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오면 세금 6분의1로 깎아줍니다”…전기차 전쟁터 된 ‘이 나라’
인도에 5억불 이상 투자하고
3년내 인도서 생산시작이 조건
“머스크 등 로비활동에 따른 결과”
인도, EV 판매비중 2030년 30% 목표
BYD 회장 EV 시장 경쟁 격화 우려
1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인도 상공부는 자국에 최소 5억달러(약 6600억원)이상 투자하고 3년내 자국에서 EV 생산을 시작하는 업체들에 대해 관세 인하를 허용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결정은 테슬라가 수개월간 공들인 로비의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테슬라에 따르면 현재 생산하고 있는 가장 저렴한 차량인 ‘모델 3’의 가격은 미국 뉴욕에서 3만8990달러에서 시작한다. 인도는 그 동안 수입 전기차에 가격이 4만 달러 이상이면 100% 나머지는 70%의 관세를 부과해 왔다.
피유시 고얄 인도 상공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새 정책의 목표가 “EV 업체들의 건전한 경쟁을 촉진함으로써 인도의 EV 생태계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글로벌 기업들을 유치하고 있는 인도가 EV 제조의 허브가 될 것” 이라며 “이번 결정이 일자리를 창출하고 무역을 촉진할 것으로 확신한다” 라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결과가 “인도 국내 자동차 업체들의 반발에도 불구, 인도 정부에 로비해온 테슬라에게 있어 큰 승리”라며 “인도 시장에 대한 테슬라의 계획을 지지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S&P 글로벌 모빌리티 부문 구아라브 방갈 부이사는 “이번 정책을 통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자동차 시장이 EV 생태계에 개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난 수년 간 인도시장에 진출하려고 부단히 애써왔지만, 인도 당국이 현지 생산 등을 요구하며 타결에 이르지 못했다. 머스크 CEO는 지난해 6월 국빈으로 인도를 찾아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면담하는 등 최근 수차례 인도를 찾았다.
소식통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인도에서 EV에 붙는 수입관세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낮춰 줄 것을 요구해 왔다. 인도 정부로서는 타타자동차 등 자국 업체들의 반대에도 글로벌 업체들의 국내 생산 유치를 위해 결단을 내린 셈이다.
앞서 테슬라의 독일 공장확장 계획 축소 소식이 전해졌으나 인도에서 차량 판매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면서 테슬라 주가는 나흘 만에 반등했다. 1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날보다 소폭 오른 163.57달러에 마감했다. 이날 오전 장중 1.4%까지 반등하기도 했다. 반면 인도 완성차 업체 마힌드라와 타타 모터 주가는 하루새 2~4%넘게 떨어졌다. 테슬라 주가는 전날까지 사흘간 8.6% 하락했으며, 전날 종가는 지난해 5월 4일 이후 최저치였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전세계 전기차 판매량 1위 업체인 중국 BYD도 인도 EV 시장에 투자를 원하지만 육지 국경을 공유하는 국가에 대한 인도의 엄격한 투자 규정으로 중단된 상태다.
EV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에서는 최근 ‘출혈경쟁’에 대한 경고음도 나온다.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 BYD의 왕찬푸 회장은 16일(현지시간) 열린 ‘전기차 100인포럼’에서 “전기차 시장의 성장성이 여전하다”면서도 “(전기차 시장이) 가시밭길이 돼가고 있다는 점은 슬프다”고 밝혔다.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한 동시에 시장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최근 확산되고 있는 이러한 우려에 대해 단충더 중국 공업정보화부 부부장(차관)은 “전기차 산업 구조와 생태계를 지속적으로 최적화할 것”이라며 “맹목적 투자와 중복 건설을 최소화하고 후진 기업의 퇴출 매커니즘을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수한 기업의 품질 개선과 비용 절감 뿐 아니라 인수합병을 더 많이 지원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본격적인 시장 재편을 위해 정부가 판을 깔아주겠다는 얘기다.
지난해 전기차를 포함한 전 세계 친환경차 판매량은 1300만대를 넘어섰다. 전체 보급률은 약 18%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중국 내 친환경차 판매량은 788만대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에서의 친환경차 보급률은 35% 이상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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