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여기는 굶주리고 저기는 식량이 남고…이 또한 '정치의 실패'다
뉴스페퍼민트 NewsPeppermint
20세기 정치, 외교, 그리고 대중문화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긴 1985년 라이브 에이드(Live Aid) 공연을 기억하실 겁니다. 당대의 내로라하는 가수들을 한자리에 모은 건 에티오피아를 비롯한 아프리카 대륙 곳곳에서 기승을 부리던 기근이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지구 한편에선 수백만 명이 굶어 죽는데, 반대편에선 수많은 사람을 먹이고도 남을 식량이 버려진다는 사실이 많은 사람에게 충격을 줬습니다.
[ https://en.wikipedia.org/wiki/Live_Aid ]
그러나 시간이 흐른 지금 우리는 어느덧 그런 역설적이고 잔인한 통계에 익숙해지고 말았습니다. 인류는 이미 80억 명 가까운 전체 인구가 먹고도 남을 만한 식량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통계에 따라 다르지만, 100억 명이 먹을 수 있는 식량을 생산하고 있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실제로 생산하는 식량이 그 정도이고, 잠재적인 생산력을 고려하면 생산량은 얼마든지 더 늘릴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인류는 기아와 기근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 https://www.theguardian.com/global-development/2022/nov/15/can-the-world-feed-8bn-people-sustainably ]
당장의 문제는 생산량이나 생산력보다도 분배입니다. 남아도는 식량이 필요한 지역으로 가지 못하게 가로막는 요인이 따로 있다는 거죠. 우리는 특히 식량이 국경을 넘지 못하는 요인, 장벽이 무언지도 안타깝게도 잘 알고 있습니다.
[ https://premium.sbs.co.kr/article/mA0eZsyrHOA ]
[ https://premium.sbs.co.kr/article/mA0eZsyrHOA ]
세계평화재단 사무총장 알렉스 드 발은 뉴욕타임스에 쓴 칼럼에서 정치를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더디지만 그나마 조금씩 나아지던 전 세계 식량 위기가 최근 들어 다시 악화한 직접적인 이유로 드 발은 곳곳에서 벌어지는 전쟁과 만연한 부정부패를 꼽았습니다. 두 가지 모두 결국, 정치의 실패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늘어나는 인구를 부양할 식량을 생산하는 데 중요한 지속가능한 친환경 농법의 보급과 정착이 더딘 것도 결국 정치의 실패로 볼 수 있습니다. 인류에 장기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책과 제도가 있다면 이를 확립하고 시행하며, 걸림돌을 제거하는 게 정치의 역할인데 그 이해관계를 조율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현실주의와 이상주의 사이의 미국 외교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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