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이종섭은 귀국, 황상무는 결단을”

조미덥 기자 2024. 3. 17.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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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이 대사 출국 후 민주당에 지지율 역전당하자 ‘악재’ 털기 나서
제2 ‘윤·한 갈등’ 비화 가능성…이 “공수처 수사 땐 내일이라도 귀국”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도피 출국’ 논란에 휩싸인 이종섭 주호주대사(전 국방부 장관)에 대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즉각 소환 통보를 해야 하고, 이 대사는 즉각 귀국해야 한다”고 밝혔다. ‘회칼 테러’ 발언으로 문제적 언론관을 드러낸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에 대해선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발언이고 본인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4·10 총선에 악재가 되고 있는 두 사안에 대해 당사자의 결자해지를 주문한 것이다.

한 위원장은 여의도 당사에서 퇴근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 대사 문제에 대해 “총선을 앞두고 정쟁을 해서 국민들께 피로감 드릴 문제가 아니다”라며 “즉각 귀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한 주호주대사와 대통령실 사회수석에 대해 여당 대표가 거취 결단을 촉구한 것이다. 연이은 대통령실발 악재에 당 지지율이 추락하자 강수를 둔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의 반응에 따라 제2의 ‘윤·한 갈등’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있다.

대통령실 홍보수석을 지낸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경기 성남분당을)도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수처의 수사 일정을 조사 대상자에게 맞출 순 없다.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또 “수년 전의 막말로도 많은 여당 후보가 사퇴했다”며 “대통령실 수석이 예외가 될 순 없다”고 말했다. “지체하지 마십시오”라고도 했다.

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인 안철수 의원은 “이 전 장관이 4월에 공관장 회의 때문에 들어온다는데, 더 빨리 들어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대사가 내달 22일 열리는 외교부 장관 주재 공관장 회의 때문에 귀국할 때 공수처 조사를 받을 수 있다는 여권 일각의 주장을 일축하고, 총선 악재를 해소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전날엔 서울 마포을의 함운경 후보 등 ‘국민의힘 체인저벨트’ 소속 후보 8명이 공동입장문을 내고 “이종섭 호주대사는 지체 없이 자진 귀국해 공수처 수사에 응해야 한다”면서 “출국금지 해제 및 대사 부임이 강행된 점에 적지 않은 국민들이 우려와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체인저벨트는 ‘탈운동권·반이재명’ 기치로 야권에서 옮겨 온후보들이 속해 있다.

이 대사가 출국한 지난 10일 전후 지지율 변화는 이번 이슈가 여당에 악재임을 보여준다. 승부처인 서울의 한국갤럽 정당 지지율은 3월 첫째주 조사(5~7일, 189명) 결과 국민의힘 45% 대 민주당 24%에서 둘째주 조사(12~14일, 183명)에선 국민의힘 30% 대 민주당 32%로 반전됐다. 갤럽 여론조사는 무선전화 면접 방식으로 표본오차가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보면 된다.

이 대사는 이날 KBS <뉴스9> 인터뷰에서 “공수처가 조사하겠다면 내일이라도 귀국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면서도 “(수사받는 것이) 대사직 수행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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