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고급 설전 김행, 진중권에 "인격 살해 당해" 논란
15일, 과거 임신중지 발언 진중권과 고성, "고소하겠다" vs "하라"
김행, 보도자료에서 "진중권 가짜뉴스 일파만파 퍼져… 60 평생 무너져"
"CBS 발언 일부 생략, 책임 묻겠다"… CBS "고의 아니야"
[미디어오늘 윤수현 기자]
김행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진중권 광운대학교 교수가 자신의 인격을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또 김 전 위원은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가 자신의 과거 발언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일부 단락을 뺐다면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CBS 제작진은 현장에서 김 전 위원의 문제제기가 없었으며, 이후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진 교수와 김 전 위원은 15일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고성을 주고받는 등 갈등을 빚었다. 이에 김 전 위원은 16일 보도자료에서 자신을 “시사평론가 진중권 선생(교수)의 세 치 혀에 '인격 살해' 당한 김행”이라고 표현하면서 “진 선생으로부터 시작된 왜곡 발언은 가짜뉴스로 일파만파 퍼졌다. 인격은 산산조각났고, 60세 평생은 송두리째 무너졌다”고 했다.
김 전 위원은 “단언컨대 '강간 당한 여성이 아이를 낳아라'라고 얘기한 적이 없다”며 “한글을 모르고 한국말만 알아도 이해할 수 있는 명백한 가짜뉴스”라고 했다. 김 전 위원은 자신이 인권 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면서 “이런 내 인생은 진 선생의 세 치 혀에 송두리째 모멸당했다”고 했다.
문제의 발단은 김 전 위원이 2012년 위키트리 유튜브 방송에서 한 임신중지(낙태) 발언 논란이다. 이 논란은 김 전 위원이 지난해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자 불거졌다. 김 전 위원이 유튜브 방송에서 법적으로 임신중지가 금지된 필리핀 사례를 언급했으며 “너무 가난하거나 남자가 도망갔거나 강간을 당한 경우라도, 여자가 아이를 낳았을 적에 사회적·경제적 지원 이전에 우리 모두가 부드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톨러런스(관용)가 있으면 여자가 얼마든지 아이를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당시 진 교수는 라디오에서 “자기 신체에 대한, 여성의 권한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분”이라고 김 전 위원을 비판했다. 진 교수 뿐 아니라 다수 언론이 김 전 위원 논란을 보도한 바 있다.
김 전 위원은 15일 방송에서 당시 논란을 언급하면서 “한 번도 '낙태, 강간당해도 애를 낳아야 된다'고 이야기한 적 없다. 그런데 진 교수가 그거 가지고 엄청 공격을 했다”고 했다. 김 전 위원은 자신의 발언이 왜곡됐다고 했다. 김 전 위원은 “(발언의 원래 취지는) '강간을 당했어도 아이를 낳았다면 그 아이는 사회에서 관용적으로 받아줘야 된다'다. 그런데 진 교수는 '강간당해도 애를 낳아야 된다' 이렇게 얘기한 여자가 여가부 후보가 되는 게 맞냐(고 했다). 그래서 가짜뉴스들을 전부 리스트업 해놓고 있다”고 했다.
이에 진 교수는 “그 말이 그 말 아닌가”라며 자신의 발언에 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으며, 이후 두 사람은 진행자(박재홍 앵커) 만류에도 불구하고 설전을 이어갔다. 김 전 위원이 “총선 끝나고 고소할 리스트에 진 교수도 포함돼 있다”고 하자 진 교수가 “하라”고 맞받아치기도 했다. 이에 박재홍 앵커는 방송사고를 막기 위해 마이크를 끄고 방송을 종료했다.
미디어오늘은 SNS를 통해 진 교수에게 김 전 위원 보도자료에 대한 입장을 요청했으나 답을 듣지 못했다.
김 전 위원은 보도자료에서 CBS 제작진을 비판하기도 했다. 김 전 위원은 진행자인 박재홍 앵커가 15일 방송에서 과거 발언을 소개하면서 '여자가 아이를 낳을 때'라는 부분을 뺐다면서 “책임자인 PD에 해당 발언 동영상 원본을 전달했다. CBS는 '여자가 아이를 낳았을 때'라는 발언을 쏙 빼고 편집 보도한 경위를 밝혀야 한다. 그 책임도 물을 것”이라고 했다.
당시 진 교수와 김 전 위원의 설전이 이어지자 박재홍 앵커는 이를 진화하기 위해 과거 발언을 소개했다. 당시 제작진은 출연진들이 볼 수 있는 모니터를 통해 관련 발언을 전했는데, 여기에서 '여자가 아이를 낳을 때'라는 대목이 빠졌다. 박 앵커가 과거 발언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김 전 위원의 문제제기는 없었다.
CBS 제작진은 미디어오늘에 “격렬한 생방송 토론 진행 도중 정신없는 와중에 전달을 놓친 것”이라며 “의도적으로 해당 부분을 뺄 이유는 없다. 앵커가 말하는 과정에서도 김 전 위원은 듣고 있었고, 문제제기가 없었다”고 했다. 제작진은 김 전 위원의 문제제기 후 유튜브 댓글·홈페이지에서 관련 발언 전문을 실었으며, 이후 김 전 위원이 “감사드린다”는 답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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