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I 시대' 주도할 올트먼 …"삼성·SK와 AI칩 만들고싶다"

이덕주 특파원(mrdjlee@mk.co.kr) 2024. 3. 17.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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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스타트업·오픈AI 매칭데이' 행사에 깜짝 등장
사람 수준의 지능 갖추는 AGI
빠르면 5년뒤에는 보편화할것
직접 반도체 만드는건 당연해
글로벌 파트너 협업이 현실적
놀랍게 진화할 GPT-5 자신감
경제성장의 유일한 동력될 것
사람 대체 AI에이전트는 먼 일

◆ K반도체·오픈 AI 동맹 ◆

지난 13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오픈AI 본사에서 열린 한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과 오픈AI의 협력 프로그램에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했다. 오픈AI

"지난 6개월 동안 (한국을) 두 번 방문했고 '환상적인 두 회사'와 좋은 만남을 가졌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같이 반도체를 만들고 싶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

챗GPT를 서비스하는 세계 최고 인공지능(AI) 회사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본사에서 한국 실리콘밸리 특파원들을 만나 이렇게 말했다. 기자들의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함께 반도체를 만들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답하면서다. 앞서 올트먼 CEO는 지난달 26일 한국을 방문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최고경영진을 만났다. 한국 언론을 대상으로 이에 대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트먼 CEO는 이날 중소벤처기업부가 오픈AI 본사에서 개최한 'K스타트업·오픈AI 협업' 행사에 깜짝 참석해 기자들과 스타트업들의 질문에 상세하게 답했다. 오픈AI는 이날 한국 취재단에 샌프란시스코 '헤이스 밸리' 본사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과거 일론 머스크와 샘 올트먼이 함께 오픈AI를 설립해 2015년부터 본사로 쓰던 '파이어니어 빌딩'에서 중기부 행사를 열었고, 특파원단 인터뷰는 두 블록 정도 떨어진 새 사무실에서 진행했다.

'직접 반도체를 만들 계획이 있나?'라는 질문에 그는 "우리는 정말 간절하게 범용 인공지능(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을 만들고 싶다. AGI에 도달하기 위해 무엇이든 할 것이고, 우리 스스로 무언가를 구축하든, 파트너와 함께 구축하든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AGI는 인간처럼 사고하고 학습, 추론해 문제해결 능력까지 갖춘 AI를 말한다. 빌 게이츠와 일론 머스크, 젠슨 황 같은 이 분야 선구자들은 5~10년 내에 AGI 시대가 올 것으로 본다.

아직까지는 글로벌 파트너를 물색하는 단계로 보인다. 그는 "하지만 AGI를 구축하기 위해 필요한 부수적인 일은 최소한으로 하고 싶고, 우리가 자체 AGI 반도체팀(실리콘팀)을 구축할지 말지는 이런 기본 철학을 바탕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픈AI 내에서 자체적으로 반도체를 개발하기보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이 분야 전문기업과 협업할 생각임을 재차 시사했다.

현재 챗GPT에 사용하는 GPT-4의 다음 버전인 GPT-5의 출시 시기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하지만 성능은 자신했다. 올트먼 CEO는 "언제 출시될지, 얼마나 좋을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다음 모델에서 큰 진전을 이룰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GPT가 어떤 한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있었는데, 자신 있게 말씀드리겠다. 아니다. 고급 추론 기능에 대해 매우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GPT-5의 추론 능력이 '특이점'을 넘어설 만큼 놀랍게 진화한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 이 회사가 휴머노이드 로봇 회사 피규어AI와 협업한 인간형 로봇 시연 영상은 큰 화제가 됐다. 로봇은 "먹을 것을 달라"는 요청에 정확하게 사과를 집어 건넸고, 왜 사과를 주기로 결정했는지 배경 설명까지 해주는 모습으로 충격을 줬다.

'AI가 사람 수준의 지능을 갖는 AGI 시대가 열리면 가장 기대되는 것이 무엇이냐'고 질문하자 올트먼 CEO는 "개인적으로 많은 좋은 일들이 있지만 가장 기대되는 것은 과학적 발견"이라면서 "AI 모델이 과학적 발견의 속도를 높이는 데 정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AI를 통한 과학적 발견이) 지속가능한 장기 경제성장의 유일한 지속가능한 동력"이라고 말했다.

AI 학습 속도가 워낙 빨라 언젠가 사람이 만드는 데이터가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올트먼 CEO는 "언젠가는 우리가 데이터 장벽에 도달할 수도 있다. 그걸 돌파할 수도 있고 못할 수도 있다"며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사람이 생성한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것은 분명하다. 더 적은 데이터로 더 많은 것을 학습할 수 있는 모델이 필요하다"고 했다. 다만 사람 말을 알아듣고 일을 대신해주는 'AI 에이전트' 등장에 대해선 아직 먼 미래의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AI 에이전트는) 결국에는 네트워크에서 점점 더 많은 작업을 수행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픈AI는 현재 전 세계에서 GPU(그래픽처리장치)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회사다. 챗GPT는 매주 1억명이 사용하고 있고, 연내 일반 사용자들에게 공개할 영상 생성 AI '소라'는 챗GPT보다 훨씬 많은 컴퓨팅 파워가 필요할 전망이다.

[실리콘밸리 이덕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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