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의 인생홈런]김영호 “펜싱 5분에 땀 한 바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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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까지만 해도 펜싱은 먼 나라 종목이었다.
김영호 한국중고교펜싱연맹 회장(53)이 펜싱 남자 플뢰레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딴 게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김영호의 메달은 한국 펜싱 최초이자 아시아 남자 펜싱 역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이었다.
20년 넘게 지난 요즘 한국 펜싱의 위상은 하늘을 찌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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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대회에서도 펜싱은 한국의 대표적인 메달밭이 됐다. 한국 펜싱 대표팀은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를 땄고,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와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도 각각 금메달 1개를 추가했다.
은퇴 후 6년간 대표팀 코치를 맡았던 그는 2008년 한국에 처음으로 펜싱클럽 문을 열었다. 지금은 펜싱클럽을 직접 운영하지는 않고 한 유학 전문 컨설팅 회사의 문화 스포츠 부문 부사장을 맡고 있다. 그는 “펜싱은 몸과 함께 머리싸움이 중요하다. 내 경험상 공부를 잘하는 애들이 펜싱도 잘하는 것 같더라. 그런 아이들은 상대에게 한 번 당한 기술을 두 번 당하지 않더라”라고 말했다.
그 역시 ‘펜싱 대디’다. 펜싱 국가대표를 지낸 아내 김영아 씨와의 사이에 낳은 딸 김기연(24) 역시 플뢰레 선수로 뛰고 있다. 지난해 전국체전 여자 플뢰레 개인전에서 은메달을 딴 김기연은 올해 성남시청에 입단했다. 김영호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지만 딸에게 목표는 크게 잡자고 말한다. 기연이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면 우리나라 최초의 부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될 수 있다.
23년간 국가대표 선수 생활을 한 그는 지금도 건강한 몸을 유지하고 있다. 국가대표 선수 시절 힘들게 했던 불암산 등반 훈련이 건강한 몸의 원천이다. 요즘엔 골프와 테니스를 취미로 한다. 독학으로 배운 골프는 싱글을 친다. 하체가 워낙 탄탄한 덕분에 드라이버 비거리가 260m나 될 정도로 장타자다. 하체를 바쁘게 움직여야 하는 테니스 역시 그에게 잘 맞는 종목이다.
그가 가장 많이 하는 운동은 여전히 펜싱이다. 딸을 가르치면서 주 3회는 칼을 잡는다. 그는 “장비를 갖추고 5분만 움직이면 온몸이 땀으로 젖는다. 그는 “예전에 프랑스를 방문했을 때 노부부가 펜싱클럽에서 함께 땀 흘린 뒤 와인 한 잔을 마시는 모습을 봤는데 너무 인상적이었다”며 “은퇴 후 펜싱클럽을 만들어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많은 사람과 펜싱의 재미를 나누고 싶다”고 했다.
이헌재 스포츠전문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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