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리포트] K스트리트와 일본, 그리고 한국
韓은 바이든 의식 접촉 자제 소문
트럼프 당선 후 외교 난맥 되새겨
양쪽 모두에 집중 할 대책 세워야
지난달 일본 경제매체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의 워싱턴 특파원이 보도한 기사를 따로 저장해 두었다. 일본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에 대비해 워싱턴 로비를 강화한다는 내용이다. 주미 일본대사관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가까운 로비업체 3곳과 업무 계약을 체결했다는 것이 골자다.
주미 일본대사관이 계약을 체결한 로비업체 중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30년 지기’ 브라이언 발라드가 대표로 있는 발라드 파트너스가 포함됐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2018년, ‘트럼프 대통령의 워싱턴에서 가장 강력한 로비스트’라는 제목으로 발라드 대표에 대한 특집기사를 보도했다. 플로리다주 베테랑 로비스트인 발라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플로리다 골프장 사업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주 정부와의 협상을 도왔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 대선 출마 선언을 앞두고 먼저 발라드에게 전화를 걸 만큼 두 사람의 신뢰가 두텁다고 전했다. 발라드 파트너스는 당시 트럼프 백악관의 내부 소식을 가장 잘 알고 있다고도 소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대선에서 ‘K스트리트’로 상징되는 정치권의 로비, 특혜 문화를 없애겠다며 ‘늪지대 오물을 빼내겠다’(drain the swamp)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백악관과 인접한 K스트리트는 로비 업무를 전담하는 컨설팅업체, 대형로펌 등이 늘어서 ‘로비의 거리’라고도 불린다. 역설적이게도 정치권과 인연이 없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배경 때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 측 인사들이 K스트리트에서 ‘귀한 대접’을 받았다. 트럼프 행정부 후반기인 2020년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 인사 가운데 공개적으로 로비스트로 등록한 전직 관료들만 80명이 넘고, 로비스트로 등록하지 않고 자문업체에서 일하거나 기업에서 대관 업무를 하는 인사들은 그보다 더 많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최근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 측 인사들이 다시 K스트리트에서 주목받고 있다고 한다. 일본은 그중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로비업체와 계약한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정무직 인사들이 최근 줄줄이 행정부를 떠나 ‘몸값’을 올리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정부나 의회 등에 몸담았던 인사들이 대선을 앞두고 정부에 묶여있기보다 더 많은 기회를 잡기 위해 K스트리트로 나온다는 것이다.
한국 정부 관계자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 측과의 접촉을 자제한다는 소식이나, 윤 대통령의 관련 지시가 있었다는 식의 보도 등은 여러모로 우려스럽다. 2016년 미 대선 당시 한국 정부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당선에 무게를 실었다가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직후 ‘트럼프 인맥’을 찾지 못해 진땀을 흘렸다는 이야기는 외교가에서 유명하다. 일본 정부가 다음 달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국빈 방미를 앞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가까운 로비업체와 계약한 것은 바이든 행정부의 눈치를 보지 않아서가 아닐 것이다. 워싱턴 로비업계에 정통한 소식통은 “일본은 민주당이나 공화당, 어느 특정 후보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양쪽 모두에 집중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박영준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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