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대선 마지막날 나발니 지지자들, 투표소 곳곳서 '정오 시위'

김성식 기자 2024. 3. 17.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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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 동안 치러지는 러시아 대선의 마지막 날인 17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5선 연임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지난달 옥중 사망한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지지자들이 정오에 맞춰 투표소 곳곳에서 푸틴 대통령의 독재와 야권 탄압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날 율리야 여사도 투표소가 설치된 독일 베를린 주재 러시아 대사관을 찾아 정오의 반대 시위에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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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득표율 떨어뜨리자"…모스크바와 재외공관서 '긴줄'
나발니 부인, 베를린 대사관행…재외국민 투표자들 '환호'
사흘간 치러지는 러시아 대선 마지막 날인 17일(현지시간) 정오 수도 모스크바의 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들이 긴 줄을 만들었다. 2024.3.17.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사흘 동안 치러지는 러시아 대선의 마지막 날인 17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5선 연임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지난달 옥중 사망한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지지자들이 정오에 맞춰 투표소 곳곳에서 푸틴 대통령의 독재와 야권 탄압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이날 정오를 기점으로 수도 모스크바의 투표소에는 유권자들이 모여들어 줄을 서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나발니를 지지하는 시민 모임인 '푸틴에 반대하는 정오'가 이날 낮 12시에 지역 투표소로 모일 것을 촉구한 데 따른 것이다.

투표용지를 받기 위해 투표소에 한꺼번에 줄을 서 당국의 선거 진행을 조금이나마 어렵게 하는 것이 이들의 목표였다. 투표용지를 훼손하거나 투표용지에 '알렉세이 나발니'라고 쓰기, 푸틴을 제외한 세 후보 중 한 명에게 투표하기 등 푸틴 대통령의 득표율을 떨어뜨리는 계획도 포함됐다.

생전 나발니는 이러한 계획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서 지지한 바 있어 이날 정오 시위는 '나발니의 정치적 유언'이란 평가를 받았다. 나발니의 아내인 율리야 나발니아 여사도 평화적인 반대 시위인 만큼 체포 위험이 없다며 동참을 호소했다.

이날 러시아의 투표소 일대엔 경찰이 삼엄한 경비를 서고 있는 데다 시위대가 별도의 구호를 외치지는 않은 탓에 이들을 일반 유권자와 구분하기는 어려웠다고 통신들은 전했다. 정확한 시위 인원 역시 집계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로이터는 모스크바와 예카테린부르크 곳곳의 투표소 줄이 이날 정오를 기점으로 적게는 수십명에서 많게는 수백명씩 늘어났다며 최소 수천 명이 시위에 참여한 것으로 추산했다. 이날 정오 모스크바의 투표소 두 곳을 지켜보던 AFP 기자들도 전날 같은 시간보다 더 많은 유권자의 발걸음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이날 율리야 여사도 투표소가 설치된 독일 베를린 주재 러시아 대사관을 찾아 정오의 반대 시위에 동참했다. 키라 야미쉬 나발니 대변인은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에 베를린 대사관 앞에서 시민들의 환호를 받는 율리야 여사의 영상을 게재했다.

16일(현지시간) 율리야 나발니아가 독일 베를린 주재 러시아 대사관을 찾아 재외국민 투표를 하러 온 지지자들로과 사진을 찍고 있다(X 'Kira_Yarmysh' 갈무리). 2024.3.16.

당초 계획했던 반대투표도 러시아 곳곳에서 진행됐다. 모스크바의 투표소를 찾은 엘레나(38)는 AFP와의 인터뷰에서 나발니를 추모하는 마음으로 한표를 행사했다며 "이번이 우리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고 말했다.

올가 미로넨코(33)는 AFP 푸틴에게 투표하지 않았다며 "빛과 진실의 편에 서 있는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날 시위대가 유튜브에 올린 영상에서 얼굴이 가려진 어느 젊은 여성은 푸틴과 맞붙은 세 후보 중 "가장 의심이 덜 가는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말했다.

나발니의 최측근이자 최근 리투아니아에서 망치 공격을 받은 레오니드 볼고프 반부패재단 의장은 이날 정오 모스크바와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예카테린부르크 등지 투표소에서 수십만명이 투표소를 찾았다고 주장했다.

이 외에도 호주, 일본, 아르메니아, 카자흐스탄, 조지아 등 해외 거주 러시아인들도 이날 정오 대사관과 영사관에 설치된 재외국민 투표소를 찾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몰도바 수도 키시나우에선 한 남성이 러시아 대사관 마당에 화염병을 던져 경찰에 붙잡혔다. 러시아 인권단체 OVD인포는 이날 대선으로 13개 도시에서 47명 이상이 구금됐다고 밝혔다.

러시아 극동 캄차카반도에서 지난 15일 오전 8시 시작한 이번 대선은 모두 11개 시간 대역에서 사흘간 진행된다. 가장 서쪽에 있는 유럽내 역외영토인 칼닌그라드를 마지막으로 이날 오후 9시(모스크바 기준·한국시간 18일 오전 3시) 투표를 마감한다. 투표 마감과 동시에 개표가 시작되며 여론조사 기관의 출구조사 결과도 발표된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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