았습니다.

기존 대출을 갚으면, 더 싼 금리로 다시 대출 해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A 씨/보이스피싱 피해자/음성변조 : "(은행) VIP 선정하는 데 내가 돼서 이번에 (대출) 금리가 한 1% 정도 낮아질 것이다."]

전화로 확인까지 하고 4억 원을 송금했습니다.

하지만 악성 앱을 이용한 보이스피싱 사기였습니다.

[이은우/피해자 측 변호사 : "(피해금이) 법인 이름의 깡통 계좌로 빠져나갔고, 결국엔 이제 피해 회복을 못 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사기 조직은 한 법인 계좌를 통해 범죄 수익을 자금 세탁했습니다.

보이스피싱에 이용된 법인의 사무실입니다.

이곳의 대표는 택시기사였는데, 자신의 명의로 법인이 설립된 줄도 몰랐습니다.

처음 만난 사람이 돈을 빌려준다고 해 인감과 등본을 넘겼을 뿐이란 겁니다.

[사무실 임대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계약할 때 말고는 얼굴 못 봤어요, 저도요. 실체가 없는 회사라고 보는 게 맞는 거죠."]

차명 법인계좌가 자금세탁에 악용됐지만, 당시 은행은 이를 걸러내지 못했습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10월 이상 금융거래탐지시스템, FDS를 모든 계좌에 적용하도록 가이드라인을 마련했지만, 시중 4대 은행 가운데 이 가이드라인을 지키고 있는 곳은 우리은행뿐입니다.

법인계좌는 거래 특성상 이상 거래를 걸러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다른 은행들의 변명입니다.

[이은우/피해자 측 변호사 : "범죄가 확산되는 걸 막는 굉장히 중요한 장치인데 거기서 법인을 쏙 뺀다라는 거는 비용이 더 많이 든다라는 것도 아니고..."]

금융감독원은 가이드라인 준수가 말 그대로 권고사항이라 강제할 수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KBS 뉴스 최혜림입니다.

촬영기자:최연송 조원준/영상편집:정광진/그래픽: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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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림 기자 (gaegu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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