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추위 맞을라…열흘 일찍 피는 과수 꽃, 저온 피해 비상
작년 사과 생산량 30% 감소 원인
농진청 “냉해 예방시설 점검을”
이상기후 영향으로 올봄 과일나무에 꽃이 피는 시기가 평년보다 최대 열흘 이상 빠를 것으로 예측됐다.
개화시기가 빨라지면 꽃샘추위로 인한 저온피해 가능성이 커져 생산량도 차질을 빚게 된다.
농촌진흥청이 17일 공개한 ‘생물계절 예측 모델’을 보면, 올해 사과꽃(후지 품종 기준)은 평년보다 최대 11일 일찍 필 것으로 예측됐다. 지역별 올해 예상되는 개화시기는 경남 거창 4월9~12일(평년 4월17일), 경북 군위·전북 장수 4월10~13일(19·21일), 충북 충주 4월12~16일(23일), 경북 청송 4월16~18일(26일) 등이다.
배꽃(신고 품종 기준)은 울산 4월2일, 전남 나주 4월6일, 충남 천안 4월11일 등으로 평년보다 최대 9일 빠르다. 복숭아꽃(유명 품종 기준)은 경북 청도 4월2~4일, 전북 전주 4월5~7일, 경기 이천 4월15~17일, 강원 춘천 4월19~21일 등으로 평년보다 최대 12일 이른 개화가 예측됐다. 이는 3월 기온 상승 등 이상기후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3월의 경우 전국 평균기온이 9.4도로, 1973년 이후 3월 평균기온으로 가장 높았다. 평년(1991~2020년) 3월 평균기온(6.1±0.5도)보다 3.3도 높았다.
과일 꽃이 핀 상태에서 꽃샘추위가 오면 냉해로 인한 피해가 커진다. 통상 개화기 사과나 배의 꽃눈은 영하 1.7도 이하, 복숭아는 영하 1.1도 이하일 때 얼어버린다. 저온으로 인한 냉해는 과일 수확량 감소로 직결된다.
지난해 사과 생산량은 전년 56만6000t에서 30% 감소한 39만4000t에 그쳤는데, 봄철 저온피해로 착과(열매가 달리는 것)가 부실했던 것이 생산량 감소 원인 중 하나였다.
농촌진흥청은 과수의 생육과 기상 정보를 제공하는 ‘과수생육품질관리시스템’을 활용해 이른 개화에 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냉해 예방 영양제를 제때 살포하고, 미세살수(물 뿌림) 장치와 방상(서리방지)팬 등 예방시설의 정상 작동 여부도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지난해 이상기후로 인해 과일 작황이 좋지 않았다”며 “최근 봄철 개화기 저온 피해가 자주 발생하고 있는데, 농가에서는 (농진청이 제공하는) 이상저온 정보에 귀 기울여 꽃눈 피해가 없도록 대비해달라”고 말했다.
안광호 기자 ahn787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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