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트먼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환상적인 회사'"... AI 칩 협력 시사
"6개월간 두 번 방문, 좋은 만남이었다"
협업할 한국 AI 스타트업 10곳도 선발
자체 인공지능(AI) 칩 개발을 추진 중인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한국의 양대 반도체 기업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의 협업 가능성을 시사했다. 올트먼은 올해 1월 한국을 찾아 두 회사 임원진과 만나 협력 방안을 타진했는데, 두 회사에 대한 관심을 공개적으로 표명한 건 처음이다.
올트먼 "자체 칩 생산은 AGI 도달 위한 것"
올트먼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픈AI 본사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함께 AI 칩을 제조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느냐'는 한국 특파원들의 질의에 "지난 6개월간 (두 회사를) 두 차례 방문했는데, 그렇게 되기를 희망한다(hopefully)"고 답했다. 올트먼은 "그들은 환상적인 회사"라며 "(최근 두 차례의 만남이) 정말 좋았다"고 했다.
올트먼은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을 줄이기 위해 AI 반도체를 직접 개발·생산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세계 AI 반도체 시장은 엔비디아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어 폭증하는 수요에 비해 공급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올트먼은 아부다비에 본사를 둔 AI 기업 G42,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등과 만나 글로벌 AI 칩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투자를 약속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목표 모금 액수가 무려 7조 달러(약 9,320조 원)에 달한다는 설도 있었으나, 올트먼은 "우리는 아직 숫자(투자 규모)를 말할 정도의 단계까지 가지 않았다"고 일축했었다.
업계에선 메모리 반도체 시장 1, 2위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올트먼이 그리는 AI 칩 네트워크에서 빠질 수 없는 존재로 본다. 두 회사는 AI 칩 생산에 필수적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다만 올트먼은 AI 칩 생산 추진은 수익 극대화가 아닌 '일반인공지능(AGI) 구현'을 위한 것임을 분명히 했다. '책임감 있는 AGI 구축'은 오픈AI의 사명이다. 그는 "(AI 칩 개발은) AGI에 도달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이라며 "AGI를 구축하는 데 꼭 필요하지 않은 일은 최소화하고 싶고, 우리가 자체 반도체 개발팀을 만들지 여부도 그런 틀 안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K스타트업과 협업도... "올트먼, 한국 문화 큰 관심"
오픈AI는 이날 취재진과 함께 한국 AI 스타트업 14곳을 이곳 본사에 초청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글로벌 기업 협업 프로그램에 사전 선발된 이들 스타트업은 오픈AI 본사에서 기업당 5분씩 발표 시간을 가졌다. 이를 통해 최종적으로 10개 사가 오픈AI의 선택을 받았으며, 이들 기업은 앞으로 오픈AI의 컨설팅 등 지원뿐 아니라 중기부로부터 최대 2억 원을 받는다. 임정욱 중기부 창업벤처혁신실장은 "올트먼이 지난해 한국 방문 때도 한국과 한국 문화에 큰 관심을 보였다"며 "오픈AI가 스타트업 협업 프로그램을 하는 건 한국이 처음으로, 정례화가 목표"라고 했다.
이날 행사는 오픈AI가 한국 취재진에 처음으로 본사를 개방했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았다. 2015년 설립 당시 샌프란시스코 시내 '개척자(pioneer) 빌딩'에 입주한 오픈AI는 직원이 늘자 지난해 인근의 5,500㎡(약 1,660평) 규모 건물을 추가로 빌려 쓰고 있다. 이 신사옥이 올트먼 등 주요 임직원이 근무하는 사실상의 본사다. 오픈AI는 이 건물 개조에만 약 1,100만 달러(약 146억 원)를 투입했다고 보도됐다.
신사옥은 외부 어디에서도 오픈AI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건물 번지수를 나타내는 숫자 '1960'을 담은 조형물이 입구에 새로 설치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흔한 간판 하나 붙여놓지 않은 건 보안을 위한 조치다. 내부 진입 역시 사전 등록한 사람에 한해서만 신원 확인을 거쳐야 가능했다. 사진·영상 등 촬영은 일절 금지되고, 와이파이 연결을 위한 비밀번호도 등록된 사람에게만 발급되는 등 보안이 철저했다. 다만 삼엄한 경계를 뚫고 입장한 사옥 내부는 개방감 있는 높은 천장과 천장에 주렁주렁 걸린 덩굴식물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샌프란시스코= 이서희 특파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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