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춧가루 부대가 된 제3지대 정당, 민주당에 더 맵다[제3지대의 역습]
공천했지만 당선 가능한 지역구 소수에 그칠 듯
민주당 접전 지역구 대부분 공천 몰려 3자구도 연출
野 표분열에 따른 與 어부지리 구도 가능성↑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이번 총선에서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가 더불어민주당의 발목을 잡는 ‘고춧가루 부대’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제3지대 정당들의 공천이 서울·수도권과 호남 등 기존 민주당 지역구에 몰린 이유가 크다.
지난 15일 기준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는 62명 후보자에 대한 지역구 공천을 실시했다.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가 동시 공천한 광주 북구을을 제외한 61개 지역에서 민주당·국민의힘 후보 간 3자 구도가 연출됐다. 이들 정당이 공천을 아직 완료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3자 구도 지역구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개혁신당은 이날(15일)까지 기준 47개 지역구에 공천을 진행했다. 이중 37곳이 민주당 의원 지역구이거나 지난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한 지역이다. 개혁신당은 광주와 전남 등 민주당 텃밭 지역에도 후보를 냈다.
새로운미래는 15명의 후보를 공천했고 이중 12명이 민주당 지역구에 공천됐다. 국민의힘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영남 지역 공천은 울산 남구갑의 이미영 후보가 유일하다. 국민의힘 현역 의원이 있는 지역구까지 합해도 비(非)민주당 지역구는 3곳에 불과하다.
호남 지역 공천도 아직은 지지부진하다. 이번 주까지 광주와 호남에 공천된 새로운미래 후보자 수는 4명에 정도다. 민주당에서 갈라져 나와 38석 의석을 차지했던 2016년 총선 때 국민의당과 비교하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 원장은 “민주당의 공천 내홍이 심각했다는 것을 고려했을 때 새로운미래와 개혁신당이 충분히 선전할 수 있었을텐데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면서 “아직까지 이들이 중도층에 자신들을 어필할 존재 이유와 비전을 내놓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선거 막판 중도층들이 이들 정당을 선택할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실제 이들의 텃밭이라고 해야 할 호남과 영남에서 이들의 존재감은 미미하다. 전북 지역 민주당 관계자는 “이낙연 대표마저도 다급한 상황일 것”이라면서 “호남 내 이들의 존재감이 걱정될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영남 지역의 한 야권 후보는 “상대 당 후보 중 한 명이 공천이 안되자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다”면서 “차라리 무소속으로 갈 지언정 개혁신당에는 가지 않겠다는 정서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면서도 “이대로라면 각 당별로 1~2명의 당선자를 낸다고 봐야하지 않을까”라고 예측했다.
민주당 고춧가루 부대 역할은 톡톡
지역 내 존재감이 기대보다는 미미하지만 이들 제3지대 정당이 3자 구도에서는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접전 지역에서는 이들 득표에 따른 표분산 효과로 민주당·국민의후보 간 당락이 엇갈릴 수 있다. 수성할 접전 지역구가 많은 민주당이 국민의힘보다 더 부담이다.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가 공천한 지역 62곳 중 접전 예상 지역은 영호남과 수도권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42곳으로 추정된다. 이중 민주당 지역구 수는 36곳(3월 15일 기준)이다.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했지만 지난 대통령선거나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패했거나, 민주당 의원이 탈당한 후 출마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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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지대 정당의 지지율이 낮은 곳이라고 해도 초접전 양상이 되면 캐스팅보트가 될 수 있다. 허은아 전 의원이 개혁신당 대표로 나온 서울 영등포구 갑이나 류호정 전 의원이 나온 경기 성남기 분당구 갑이 그 예다. 이들 후보의 지지율은 아직 3~4%에 머무르지만 접전 상황이 되면 국민의힘·민주당 의원들의 당락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에서 벌어질 3자 구도에서 의외의 상황이 나올 수 있다. 전북 지역에서 활동하는 한 기업인은 “이번 민주당 공천을 보면서 실망한 호남인들이 많다”면서 “민주당에 대한 정서가 결코 우호적이지 못하다”고 말했다.
그는 “차라리 ‘국민의힘 후보를 찍겠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이나 새로운미래·개혁신당 후보가 호남에서 의외로 선전할 수 있다는 의미다.
김유성 (kys40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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